SK하이닉스 FAB 내부

반도체 생산 설비에서는 여러 종류의 화학물질과 가스가 사용된다. 그만큼 반도체 FAB은 늘 안전을 최우선순위로 둬야 한다.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FAB에서 구성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장비에 대한 철저한 안전관리가 필수로 선행돼야 한다.

현장 안전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장비의 안전 관리. SK하이닉스에서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뉴스룸은 이천안전팀을 만나 SK하이닉스가 운영 중인 장비 안전 관리 체계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고, 나아가 안전한 반도체 생태계를 만들어가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조명해봤다.

제작 단계부터 가동 직전까지, 빈틈없는 장비 관리로 안전사고 원천 차단!

SK하이닉스는 FAB에서 장비의 결함으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반입 장비에 대한 안전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SK하이닉스 FAB 내로 반입되는 모든 장비는 제작 단계부터 셋업(Set-Up) 후 가동 직전까지 해당 프로세스에 기반한 철저한 안전 관리를 거친다.

SK하이닉스 반입 장비 안전 관리 프로세스

우선 신규 반입 장비는 일차적으로 외부 인증사를 통해 ‘3자 안전 인증’이 진행된다. 인증사는 SEMI1) 등 국내외 안전인증 규격을 기반으로 해당 장비에 대한 인증 및 평가, 다양한 시험 등을 수행한다.

이후 SK하이닉스는 자사가 제정한 안전사양서를 바탕으로 장비의 안전 사양(Spec.) 준수 여부를 검토한다. 안전사양서에는 반도체 설비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인터락(Interock)2), 비상정지 스위치, 자동 소화기 등 다양한 안전 관련 기능들이 포함된다. SK하이닉스는 매년 안전사양서를 정기 개정함으로써 안전 관련 최신 기준과 신규 불합리에 대한 개선책을 반영하고 있다.

이어 앞서 진행된 사양 검토 과정에서 확인한 내용이 실제 장비에 잘 반영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현장 검수를 진행한다. 현장 검수를 마치고 FAB에 반입된 장비는, 가동 직전 안전팀이 최종적으로 실시하는 점검 과정인 ‘SHE Qual’ 프로세스를 거친다. 이 단계에서 더 이상의 불합리가 발생하지 않을 경우 본격적으로 장비를 가동할 수 있다.

1) SEMI: Semiconductor Equipment and Materials International. 반도체 및 관련 산업의 주요 기업들로 이뤄진 국제 산업 협회.

2) 인터락(Interock): 설비의 작동을 특정 조건상에서 방지, 또는 중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장치 및 시스템.

장비사 대상 1:1 컨설팅 도입… 협력사 안전 역량 강화로 건강한 반도체 생태계 꿈꾼다

안전 사양을 100% 가까이 충족한 장비일지라도, 가동하기 직전까지 안심할 수는 없는 일. 실제로 SK하이닉스에서 장비 안전 관리 현황을 자체 진단한 결과, 지난해 기준 장비 사양 준수율은 전년 대비 0.9% 개선됐으나 여전히 불합리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올해부터 현상 검수 과정에 장비사 대상 1:1 안전 사양 컨설팅을 도입, 보다 면밀해진 소통 방식을 통해 불합리를 개선해 나가고 있다.

이천안전 이제환 TL▲이천안전 이제환 TL

“안전사양서의 항목들은 주로 표준 사양 위주의 포괄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고, 명확한 수치로 제시된 게 아니다 보니 해석의 차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장비사와의 이해도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올해부터 1:1 컨설팅을 도입하게 됐습니다. 장비의 현재 모습이 사양을 잘 준수하고 있는지, 준수하려면 어떻게 제작돼야 하는지, 개선의 필요성과 근거에 대해 언급하고 서로 개선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형식으로 불합리를 대폭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_이제환 TL

SK하이닉스는 컨설팅을 통해 장비 업체 구성원들의 안전 사양에 대한 이해도를 증진함으로써, 사업장을 넘어 협력사의 안전 관리 역량 또한 함께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천안전 이영주 TL▲이천안전 이영주 TL

“안전 관련 법규와 관리 기준 등은 시시때때로 변화합니다. 장비사 중 신생 업체의 경우 특히 이러한 변동사항을 숙지하고 대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1:1 컨설팅을 시작한 이후로, 협력사의 안전 사양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높아졌음을 체감합니다. 이번 컨설팅이 SK하이닉스를 넘어 안전한 반도체 생태계를 만드는 데 작게나마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_이영주 TL

“완벽한 장비 안전 사양 관리로 구성원들에게 안심할 수 있는 작업 환경 선물할 것”

이천안전팀은 ‘안전에는 타협이 없다’는 마음으로 안전 사각지대를 끊임없이 발굴해 개선하고, 안전 관리 수준을 더욱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최근에는 현장에 AR(증강현실)과 같은 스마트 기술을 접목해 안전 점검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시도도 이뤄지고 있다.

“점검자가 FAB 내 모든 장비에 대한 안전 사항을 숙지하고 점검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라인에서는 수많은 장비가 존재하기에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에 AR 기술을 활용해 누구든 장비 모델별 점검 사항을 확인하고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모바일 기기를 장비에 갖다 대면, 기기 화면에 해당 모델에 대한 점검 리스트와 함께 점검 필요 여부까지도 확인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_이제환 TL

이천안전 이제환 TL, 이영주 TL▲이천안전 이제환 TL, 이영주 TL

장비에 대한 안전 관리는 SK하이닉스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안전경영을 실현함에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일. 구성원의 안전을 보장해 모두가 ‘평범한 오늘’을 보낼 수 있도록 이천안전팀은 오늘도 현장 일선에서 타협 없는 안전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들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들어봤다.

“앞으로도 1:1 컨설팅과 같이 협력사의 안전 역량을 함께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이를 통해 모든 장비가 사양 준수율 100%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사양을 모두 준수한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위험에 대해서는 모두 제어할 수 있을 것이며, 이후 발견되는 위험요인 또한 놓치지 않고 모두 반영하여 안전까지 100% 보장되는 업무 환경을 구성원에게 선물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