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체와 알바생, 오늘은 집에서 VR게임을 하며 데이트를 하기로 합니다. VR헤드셋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들뜬 도체와는 달리 가오는 그를 어린 아이 취급하며 비웃는데요. 하지만 이내 상황은 반전됩니다. 두 형제에게 또 무슨 일이 일어나게 된 걸까요? 지금 바로 <반도체 ㅇㄱㄹㅇ> 열한 번째 에피소드를 통해 확인해보세요.
현실이야~꿈이야~ VR 앞에 무너져버린 가오의 위엄!
도체가 한껏 들뜬 표정으로 박스를 뜯습니다. 박스 속 아이템은 바로 VR헤드셋! 오늘 도체는 여자친구인 알바생과 함께 집에서 VR게임을 즐길 계획인데요. 하지만 가오는 VR헤드셋을 들고 아이처럼 좋아하는 도체를 한심하다는 듯 쳐다봅니다. 도체는 그런 가오를 아랑곳하지 않고 게임을 할 생각에 그저 설레기만 합니다.
전화벨이 울리자 알바생을 데리러 나가는 도체. ‘형이 있는데 가도 괜찮냐’는 그녀의 말에 도체는 상관 없을 거라며 집으로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드디어 집에 도착한 도체와 알바생은 가오를 보고 순간 할 말을 잃습니다. VR을 쳐다도 안 보던 가오가 VR헤드셋을 쓴 채 두 팔을 휘두르며 격렬하게 게임을 즐기고 있던 것! 가오는 가상현실 세계에 푹 빠져 두 사람이 온지도 모르고 게임에 심취해 있습니다.
이후 뒤늦게 두 사람의 존재를 확인한 가오는 애써 태연한 척 하지만 민망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형으로서, 스마트한 공대생으로서의 위엄이 무너지는 순간이네요. 하지만 아무리 민망해도 오늘도 역시 설명을 잊지 않는 ‘뼛속까지 공대생’ 가오. 가오는 VR헤드셋을 들고 두 사람에게 다가가 이야기합니다.
“도체야, VR기기에는 두 개의 렌즈나 디스플레이 장치가 있어서 각각 렌즈의 양안 시차를 고려해 각도가 다른 영상을 재생시키면 현실처럼 입체로 받아들이게 되지. 내 입체감 좀 테스트 해본 거야”
가오는 VR헤드셋을 도체에게 넘겨주기가 아쉬운지 쉽사리 손을 떼지 못합니다. 하지만 형으로서의 체면이 있기에 쿨한 척 뒤돌아 섭니다. 도체와 알바생은 그런 가오를 어이없다는 듯 쳐다봅니다. 가오까지 푹 빠져버린 VR의 세계!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처럼 생생한 가상현실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일까요?
눈앞에 펼쳐지는 새로운 세상! VR(가상현실)
‘가상현실’이라 불리는 VR(Virtual Reality)은 인공적인 기술로 만들어낸, 실제와 유사한 가상세계를 경험하게 해주는 인터페이스를 말합니다. 사용자는 가상현실에 단순히 몰입할 뿐만 아니라 실재하는 디바이스를 이용해 조작이나 명령을 가하는 등 가상의 세계와 상호작용이 가능합니다. 과거에는 주로 VR을 게임으로만 즐겼다면, 최근에는 4차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로 주목 받으며 미래 주력사업으로써 활발한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가상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걸까요? VR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ead Mounted Display, HMD)의 원리를 먼저 알아야 합니다. 도체가 VR 게임을 즐기기 위해 구입한 것도 역시 HMD였는데요. HMD란 머리에 쓰고 VR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디스플레이 기계로, 현재 대부분의 VR기기가 채택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가상현실 HMC 원리 (출처: LG Display)
사람의 양쪽 눈은 약간 다른 위치에 있어 ‘양안시차’가 발생합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 원근감이나 깊이감과 같은 입체감을 느끼는데요. HMD는 이러한 양안시차를 고려해 양쪽 눈에 다른 화면이 보이도록 고안됐습니다. HMD를 통해 왼쪽 눈과 오른쪽 눈에 각각 다른 시각적 정보를 보냄으로써 우리의 뇌는 가상현실을 실제 공간인 것처럼 착각하게 됩니다. 또한, 우리가 VR헤드셋을 끼고 고개를 돌리면 영상도 함께 움직이는 걸 확인할 수 있는데요. 이것은 VR의 기술 중 하나인 모션트래킹 센서 때문입니다. 모션트래킹은 사람의 움직임을 측정하여 시선에 맞는 영상을 재생하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VR은 게임뿐 아니라 군사, 의료, 교육, 오락,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됩니다. VR을 통해 군인들은 실제와 비슷한 전쟁 상황에서 가상으로 군사 훈련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의료계에서 VR은 특히나 활용도가 높은데요. 의사들은 가상의 상황에서 수술, 해부 등 의료실습을 할 수 있게 되었으며 환자들은 VR을 통해 재활치료, 심리치료 등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교육 역시 VR의 기대 효과가 큰 분야 중 하나입니다. 이제는 역사를 교과서가 아닌 VR이 구현하는 역사의 현장을 거닐며 오감으로 배울 수 있게 된 것이죠. 또한, 올해 2월 열리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측은 봅슬레이, 스키점프, 루지 등 동계스포츠를 VR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관을 마련해놓기도 했는데요. 덕분에 우리는 평소에 접하기 힘든 동계스포츠를 선수의 시점에서 실감나게 경험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한, VR을 이용한 스포츠 중계로 더욱더 생생한 경기 현장을 경험할 수 있게 되었고요. 이 외에도 VR로 즐기는 뉴스, 콘서트, 미술 전시회 등 VR을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그 가치는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편, 브라이언 크러재니치 인텔 CEO는 올해 열린 'CES 2018'에서 "데이터가 인류의 삶의 방식을 재정의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VR을 비롯해 스마트시티, 자율주행 기술 등이 모두 데이터에서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죠. 4차산업혁명이 도래한 지금, 앞으로 어마어마한 데이터 양이 소비될 텐데요. 그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반도체를 필요로 할 것입니다. 따라서 VR시장의 성장은 곧 반도체 시장의 확대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어느새 우리 곁으로 바짝 다가온 VR시대, 반도체의 빛나는 활약을 기대해보아도 좋겠죠?
<반도체 ㅇㄱㅇㄹㅇ> 11편에서는 우리에게 새로운 세계를 경험시켜주는 VR을 살펴보았습니다. 늘 동생 도체를 비웃으며 지식을 뽐내던 가오, 이번에 제대로 체면을 구기게 되었는데요. 그만큼 VR이 우리에게 놀라운 세상을 제공한다는 것이겠죠? 일상 속에 숨어있는 반도체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다음 달에 공개될 <반도체 ㅇㄱㄹㅇ> 12편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