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를 넘어 더 먼 미래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국경을 넘나드는 열린 연구’가 필요합니다. 그렇게해야 비로소 한계를 뛰어넘는 지속가능한 기술이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조직 RTC(Revolutionary Technology Center)의 지향점은 ‘미래’와 ‘글로벌’이다. 메모리 반도체의 기술 변곡점을 넘어 미래 기술 연구를 선도하기 위해 RTC는 다양한 글로벌 연구 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협업하고 있다. 뉴스룸은 그 중 대표적인 연구 기관인 벨기에 IMEC*과 미국반도체연구협회(이하 SRC)*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RTC 구성원들을 만났다. 이재길 TL, 손유림 TL, 구원태 TL이 이야기하는 글로벌 R&D 문화와 RTC의 미래 연구 비전을 들어본다.

* IMEC(Inter-university Micro-Electronics Center): 1984년 설립, 벨기에에 위치한 반도체 비영리 국제연구기관. 산·학·연 공동 기술 개발 컨소시엄 형태로 운영되며, 유럽연합의 주요 대학과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들이 가입되어 있다.

* 미국반도체연구협회(SRC, Semiconductor Research Corporation): 1982년 IBM의 Erich Bloch에 의해 설립된 세계적 수준의 기술 연구 협력 기관. SIA(미국반도체산업협회)의 파트너사로서 세계 유수의 반도체 기업들이 회원사로 가입하여 반도체 분야의 원천 기술 개발 및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래 반도체 연구를 위해 함께 더 멀리” RTC의 글로벌 연구 협업에 대해 말하다_01_인물_사진▲ 왼쪽부터 RTC 미래메모리연구 구원태 TL, 손유림 TL, 이재길 TL

2년간의 IMEC 파견 연구, “교류와 협력 경험이 만드는 시너지 실감”

RTC 미래메모리연구 이재길 TL
▲ RTC 미래메모리연구 이재길 TL

이재길 TL은 최근 IMEC 파견 업무를 마치고 이천 캠퍼스로 복귀했다. 유럽 3대 반도체 연구소 중 하나인 IMEC은 기업이 수행하기 어려운 선행 기술 연구를 주로 진행한다. 특히, 선행 기술의 잠재력을 조기에 판단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Test Bed) 역할을 수행하며, 유수의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과 활발하게 연구 협력 및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2007년부터 IMEC 컨소시엄에 가입, 적극적으로 파트너십을 강화해 왔다.

이 TL은 “IMEC 파견이 결정되었을 때 현지에서 직접 IMEC이 연구하는 선행 기술을 경험하고,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점이 가장 기대됐다”고 말했다.

그는 2년간 IMEC에서 신소자 발굴 및 가치평가 등에서 연구 성과를 달성했다. 또, 여러 미래 기술 연구 프로젝트도 적극 발의하여 다양한 공동 연구 활동에 참여했다.

이 TL은 회사와 IMEC 간 연구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현지 매니저(On-site manager) 역할을 맡으며 IMEC 소속 연구원뿐만 아니라 다른 회원사의 매니저, 엔지니어들과도 적극 교류했다. 그는 “IMEC이 연구소를 넘어 반도체 생태계를 아우르는 기술 및 의견을 교류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소속이나 국적을 넘어 다양한 업계 연구원들과의 교류를 통해 사고를 확장할 수 있었고, 오픈 리서치가 가지는 강점과 시너지에 대해서도 실감하는 기회를 얻었다”고 말했다.

IMEC의 Technical Account Director, Alessio Spessot와 이재길 TL
▲ IMEC의 Technical Account Director, Alessio Spessot와 이재길 TL

IMEC에서 파견 연구원들의 현장 업무 관리 및 지원을 맡고 있는 알레시오 스페소트(Alessio Spessot) 디렉터는 “반도체 연구는 생태계가 함께 움직이며,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야 완성될 수 있다”며 “IMEC은 연구 협업을 통해 파트너사의 R&D 방향 결정에 도움을 주고, 나아가 업계에 필요한 연구 과제에 대한 좋은 개요를 얻고 로드맵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SK하이닉스 파견 연구원뿐만 아니라 한국 본사 임직원들과도 연구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프로젝트 연구 성과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반도체연구협회(SRC)와 함께 글로벌 연구 진행

SRC는 미국 정부와 관련 단체, 글로벌 반도체 기업 30여 곳이 회원사로 참여해 반도체 원천기술 분야의 산학 연구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컨소시엄이다. 현재 25개국 250여 개 대학에서 2,400여 명의 연구교수와 1만 4,000여 명의 학생이 SRC에 참여 중이다. SK하이닉스 역시 회원사로 가입해 다양한 산학 연구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 기술 및 연구 협력 역량을 높이고 있으며, 나아가 반도체 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왼쪽부터 RTC 미래메모리연구 이재길 TL, 구원태 TL, 손유림 TL
▲ 왼쪽부터 RTC 미래메모리연구 이재길 TL, 구원태 TL, 손유림 TL

SRC는 RTC의 개방형 연구 플랫폼(Open Research Platform)을 구현하는 주요 파트너 중 하나로 컨소시엄에서는 상시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구원태 TL과 손유림 TL은 이와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다.

구 TL은 SRC 프로그램에 참여한 해외 연구 그룹의 미래 기술 연구를 모니터링하며 신규 선행 기술을 탐색한다. 이를 통해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개발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는 기술 풀을 확보하고, 회사에 적용 가능성이 높은 기술은 면밀히 분석하고 검증하여 연구를 수행하기도 한다. 손 TL은 컨소시엄을 통해 진행하는 연구 프로젝트가 회사에 활용성이 높은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이를 사내 유관 조직에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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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로 RTC 미래메모리연구 구원태 TL, 손유림 TL

구 TL은 SRC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해외 연구 그룹과 기술 관련 피드백을 주고받다가, 기여도를 인정받아 논문 공저자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SRC에서 진행하는 다양한 산학 연구 중 회사에 도움이 될 만한  소자 기술 연구 프로젝트를 발견하여  담당 교수 및 연구진과의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유익한 방향으로 내용을 발전시켰다”며 “프로젝트 진행 결과는 회사 내부 분석 연구에 활용했고, 연구 기여도까지 인정받아 국제 저널에 공저자로 등재됐다”고 밝혔다.

이처럼 SRC에서는 다양한 글로벌 회원사들이 과제 선정에 참여하고 연구 과정 및 결과를 빠르게 공유하며, 회원사들과 연구진 사이에 소통 또한 활발하다.

11월 9일 이천캠퍼스에서 진행한 SRC 기술 연구 워크숍 현장11월 9일 이천캠퍼스에서 진행한 SRC 기술 연구 워크숍 현장11월 9일 이천캠퍼스에서 진행한 SRC 기술 연구 워크숍 현장11월 9일 이천캠퍼스에서 진행한 SRC 기술 연구 워크숍 현장
▲ 11월 9일 이천캠퍼스에서 진행한 SRC 기술 연구 워크숍 현장

RTC는 산학 연구 프로젝트 외에도 SRC와 다양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9일에는 RTC 주관으로 SRC 교수진을 초청하여▲미래 소자와 미래 기술 ▲공정과 재료 ▲패키지와 시스템 설계 등의 주제로 연구 및 기술 인사이트를 공유하는 기술 연구 워크숍을 진행했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으로도 세션을 중계해 미래 기술 연구에 대한 구성원 역량 향상에도 도움을 줬다.

행사 기획 및 운영에 참여한 손 TL미래 기술 연구 트렌드를 파악하고 새로운 학습의 기회를 찾는 분들에게 SRC는 최적의 플랫폼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RTC의 연구 문화는 이미 ‘글로벌’ 레벨

“미래 반도체 연구를 위해 함께 더 멀리” RTC의 글로벌 연구 협업에 대해 말하다_11_인물_사진
▲ 왼쪽부터 RTC 미래메모리연구 구원태 TL, 손유림 TL, 이재길 TL

반도체 기술이 고도화되며 차세대 반도체 제품을 위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외부 환경과 ICT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며 동시에 미래 기술 연구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회사 내부 역량에만 기대지 않고, 개방형 연구 파트너십을 확대해야 한다고  RTC는 강조한다.

손유림 TL은 “다양한 전문가들이 포진한 글로벌 연구기관과의 협업은 결과적으로 연구 기간과 비용을 줄이고 미래 기술의 실현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이라고 밝혔다.

연구기관을 포함한 학계와 산업계가 기술을 바라보는 시각이 각각 다른 만큼 협업은 서로를 보완하는 장치로도 작용한다. 구원태 TL은 “학계나 연구기관은 기술 자체에 초점을 두고 원리 및 실현 가능성을 연구하지만, 현업의 연구원들은 기술의 제품 적용 가능성 및 시장성까지 다방면으로 고려한다”며 “이러한 협업을 통한 소통이 서로의 분야를 이해하며 반도체 생태계가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RTC는 학계와 산업계의 시각을 골고루 수용해 신규 기술에 대한 균형잡힌 시선을 유지하면서, 열린 마음으로 가능성을 분석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재길 TL은 미래 기술을 매개로 국경을 넘나드는 열린 연구를 지향하는 만큼, RTC의 연구 문화는 이미 글로벌 레벨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RTC 연구 문화는 IMEC과 견주어도 차이가 없을 만큼 개방적이고 수평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지향점을 ‘글로벌’로 둔 만큼, 기술 관련 의견 개진이 자유롭고 작은 아이디어라도 연구할 기회가 충분히 주어지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개방형 연구 환경이 성숙되어 갈수록 불분명한 미래 환경을 예측하고 그에 따른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RTC의 미션이 현실화되는 시점은 더욱 가까워질 것입니다.”

RTC에서는 현재 연구되고 있는 미래 기술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다양한 글로벌 연구 조직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Research Website (https://research.skhynix.com)를 운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