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센서는 빛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 이미지로 구현하는 역할을 하는 반도체다. 오늘날 카메라의 비중이 높은 스마트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기술이자,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등 미래 기술을 구현하는 데 있어서도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전후방산업과의 연관 관계가 깊고 이를 활용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어, 반도체 산업의 핵심 카테고리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이미지센서의 최대 수요처는 스마트폰으로 전체 이미지센서 수요의 약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자율주행자동차를 비롯한 미래 산업에서도 이미지 센서의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그 중요성이 강조되고 이에 따라 글로벌 주요 첨단 기술기업들의 관심이 쏠리면서, 앞으로는 현재 이미지센서 선도 그룹들의 시장 장악력이 크게 감소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소니(Sony)와 같은 기존 선도 업체들은 차세대 이미지센서 연구개발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차세대 이미지 센서 시장을 주도할 새로운 폼팩터 ‘3D 이미지 센서’

최근 차세대 이미지센서 시장을 주도할 새로운 폼팩터(Form Factor)로는 ‘3D 이미지센서’가 크게 각광받고 있다. 기존 이미지센서는 2D 이미지만 구현할 수 있는 데 반해, 3D 이미지센서는 사물까지의 거리(심도)를 측정함으로써 더 정밀하게 물체나 동작을 인식해 이를 3D 이미지로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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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Yole Developpement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1), 3D 이미지센서 시장은 2019년 약 50억 달러에서 2025년 150억 달러로 연평균 성장률(CAGR)이 약 20%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중 스마트폰 부문은 같은 기간 약 26.2%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5년에는 절반이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동차 부문 역시 약 27%로 가장 높은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며, 두 번째로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1) ‘CMOS Camera Module Industry for Consumer & Automotive 2020’ by Yole Developpement(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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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서는 자동초점(Autofocus)2), 근접 감지(Proximity Sensing)3) 등의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이미 2010년 초반부터 3D 이미지센서가 활용돼왔다. 또한 2017년 애플(Apple)이 아이폰(iPhone) 시리즈 10주년을 맞아 출시한 아이폰 X에서 3D 얼굴 인식 기능인 ‘Face ID’를 대대적으로 홍보한 이후에는 스마트폰의 혁신을 이끌 새로운 폼팩터 중 하나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에 지금은 애플뿐만 아니라 삼성전자, LG전자, 화웨이(Huawei), 오포(OPPO), 비보(Vivo)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들도 자사 스마트폰에 경쟁사보다 더 우수한 3D 이미지센서를 탑재하기 위해 치열한 기술 경쟁을 펼치고 있다. 

2) 자동초점(Autofocus): 피사체에 초점이 자동으로 맞춰지도록 하는 카메라의 기능.
3) 근접 감지(Proximity Sensing): 빛을 쏘아 반사되는 광파를 감지해 물체나 사람의 존재를 인식하는 센서의 기능. 스마트폰에서는 통화할 때 화면에 닿은 사람의 얼굴을 인식해 화면을 꺼 불필요한 터치를 방지하는 등의 용도로 사용되고, 자율주행, 로봇 기술 등에서는 자동차 또는 로봇과 물체의 거리를 측정해 물체의 위치나 접근 여부를 알려주는 데 주로 사용됨. 

3D 이미지센서의 동작 원리는?

3D 이미지센서가 3D 이미지를 얻는 방식은 크게 양안 시각(Stereo Vision)4) 방식, 구조 광(Structured Light)5) 방식, 비행시간(Time of Flight, 이하 ToF) 방식으로 분류된다. 이중 ToF 방식은 거리 측정 방식에 따라 위상 차이를 이용하는 ‘간접 ToF(Indirect ToF, 이하 I-ToF)’와 시간 차이를 직접 측정하는 방식인 ‘직접 ToF(Direct ToF, 이하 D-ToF)’로 구분된다. 

4) 양안 시각(Stereo Vision): 사람이 두 눈으로 원근감을 인지하는 것과 유사하게 두 개의 이미지 센서를 사용해 사물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이를 활용해 3D 이미지를 구현하는 방식. 소형화가 어렵다는 근본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음.
5) 구조 광(Structured Light): 특정한 패턴의 빛을 물체에 조사한 뒤 입체적인 물체로부터 반사돼 이미지 센서로 돌아온 빛의 패턴이 왜곡된 정도를 소프트웨어를 통해 분석해 3D 이미지를 획득하는 방식. 실외와 같이 외부의 빛이 강한 조건에서는 정확한 동작이 어렵고, 소프트웨어의 부담이 비교적 높다는 단점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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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oF 방식은 특정 주파수로 변조된 레이저를 이용해 물체로부터 반사돼 되돌아온 신호와의 위상 차이를 측정함으로써 물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기존 포토다이오드(Photodiode, PD) 소자를 이용해 비교적 수월하게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광검출 소자의 낮은 효율로 인해 수 미터 이상 떨어진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다. 

D-ToF 방식은 펄스 레이저를 사물에 조사해 반사된 펄스 신호들이 이미지센서에 도착하는 시간을 측정함으로써 물체까지의 거리를 탐지하는 방식이다. 수십 혹은 수백 미터 이상 떨어진 물체와의 거리도 측정할 수 있다는 매우 큰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이를 위해서는 초고효율 특성을 제공하는 소자인 단광자눈사태다이오드(Single-Photon Avalanche Diode, SPAD)가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차세대 3D 이미지 센서 핵심 기술은 ‘D-ToF’

초창기 애플 아이폰 X의 전면부 카메라에 사용된 3D 이미지센서에는 구조 광 방식이 활용됐으나, 이후 I-ToF 방식의 초소형 이미지센서가 개발돼 다양한 스마트폰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이미지센서 시장의 강자 소니가 2015년 소프트키네틱 시스템즈(Softkinetic Systems S.A.) 인수를 통해 관련 기술력을 조기 확보한 뒤, I-ToF 방식 3D 이미지센서(이하 I-ToF 센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확보한 점은 분명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D-ToF 방식 3D 이미지센서(이하 D-ToF 센서)의 중요성이 더 커질 전망이다.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3D 이미지센서의 수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면부보다는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후면부에 더 많은 3D 이미지센서가 탑재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 후면부에 탑재되는 3D 이미지센서의 경우 5~10미터 이상의 비교적 긴 거리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해, 이를 위해 최근 SPAD 기반의 D-ToF 기술이 경쟁적으로 연구개발되고 있다. 

실제로 Markets and Markets는 2020년 ToF 센서 시장에 대해 발표한 조사자료6)에서 I-ToF 센서가 2025년까지 약 11%의 연평균 성장률을 기록하는 동안 D-ToF 센서는 그 3배가 넘는 약 37.3%의 연평균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6) ‘Time-of-Flight (ToF) Sensor Market – Global Forecast to 2025’ by Markets and Markets(2020)

지난해 애플은 스마트폰 업체 중 가장 먼저 아이패드 프로와 아이폰 12 프로 후면부에 D-ToF 센서를 탑재했다. 애플은 이를 개발하기 위해 소니의 SPAD 소자·공정 기술을 사용했고, 기존 I-ToF 센서와의 차별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를 D-ToF가 아닌 ‘LiDAR(Light Detection and Ranging) Scanner’라고 명명했다. 

애플의 LiDAR Scanner는 5미터의 측정 거리를 제공하며 I-ToF 센서보다 우수한 성능을 자랑한다. 애플은 이 같은 강점을 활용, 아이폰 12 출시 당시 3D 이미지를 활용한 다양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기반 앱과 기능을 전면에 내세웠다. 

지난해 Yole Developpement는 애플이 LiDAR Scanner 기반 스마트폰을 출시함에 따라 2021년 3D 이미지센서 시장은 크게 확장될 것으로 예측했다. 이와 함께 Yole Developpement는 2024년부터는 자율주행자동차용 LiDAR 센서가 3D 이미지센서 시장 성장의 주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7)

7) ‘CMOS Camera Module Industry for Consumer & Automotive 2020’ by Yole Developpement(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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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자율주행자동차용 LiDAR 센서는 우수한 분해능(Resolution)8) 특성과 함께 정밀한 3D 이미지를 제공해 자율주행 기술의 핵심 요소로 각광받고 있다. 다만, 현재까지 개발된 차량용 LiDAR 센서는 대부분 모터를 사용한 기계식 스캔(Mechanical Scanning) 방식으로 크기가 매우 크고 가격이 비싸 양산 및 상용화에는 부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중장거리 측정이 가능하고 △센서 크기를 소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격적인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는 D-ToF 기반 LiDAR 센서 개발에 대한 시장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8) 분해능(Resolution): 서로 떨어져 있는 두 물체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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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로봇, 드론 등 차세대 자율형 이동체 응용 분야에서도 D-ToF 센서의 역할이 확대될 것이라는 사실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아마존(Amazon)이 추진 중인 창고용 물류 로봇 상용화, 드론 배달 서비스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D-ToF 센서는 공장 자동화(Automation) 분야에서도 필수 기술로써 평가되고 있다.

‘D-ToF 센서의 필수 요소’ SPAD 기술의 현주소는?

단광자눈사태다이오드(Single-Photon Avalanche Diode, SPAD)는 소자의 매우 높은 이득(Gain) 특성으로 단광자(Single Photon)9)를 검출할 정도로 효율이 극도로 높은 차세대 반도체 광 소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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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AD에서는 소자의 항복 전압(Breakdown Voltage)10)보다 높은 전압을 걸어주었을 때 매우 큰 전기장(Electric Field)에 따라 자유전자(Carrier)가 가속돼 원자와 강한 충돌을 일으키고, 이에 따라 원자에 구속돼 있는 전자가 방출돼 자유전자의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충격 이온화(Impact Ionization)’ 현상이 일어난다. 이것을 눈사태 증폭(Avalanche Multiplication)이라 하며, 이 효과로 인해 외부에서 이미지 센서로 조사된 광자(Photon)로 인해 생성되는 자유전자의 수가 매우 크게 증가한다. 즉, 주변 환경이 매우 어둡거나 아주 멀리서 빛이 조사돼, 이미지 센서에 아주 미세한 수준의 광자만 들어왔다고 하더라도 이 광자를 증폭해 아주 많은 광자가 들어온 것처럼 인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또한, SPAD 소자는 광자가 소자로 들어왔을 때 출력으로 디지털 펄스(Digital Pulse)를 내보내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한 비행시간 측정이 용이하다. 이뿐만 아니라, 아주 미세한 시간차를 잡아낼 수 있는 특성도 갖고 있어 ㎜~㎝ 범위에서도 ‘심도 분해능(Depth Resolution)’11)을 얻을 수가 있다.

9) 단광자(Single Photon): 고전적 전자파에 대비되는 양자화된 전자파인 빛의 단일 입자를 의미함. 
10) 항복 전압(Breakdown Voltage): PN 접합에 가하는 역방향 전압의 크기가 어느 한계를 넘으면 전자 사태(Avalanche)를 일으켜 큰 전류가 흐르게 되는데, 이때의 전압을 항복 전압이라고 함. 
11) 심도 분해능(Depth Resolution): 아주 밀접한 차이로 서로 떨어져 있는 두 물체를 구별할 수 있는 능력.

SPAD 기반 D-ToF 센서의 경우 스위스의 로잔연방공과대학교(EPFL), 영국의 에든버러대학교(University of Edinburgh) 등에서 선도적으로 연구개발을 하며 성공적으로 그 성능을 검증해왔다. 또한 이러한 기술을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STMicroelectronics)에서 발 빠르게 채택해 근접 센서(Proximity Sensor)를 출시하고, 다양한 스마트폰에 그 제품을 탑재해왔다.

이미지센서에서 성능 향상을 위해 후면조사(Backside Illumination, BSI) 방식으로 연구개발이 진행돼 왔듯이, SPAD 기반 D-ToF 센서 분야에서도 선도 그룹들을 위주로 3D-stacked BSI SPAD array 연구가 진행돼 왔다.12) 또한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 애플과 소니가 협업해 더 우수한 성능의 3D-stacked BSI SPAD 기반 D-ToF 센서를 성공적으로 개발하고, 애플의 스마트폰 후면 카메라에 탑재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현재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의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연구진이 D-ToF 센서의 필수 요소인 SPAD 기술을 선도적으로 연구해오며 관련 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으며, 차세대 3D-stacked BSI D-ToF 센서에 대한 연구개발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소니는 관련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던 소프트키네틱 시스템즈를 인수했기에 I-ToF 센서 시장을 조기에 장악할 수 있었다. 이와 마찬가지로 SK하이닉스와 같이 우수한 기술력과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국내 이미지센서 및 반도체 기업들이 핵심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국내 연구진들과 적극적으로 공동 연구개발을 진행한다면, 추후 D-ToF 센서 및 LiDAR 센서 시장을 선도하며 전세계적으로 매우 큰 시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2) 관련 레퍼런스
https://doi.org/10.1109/IEDM.2016.7838372
https://doi.org/10.1109/IEDM.2017.8268405
https://doi.org/10.1109/ISSCC.2018.8310201
https://doi.org/10.1109/ISSCC.2019.8662355
https://doi.org/10.1109/JSSC.2019.2938412
https://doi.org/10.1109/IEDM13553.2020.9371944
https://doi.org/10.1109/ISSCC42613.2021.9365961
https://doi.org/10.1109/ISSCC42613.2021.9366010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KIST 차세대반도체연구소

장준연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