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은 이제 몸의 일부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우리 생활에 밀접한 전자제품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편리한 기능을 활용해 일상의 영역을 확장해주기 때문이죠. 스마트폰이 이런 다양한 일을 한꺼번에 처리 할 수 있는 건 바로 모바일 중앙처리장치 AP(Application Processor)가 들어가 있기 때문인데요. 이 용어가 생소한 분들 많으실 겁니다. 모바일 기기의 두뇌 역할을 담당하는 모바일 AP(Application Processor)의 정확한 개념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모바일 AP는 CPU와 어떻게 다를까
모바일 중앙처리장치 AP(Application Processor)(이하 ‘모바일 AP’)는 모바일 분야의 핵심인 반도체 칩을 말합니다. 흔히 모바일 AP는 스마트폰의 두뇌라 불리는데요. 컴퓨터에 익숙한 세대 중 일부는 모바일 AP를 중앙처리장치 CPU(Central Processing Unit)(이하 ‘CPU’)와 동일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모바일 AP가 CPU라 불리지 않죠. 모바일 AP는 컴퓨터 CPU와 달리, 주 연산을 위한 CPU를 포함한 다양한 기능이 하나의 칩으로 통합된 형태이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AP에는 CPU, 메모리, 그래픽카드, 저장장치 등 한 개의 칩에 완전 구동이 가능한 제품과 시스템이 들어 있죠. 시스템온칩 SoC(System on Chip)(이하 ‘SoC’)’이라 불리는 이유입니다.
▲ 모바일 프로세서 엔디비아 테그라 K1 (출처: 엔디비아 홈페이지)
다양한 제조사에서 설계한 AP는 각각의 브랜드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퀄컴(Qualcomm)의 MSM 시리즈 '퀄컴 스냅드래곤(Qualcomm Snapdragon)', 엔비디아(NVIDIA)의 '테그라(Tegra)' 시리즈, 애플의 'A'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 모바일 플랫폼 퀄컴 스탭드레곤 (출처: 퀄컴 공식 홈페이지)
이 중에서 최근 출시된 모바일 AP 중 '퀄컴 스냅드래곤 835'를 살펴보면, 휴대성이 높은 모바일 디바이스에 탑재된 만큼 크기가 무려 72.3㎟입니다. 엄지손톱보다 작죠. 하지만 보기와 다르게 10nm 공정으로 완성된 작은 크기의 모바일 AP 칩셋에는 다양한 기능이 담겨 있습니다.
모바일 AP는 이렇게 구성되어 있다
▲ 중앙처리장치 CPU(Central Processing Unit) (출처: 퀄컴 공식 홈페이지)
모바일 AP는 제조사마다 설계 부분이 조금씩 다릅니다. 하지만 기기 구동에 꼭 필요한 제품과 시스템이 등이 포함된 건 동일하죠. 모바일 AP를 구성하는 것과 그 기능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 데이터 처리를 실행하는 중앙처리장치 CPU
AP의 중앙처리장치 CPU는 컴퓨터의 CPU와 동일한 역할로 명령을 해독하고 산술논리연산이나 데이터 처리를 실행합니다. 차이점이 있다면 설계하는 명령어 세트와 명령어 집합인 ISA(Instruction Set Architecture)입니다. 컴퓨터의 CPU는 x86, 모바일 AP의 CPU는 ARM 계열인데요. 탑재되는 기기가 아니라 각각의 방식 자체에 차이가 있어 달리 불립니다. 각각의 계열에 따른 방식을 살펴보면, x86은 CISC(Complex Instruction Set Computer), ARM은 RISC(Reduced Instruction Set Computer)로 나뉩니다.
CISC는 복잡한 명령어를 통해 연산을 하는 방식으로,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의 직접도가 과다하게 높아 소비전력과 발열 또한 높습니다. 이와 다르게 RISC는 명령어를 최소로 줄여 단순하게 만든 방식으로, 트랜지스터의 직접도가 낮아 소비전력과 발열 또한 낮습니다.
둘. 그래픽 작업을 책임지는 GPU
그래픽 작업을 처리하는 장치로 CPU와 함께 가장 복잡한 반도체 중 하나로 꼽힙니다. CPU 설계보다는 간단하지만 벡터 부동소수점 연산 등 3D 그래픽에 필요한 기능은 오히려 CPU를 능가하죠. 스마트폰에서 처리하는 2D, 3D 그래픽 작업을 모두 이 칩셋에서 처리하므로, 모바일 AP 성능에 중요한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셋. 인터넷을 연결해주는 모뎀
3G나 LTE, 그리고 Wi-Fi(802.11a/b/g/n/ac) 인터넷 연결을 가능하게 해주는 모뎀 Modem 칩도 AP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공개됐던 다수의 AP 중 퀄컴 스냅드래곤이 모뎀칩을 AP에 통합했고, 이로 인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의 AP 제조사가 되었습니다. 최근 출시되는 다양한 AP는 기본적으로 모뎀을 내장하고 있습니다.
넷. 화려한 영상을 볼 수 있는 VPU
공중파를 통해 4K UHD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세상이죠. 초고화질 콘텐츠를 재생하기 위해서는 영상처리장치 VPU(Video Processing Unit)(이하 ‘VPU’)라 불리는 동영상 재생에 특화된 프로세서의 성능이 중요합니다. VPU의 성능이 뒷받침될 때 스마트폰에서 4K UHD 영상을 끊김 없이 재생할 수 있는데요. 최근 다수의 AP 업체들은 VPU를 GPU에 통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습니다.
다섯. 디지털 신호 처리 프로세서 DSP
디지털 신호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직접회로를 말합니다. 주로 오디오, 영상 신호 처리를 위해 사용하는데요. 그래픽(영상)처리나 음악(오디오) 재생과 같이 단순한 반복 계산에 특화되어 있죠. 모바일 AP의 디지털 신호 처리 프로세서 DSP(Digital Signal Processor)는 보통 영상 신호 처리에 높은 비중을 두고 있어요. 최근 스마트폰에는 모바일 AP 칩 외에 별도의 디지털 아날로그 변환기 DAC(Digital-to-Analog Converter)칩을 추가해 오디오 성능을 업그레이드 하고 있습니다.
여섯. 스마트폰 사진을 찰칵! ISP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AP에 이미지 처리 프로세서 ISP(Image Signal Processor)(이하 ‘ISP’)가 기본 내장되는 건 그리 특별한 일은 아닙니다. 보통 ISP는 디지털 카메라에 들어가는 이미지 처리장치를 말하는데요. CIS(CMOS Image Sensor) 영상 센서에서 들어오는 RAW 데이터 가공 업무 등 전반적인 이미지 프로세싱 과정을 수행합니다.
이 외에도 모바일 AP에는 위치 정보를 위한 위성항법시스템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 GLONASS나 음성 신호 처리를 위한 오디오 신호 처리장치 ASP(Audio Signal Processor) 등이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구입할 때, 스펙을 확인하자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프로세서들이 ‘한집살림’을 하고 있는 모바일 AP. 모바일 AP는 정보와 명령을 확인하고 데이터를 기록해 저장하며, 화려한 3D 그래픽까지 구현해냅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의 다양한 하드웨어 스펙 중 모바일 AP를 가장 먼저 살펴보는 이유도 모바일 AP는 전체적인 성능 측정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모바일 기기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모바일 AP 성능 향상과 함께 CPU와 마찬가지로 모바일 AP에 꼭 필요한 메모리 RAM과 낸드플래시의 성능 개선에도 힘을 실어야 합니다.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와 부족함 없는 용량 확보를 위해 메모리 반도체의 성능도 중요하니 LPDDR4X와 UFS 같은 제품의 스펙도 구입할 때 확인해보세요. 마찬가지로 찰나의 순간을 고화소 사진으로 담기 위해서는 CIS 성능도 중요하겠죠?
작은 크기의 모바일 AP안에 CPU를 비롯한 다양한 기능들이 모두 들어있다는 사실이 놀라울 따름인데요. 스마트폰의 두뇌라 할만 합니다. 더불어 모바일 AP와 함께 없어서는 안될 메모리 반도체 또한 스마트폰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도 알 수 있습니다. 이제부터 남들보다 더 나은 스마트폰을 선택하고 싶다면, 디자인만 볼 게 아니라 먼저 중요 기능을 담당하는 반도체의 성능도 꼭 살펴봐야겠습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