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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 다니다 보면 수많은 어려움에 부딪힙니다. 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비롯해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겪는 스트레스도 그 중 하나이죠. 일과 가정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는 데 겪는 고충도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이 1년 안에 퇴사할 확률은 대기업의 경우 25.2%, 중소기업은 31.6%나 된다고 합니다. 그러한 만큼 한 회사에서 꾸준히 일하는 분들을 보면 존경심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데요. SK하이닉스에도 무려 33년간 일해온 장기근속자분들이 계시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영하이라이터와 함께 박천서 수석과 원종원 기성을 만나 SK하이닉스의 역사와 회사생활 노하우 등을 들어보겠습니다.

1984년, 1살의 SK하이닉스와 첫발을 내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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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천서 수석과 원종원 기성은 1984년 3월 5일 입사 동기입니다. 두 분이 입사할 당시에는 SK하이닉스의 전신인 ‘현대전자’가 출범한 후 몇 개월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죠. 1984년 입사 동기와 오랜만에 만나 서로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박 수석과 원 기성. 덕분에 인터뷰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Q. 안녕하세요! SK하이닉스 블로그 독자 분들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 드립니다.

박천서 수석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저는 기술안전그룹 P&S팀의 박천서 수석입니다.

원종원 기성 안녕하세요. 저는 DMI그룹에 오염제어기술팀의 원종원 기성입니다. 오래 일을 했다고 해서 꼭 특별한 회사생활 노하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장기근속자 대표로 인터뷰를 하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Q. 올해로 SK하이닉스에서 근무하신 지 33년째라고 알고 있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원종원 기성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1983년 12월, SK하이닉스에 입사해 어느덧 33년이 넘었네요. 그 동안 회사에 수많은 굴곡이 있었지만, 한 회사에서 오래 일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천서 수석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마 SK하이닉스가 아니더라도 한 직장에서 이렇게 오래 일한 사람은 드물 거에요. (웃음) 제가 계속 일할 수 있게 해준 회사에게 고맙고, 열심히 일했던 저 자신에게도 고맙네요.

 

Q. 33년 전, 당시 SK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첫 출근의 떨리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하시나요?

원종원 기성 저는 토목을 전공한 만큼 건설이나 중공업 쪽으로 취업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현대그룹이라는 대기업이 전자 사업을 시작한다는 말을 듣게 되었고, 막연한 기대와 함께 입사를 결정하게 되었죠. 그렇게 부푼 마음을 안고 이천으로 교육을 왔는데, 제가 생각하던 회사의 모습은 전혀 없었어요. 그저 허허벌판이었죠. 지금 이천캠퍼스 행복문 앞에 있는 연수원 건물이 막 지어지고 있었을 때니까요.

박천서 수석 그래도 정말 놀라웠던 것은 그 4층짜리 연수원 건물이 45일만에 완공되었다는 거에요. 입사가 결정되고 1983년 12월 19일에 임시 소집이 있었어요. 책상과 의자조차 없는 가건물에 처음 모이게 되었죠. 이후 곧 다시 모이는 날이 있었는데, 저는 정말 깜짝 놀랐어요. 그 전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책상은 물론, 실습실이 모두 다 꾸며져 있었죠. 그때를 기점으로 회사에 대한 자부심과 애사심의 씨앗이 생겼던 것 같고, 그것이 계속되어 지금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꿋꿋하게 걸어온 SK하이닉스에서의 3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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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번째 이미지 : 1983년 S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공장 착공 / 두번째 이미지 : K하이닉스 경기도 이천 공장의 전경 / 세번째 이미지 : 1999년 FAB 내부 모습 / 네번째 이미지 : 16k 초기 반도체

 

Q. 1984년의 SK하이닉스와 2017년의 SK하이닉스. 굉장히 다른 모습일 것 같습니다.

원종원 기성 옛날과 지금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다르죠. SK하이닉스는 크고 작은 굴곡이 참 많았잖아요. 회사의 주인이 세 번씩 바뀌면서, 그에 따라 기업문화도 세 번 바뀌게 되었어요.

현대전자 시절에는 아무래도 중공업과 건설에서 출발한 제조업의 기업문화가 반영될 수밖에 없었어요. ‘상명하복’의 남성중심적인 문화였죠. 마치 훈련소에 온 듯 아침마다 다같이 노래를 부르며 운동장을 뛰곤 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러한 기업문화를 바탕으로 ‘한다면 한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회사였어요. 그 다음 LG반도체를 흡수합병하고 새로운 ‘하이닉스반도체’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죠. 그 시절 하이닉스의 가정적인 기업문화가 형성되었어요.

이후 2012년 SK그룹으로 편입되어 SK하이닉스로 다시 태어나면서 문화가 또 한번 바뀌게 됩니다. 아직은 6년 밖에 안 됐기 때문에 저 역시 점점 알아가고 있는 중이긴 하죠. SK그룹에 속하면서 회사 상황도 더욱 안정적으로 변화한 것은 사실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여유롭게 세계의 흐름을 읽으며 경쟁력 있는 회사로 거듭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그룹 대표 계열사로 자리매김 했다는 자부심도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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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33년간 SK하이닉스에서 일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으신가요?

원종원 기성 반도체를 만드는 FAB이 지어질 때 마다 저희 부서에서 직접 FAB 환경평가를 실시 합니다. FAB이 단 두 개 밖에 없던 시절부터 M14까지 있는 현재까지… 그 FAB들은 최종적으로 오염제어기술팀을 거쳐 설비인증 평가가 완료 되어야만 비로소 가동되는데요. 이렇게 FAB이 하나하나 늘어갈 때 마다 뿌듯함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박천서 수석 우리 회사가 반도체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부터 시행착오를 함께 했던 사람으로서 생각나는 것이 있네요. 반도체 시제품이라고는 아무 것도 없던 1984년, 16k S램을 자체생산하기 위해 전 직원이 노력하고 있던 때였어요. 밑바닥부터 시행착오를 겪으며 테스트를 하던 어느 날, 하나의 웨이퍼에 있는 몇 백 개의 소자 중 하나가 테스트에 성공했어요. 반도체 사업에서의 첫 성공인 셈이죠. 그 소식으로 모든 직원들이 회의실에 모여 기쁨을 나눴던 추억이 있어요. 또한, 하나의 웨이퍼에서 100퍼센트 수율이 나왔을 때의 짜릿했던 그 순간도 잊을 수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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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SK하이닉스의 가장 역사적인 순간을 꼽는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박천서 수석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이 가장 역사적이라고 생각해요. 최고의 매출과 영업이익, 그리고 가장 수익성 있는 한 해를 맞고 있기 때문이죠. 앞서 말했듯이 저는 우리 회사의 어려웠던 때를 계속 함께 했기 때문에 이 순간이 더 영광스러운 것 같아요.

원종원 기성 SK하이닉스는 IMF로 위기를 겪기도 했고, 앞서 수석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다른 회사에 비해 어려운 시절을 더 많이 겪었죠. 회사에 갓 입사한 들이 대거 퇴사하던 시절도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회사 더 많은 인재들을 뽑으려고 하고 있죠. 이러한 SK하이닉스의 모습이 마치 잘 자란 아들을 보는 것처럼 너무 자랑스럽습니다.

 

Q. 두 분 외에도 입사 동기 분들이 모두 가족처럼 친하다고 들었습니다.

박천서 수석 지금 남아있는 입사 동기는 약 15명 정도입니다. 언제든지 보면 편한 친구들이긴 한데, 서로 바쁘니 자주 보지는 못하죠. 1년에 한두 번은 동기들과 모임을 가져요. 옛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을 나누곤 하죠.

원종원 기성 그리고 동기들이 대부분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 축구로 동기애를 다지곤 해요. 저희 둘 역시 사내 축구 동호회 회원으로 있어요. 지금은 젊은 친구들이 많아서 공은 안 차고 회비만 내고 있지만요. (웃음)

 

Q. 33년간 한 직장에서 일한다는 것은 철저한 자기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일 것 같습니다. 나만의 자기관리 비법, 스트레스 해소법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박천서 수석 젊었을 때는 운동밖에 없었어요. 회사 내의 운동장에서 축구를 많이 했었죠. 그런데 요즘 친구들을 보면 축구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운동을 즐기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렇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방법이 건전한 것 같아요.

원종원 기성 맞아요. 스트레스는 직장생활 하면서 없을 수가 없어요. 제일 중요한 건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취미생활을 갖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체력이 되어야 일도 열심히 할 수 있죠.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회사 사람과 같이 해보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저는 테니스와 골프를 하고 있어요. 그래서 후배들에게 항상 할 줄 아는 운동 하나씩을 꼭 가지라고 말해주고 있어요.

SK하이닉스 후배에게 전하고 싶은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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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한 회사에서 오래 근무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데요. 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박천서 수석 회사 안에서도 다양한 부서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각보다 많아요. 예를 들어 연구개발직에 있다가, 해외 마케팅 부서로 갈 수 있기도 하죠. 현실에 안주하려는 자세를 가지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쉬워요. 하던 일만 계속 하고 싶고, 근무 환경이 바뀌는 것도 두려워하고요. 하지만 새로운 환경에서 얻는 것들이 정말 많답니다. 선배들을 보며 로드맵을 그리고, 자기가 해보고 싶은 것들을 5년 단위로 적어보세요. 그리고 회사에서 기회를 제공할 때, 그 기회를 잡으려고 노력했으면 좋겠어요.

 

Q. 두 분의 장기 근속 노하우는 무엇인가요?

원종원 기성 33년간 일하면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을 안 한 것은 아니에요. 그런데 그럴 때마다 항상 생각하는 것이 있어요. 어려웠던 시절, 퇴사하지 않고 현재까지 남아준 장기근속자들 덕분에 지금의 SK하이닉스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을요. 그리고 내가 아니었다면 올해와 같은 매출 성과를 달성할 수 없었다는 자부심을 갖는 거죠. 33년 근속의 노하우는 회사에 대한 책임감과 주인의식인 것 같습니다. 회사 일을 내 집안일처럼 생각하다 보면 퇴사하고 싶다는 마음이 사라지고, 내일도 출근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Q. SK하이닉스에서 다음 목표가 있으시다면요? 앞으로의 포부가 궁금합니다.

박천서 수석 저는 안전관리 업무를 맡고 있잖아요. SK하이닉스가 앞으로 무재해•무사고가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많은 여가를 보내고 싶습니다.

원종원 기성 퇴직할 때까지 성실하게 일을 잘 해서 마무리 해야겠죠? 이제 퇴직까지 얼마 남지 않았는데, 그 이후에 무슨 일을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기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건강! 건강도 잘 관리하고, 일도 잘 마무리해서 후배들에게 좋은 선배의 모습으로 기억에 남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SK하이닉스의 살아있는 역사, 박천서 수석과 원종원 기성을 만나보았습니다. 단순히 버텼기 때문에 오래 일한 것이 아닌, 남들보다 뛰어난 책임감과 주인의식이 있었기에 긴 시간 동안 SK하이닉스와 함께 할 수 있었는데요. SK하이닉스 안에서 굳건히 제 자리에서 묵묵히 일했던 많은 직원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SK하이닉스가 존재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