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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두 주인공, 20년 넘게 SK하이닉스에 근속한 잔뼈 굵은 하이지니어입니다. 이들은 17년 전 현장에서 동료로 만나 결혼에 골인한 ‘사내 커플’이기도 하죠. 동료에서 부부로, 그리고 요즘엔 탁구 코트 위 파트너로 어느 때보다 활기 넘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미 청주 캠퍼스에서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는 ‘핑퐁 커플’, 정명수 기정과 장소연 TL입니다.

우리는 하이지니어, 그리고 17년 차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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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청주NAND Etch 기술팀 정명수 기정입니다. 현재 PM Commander로서 PM 고도화를 위한 불합리 개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술명장이 되고 난 이후로는 조직 난제 해결, 후배 양성을 목표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는 청주Shared Service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장소연 TL입니다. 3캠퍼스 구성원 서비스존에서 사무지원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요. 구성원들의 근태부터 회계, 총무, 복리후생 등 전반적인 협업을 통해 사무지원 업무를 하죠."

 

정명수 기정과 장소연 TL은 매일 아침 같은 회사로 출근해 같은 집으로 퇴근합니다. 그 어느 부부보다도 같이 보내는 시간이 많을 것 같지만, 이렇게 함께 출퇴근하게 된 지는 불과 2년밖에 되지 않았답니다. 기술명장이 되기 전까지 3교대 근무를 하던 정 기정은 아내와 늘 시간이 엇갈릴 수밖에 없었죠.

정명수 기정은 5년 전부터 업무를 병행하며 국가공인 기능장 시험에 도전했습니다. 3교대 근무 특성상 주말 학원 수업을 듣기 위해 휴가도 반납할 정도로 열성이었죠. 피나는 노력 끝에 정 기정은 1년에 하나씩 전기기능장, 전자기능장, 통신기능장 총 3개의 기능장 시험에 합격했고, 그 전문성을 인정 받아 2년 전 SK하이닉스 기술명장에 선정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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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을 함께 한 이후로 두 사람 사이에는 한 가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바로 ‘탁구’라는 연결고리가 생긴 것인데요. 5년 전부터 사내 탁구 클럽 활동을 하던 정명수 기정을 따라 장소연 TL도 탁구를 시작했고, 이제 그녀 역시 어엿한 2년 차 탁구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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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부부가 그렇겠지만 공통 관심사가 없으면 대화에도 한계가 있어요. 그런데 이제 저희 둘 사이에 회사 외에도 탁구라는 주제가 하나 더 생긴 거예요. 지금은 대화의 절반 이상이 탁구 이야기에요. 서로에게 코치도 해주고, 만났던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도 하고… 항상 화젯거리가 있다는 게 참 좋아요.” _ 정명수 기정

 

탁구에 ‘Holic’된 사람들, 티티홀릭

두 사람이 활동 중인 사내 탁구 클럽 ‘티티홀릭(Table Tennis Holic)’의 활동 무대는 하이누리관 내 탁구장. SK하이닉스 구성원이 아니더라도 클럽에 가입만 하면 외부인도 이용이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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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클럽에는 구성원과 청주 시민이 50:50으로 융합된 팀입니다. 그래서 경찰, 선생님 등 다양한 분야의 분들이 활동하고 있어요. 구성원만 있으면 치는 사람들끼리만 치게 될 텐데, 여러 사람과 탁구 기술도 공유하고 상부상조하니까 너무 좋아요. 여러 가지 소식들을 들을 수 있어 재밌고요. (웃음) _ 장소연 TL

 

탁구는 진입 문턱이 높기로 유명합니다. 재미를 느끼려면 서로 랠리가 원활하게 진행되어야 하는데, 실력 차이가 나면 일방적인 플레이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막상 탁구장에 발을 들여도 주눅 들어 겉돌거나 포기하는 이들이 많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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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는 초기에 정착하기가 어려운 만큼 클럽의 분위기가 중요해요. 누군가가 옆에서 꾸준히 관심을 갖고 가르쳐주면 힘들어서 포기하려다가도 결국 하게 되거든요. 티티홀릭은 특히 ‘같이 가자’ 주의이기 때문에 서로 자기 시간을 할애하면서까지 초보자들을 가르쳐주려고 해요. 저 역시 초보 회원들을 위해 되도록 더 자주 오려고 해요.” _ 정명수 기정

 

2.7g의 작고 가벼운 탁구공은 어느 공보다도 통통 잘 튀고 움직임도 빠르기에 섬세한 기술이 요구됩니다. 강철체력은 물론 순발력과 유연성 등 다양한 역량이 필요하지만 두 사람은 무엇보다 ‘관찰력’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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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기엔 다 똑같은 폼처럼 보이지만, 상대방이 공에 어떤 회전을 넣는냐에 따라 모두 달라요. 공에 역회전이 걸릴 수도 있고, 15도 회전이 걸릴 수도 있죠. 그 모든 게 자세에서 나오거든요. 순간적으로 상대의 행동을 포착해서 라켓을 갖다 대지 않으면 공이 떠버리거나 네트에 걸리고, 공격을 당하게 돼요." _ 장소연 TL

 

탁구로 맺어지는 견고한 연결고리

정명수 기정과 장소연 TL은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하루 평균 2~3시간 이상 연습에 매진합니다. 티티홀릭에서는 매일 체계적인 레슨이 진행되고, 매주 월요일엔 회원들끼리 실력을 겨루며 친목을 다지는 월요리그가 열립니다. 이렇게 차곡차곡 쌓아 올린 실력은 올해 충북도대회 준우승이라는 값진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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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상•하반기에 청주시대회와 충북도대회에 출전하고 있어요. 그 전까지만 해도 매일 예선에서 탈락하기 일쑤였어요. 아무래도 사기가 떨어지고 재미도 덜했죠. 그런데 차차 실력을 쌓아 단체전에서 준우승까지 거두고 나니 회원들에게 동기부여가 되면서 재미가 더 붙더라고요” _ 정명수 기정

 

3년 전부터는 SK하이닉스 청주-이천 캠퍼스 간 교류전에도 출전하고 있습니다. 같은 회사지만 근무지가 다르다 보니 교류할 기회가 없어 아쉬웠던 정명수 기정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 외 외부 동아리들과도 꾸준히 교류전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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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5월 열리는 뉴시스 직장인 탁구 대회에는 구성원들로만 팀을 꾸려 ‘SK하이닉스’라는 이름으로 출전합니다. 지난 17, 18년도에 단체전 준우승을 거둘 만큼 성적도 우수합니다. 특히 올해 열린 대회에서 두 사람은 잊지 못할 추억이 생겼다고 하는데요.

 

이번 뉴시스 대회에서는 저희 부부가 선수대표로 선서를 했어요. 그 덕분에 탁구계 전설 유남규 선수와 함께 사진도 찍었죠. (웃음) 아무래도 부부가 같은 직장에 다니면서 함께 탁구를 한다는 게 흔치 않다 보니 이런 기회까지 얻게 된 것 같아요. 이런 저희 모습을 좋게 봐주시고 부부끼리 탁구를 시작한 분들이 많아졌어요.” _ 장소연 TL

 

이렇듯 탁구를 하다 보면 만남의 기회가 많습니다. 지역, 연령 등에 따라 탁구 스타일도 가지각색이라 다양한 기술을 접할 수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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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에 나가면 전혀 보지도 못했던 기술들을 접하게 돼요. 그러다 보니 항상 설레는 거예요. 축구로 따지면 화려한 드리블 기술을 빼놓을 수 없는데, 탁구에서는 서브 기술이 포인트 중 하나거든요. 게임을 시작할 때, ‘아 이 사람은 서브를 과연 어떻게 넣을까?’ 조마조마하면서도 기대가 되죠” _ 정명수 기정

 

“라켓의 종류(쉐이크, 펜홀더, 중펜)에 따라 스타일이 모두 달라요. 오른손잡이냐 왼손잡이냐에 따라서 또 다르고요. 보통은 오른손잡이에 쉐이크 라켓을 많이 쓰는데, 만약 상대방이 중펜에 왼손잡이면 긴장을 하게 되죠. 펜홀더는 옛날 스타일이라 구력이 높으신 분들이 많고요. 치기 전부터 내공이 느껴져 긴장을 하게 되죠. (웃음)” _ 장소연 TL

 

'핑퐁'이 될 때 워라밸도 따라온다

정명수 기정의 열정과 집념은 취미뿐 아니라 업무에서도 발휘됩니다. 앞서 언급했듯 그는 짧은 기간 내 기능장 시험을 3번이나 합격한 '능력자'입니다. 기능장을 취득한 이후 습득한 지식과 이론을 통해 장비 장악 능력을 높였고, 이슈가 발생하면 관습대로 대처하기 보단 기본 원리부터 파악하여 능숙하게 해결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현장 관리 감독으로서 후배양성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힘들기로 소문난 제조 기술 분야에서 들이 겪게 될 고충을 덜어주고 싶었던 그는, 현장에서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손수 이슈 대응 매뉴얼을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그를 끊임 없이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은 과연 어디서 나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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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들에게 또 자식들에게, 선배로서 아빠로서 보여줘야 할 모습에 대한 책임감이 있고요. 지난 5년간 기능장에 합격하고, 탁구 대회에서도 입상하다 보니 그 성취감에 중독된 것 같아요. 줄기에 가지가 생성되듯 뭔가를 끊임없이 배우고 싶게 되고요. 지금도 현재 필기 시험에 합격해 실기를 준비 중이랍니다.” _ 정명수 기정

 

자타공인 ‘열정 부자’로 유명한 정명수 기정이지만, 장소연 TL은 “옛날에는 제가 더 유명했다”며 함박웃음을 짓습니다.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하던 장 TL은 ‘주부가요열창’에서 3연승을 휩쓸 정도로 실력자입니다. 24시간이 모자란 정 기정 역시 한때는 그런 아내를 위해 방방곡곡으로 외조를 하느라 매우 바빴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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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자연스럽게 노래를 안 하게 되더라고요. 그 이후로는 남편이 공부도 하고 싶어 하고, 취미도 즐기고 싶어 했어요. 그때부터 저도 적극적으로 내조를 하기 시작했어요. 오늘 인터뷰에 함께 나온 것도 사실 그 이유에서이죠. (웃음) 이제는 신랑을 도와주는 게 재밌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저희를 ‘부창부수’라고 하나 봅니다.” _ 장소연 TL

 

마치 호흡이 아주 잘 맞는 탁구 경기를 보듯 ‘핑퐁’이 잘 되는 부부. 이렇듯 그들의 일과 삶에는 서로를 향한 사랑과 배려가 스며 있었는데요. 두 사람에게 각자의 워라밸 점수를 매겨달라고 부탁하자, 정명수 TL은 점수 대신 ‘그저 행복하다’고 답했고, 장소연 TL은 90점이라고 말합니다. 10%가 부족한 이유는 다름 아닌 ‘여백의 미’라고 하네요.

워라밸 만족도 120%인 두 사람에게 앞으로의 목표와 꿈에 대해 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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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구의 실력은 1부부터 6부까지로 나뉘는데, 저와 남편은 각각 6부, 5부에요. 아직 초보자이죠. 꿈이 있다면, 꾸준히 탁구를 해서 둘 다 어느 정도 구력이 생기면 퇴직한 다음에는 여행을 다니면서 전국 탁구 대회에 출전하고 싶어요. 그 지역에 가서 탁구도 치고, 맛있는 것도 먹고, 여행도 하는 거죠.” _ 장소연 TL

 

“커리어로써의 목표는 기능장 5개를 취득하는 것입니다. 향후에는 소방설비관리사에도 도전해보고 싶고요. 아빠이자 남편으로서의 꿈은, 지금처럼 열심히 탁구를 하면서 가족들과 건강하고 화목한 삶을 꾸려나가는 거예요.” _ 정명수 기정

 

경쾌한 소리를 내며 리듬감 있게 랠리가 이어지는 탁구 게임을 보면, 절로 눈길이 가고 흥이 납니다. 눈빛만 봐도 서로의 방향을 캐치하는 정명수 기정과 장소연 TL은 마치 탁구 게임을 하듯 인생을 살아갑니다. 그리고 두 사람의 경쾌한 일상은 보는 이들에게 기분 좋은 에너지를 선사합니다. 앞으로도 서로의 일과 삶을 응원하며 행복한 워라밸 라이프를 만들어갈 핑퐁 커플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