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NAND Flash 14nm TLC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얼마 전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NAND Flash 14nm TLC를 양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발상의 전환을 통해 ‘2D에서는 16nm가 최종이다’라는 업계의 인식을 깬 결과입니다. ‘14nm TLC 양산’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모인 팀원들은 숱한 장애 요인을 극복하고, 끊임없는 연구와 실행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는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혁신을 이뤄낸 영광의 주인공들은 누구일까요? 지금부터 2017 SUPEX 추구상 이노베이션상의 주인공, 그들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_ SK하이닉스, NAND Flash 14nm TLC 세계 최초 양산 성공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 NAND Flash 제품개발 추세는 2차원에서 3차원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습니다. 3차원 NAND Flash는 데이터를 저장하는 셀을 평면으로 배치하는 2차원 제품에 비해 수직으로 쌓기 때문에 더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는 회사 대부분의 역량과 리소스를 3차원 연구개발에 투입하고 있었습니다. 2차원 제품개발을 지원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던 것이죠. 경쟁사들 역시 3차원 제품개발에 전력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3차원 제품 개발을 완료한다 하더라도 2차원 제품 수요가 즉시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SK하이닉스는 2차원 Fab의 수명연장 활용과 수익 극대화 방안이 필요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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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SK하이닉스에서는 NAND Flash 14nm TLC 양산을 목표로 새 프로젝트에 돌입했습니다. 여기서 TLC(triple level cell)란 1개의 셀에 3비트 정보를 담을 수 있는 NAND 플래시의 데이터 저장 기술을 말하는데요. 그러나 초기 기술 개발을 위한 인원은 이전 제품 개발 대비, 단 20%뿐이었습니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에서 모이게 된 14나노팀은 효율적인 업무 진행 방안에 대해 끊임없이 논의하였고, 사내 전문가의 자문을 확대했습니다. 하지만 장애 요인은 또 있었는데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개발 완료 시점과 비슷할 것이라 예상했던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었습니다. 이에 SK하이닉스는 고객사와 꾸준히 소통하며 현 상황을 공유하고, 협업 강화 방안을 모색했습니다. 그 결과 고객사의 인증 기준을 만족하는 품질을 확보하며 초기 목표였던 신제품에 TLC를 공급할 수 있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세계 최초로 14nm TLC를 성공적으로 양산함으로써 시의적절하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었습니다. 개발 비용과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며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었던 것이죠. 나아가 2차원 제품의 수명 연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과연 이러한 결과를 이끌어낸 주역들은 누구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지는데요. 지금부터 조명관 연구위원, 이경복 수석, 허황 수석, 김헌규 수석, 임정훈 책임을 만나 당시 프로젝트의 생생한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_ 혁신의 시작, 두려움을 극복하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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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NAND Flash 제품개발 추세가 3차원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는 만큼, 회사 내에서도 2차원 제품개발을 지원하기 힘든 상황이었다고 하는데요. 프로젝트를 시작할 당시의 상황은 어땠나요?

프로젝트 초기에는 팀원들 모두 흔들렸던 것이 사실입니다. 일을 추진하는 데 있어 빨리 속도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죠. 또한 2D에서 3D로 전환되는 시기였던 만큼, 2차원 제품 개발의 필요성 자체를 의심하는 분위기였어요. 마지막 테크놀로지라고 하는 16nm(나노미터)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 또한 엔지니어들에게는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고요. _이경복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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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D에서 3D로 전환되는 시점에서 14nm의 위상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저희 NAND가 계속해서 발전을 할 수 있느냐, 아니면 모멘텀 로스가 생기느냐의 기로에 서있었기 때문이죠. 회사 역시 2차원 Fab을 활용한 수익 극대화 방안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프로젝트를 성공시켜야 한다는 중압감을 어느 프로젝트보다도 더 많이 느꼈던 것 같습니다. _조명관 연구위원

_ 할 수 있다는, 함께한다는 믿음

Q. 새로운 장비나 공정의 변화 없이, 기존 개발팀의 20%에 불과한 인원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최소의 인원과 비용으로 최대의 성과를 창출할 수 있었던 팀만의 비결은 무엇인가요?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조그마한 성공이 보인다면, 그것이 불씨가 되어 불길이 확 타오르는 것 같습니다. 직접 확인한 가능성은 그것만으로 큰 원동력이 되니까요. 그때부터 팀원들은 “아, 이게 정말 되겠는데?”라는 생각과 함께 자발적으로 프로젝트에 열중할 수 있는 것이죠. _김헌규 수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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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닐까요? 프로젝트를 진행할 당시 누군가가 작은 아이디어를 냈을 때, 그것을 구체화시켜 돌파구로 삼았던 사례가 몇 가지 있습니다. 난관에 부딪힐 때마다 팀원들의 이러한 발상이 어려움을 풀어주는 역할을 한 것이죠. 저희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을 높이 평가했고, 팀원들은 이러한 환경에서 더욱더 다양한 아이디어를 낼 수 있었습니다. _허황 수석

‘열린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어떠한 문제가 생겼을 때, 그것을 좋게 포장하기 보다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고, 상황을 공유하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이러한 의사소통 방식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던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_조명관 연구위원

 

Q. 팀워크 또한 남달랐을 것 같은데요. 팀 내 전반적인 분위기는 어땠나요?

팀원 개개인이 자발적으로 상대방을 도와줄 수 있는 부분들을 찾았습니다. 상대방이 생각하는 것에 대한 단서를 주고, 그것에 대해 토론하는 과정을 반복했죠. 이는 결국은 좋은 결과로 이끌어가는 단계였던 것 같습니다. 팀원 간에 서로 돕고 협력해야 한다는 의식과 사명감이 굉장히 높았죠. 또한, 상호간의 신뢰감이 어느 팀보다도 강했습니다. 누군가가 어떠한 사안에 대해 불평불만을 하더라도 서로 간의 믿음은 변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_이경복 수석

 

_ 우리만의 DNA로 혁신의 열매를 맺다

Q. 모두의 고정관념을 깨고 과감한 혁신을 이뤄내며 ‘SUPEX 추구상 이노베이션상’이라는 열매를 맺게 되었는데요. 상을 받게 된 소감이 어떠신가요? 또,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은 분들이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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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어떻게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네요. 저는 저희 팀이 상을 받는다는 말을 들었을 때 의외로 덤덤했습니다. ‘여럿이 모여서 이렇게 큰 성과를 이룬 것에 대한 보상이 있구나’라고 생각했죠. 팀원들과 함께 수상의 기쁨을 나누게 돼 굉장히 기분이 좋습니다. _이경복 수석

사보에 선배들의 사진과 함께 기사가 실리는 것을 봤을 때, 나도 이렇게 한번 돼봤으면 좋겠다고 막연하게 생각한 적이 있습니다. 때의 꿈을 이룬 것 같아 감격스럽습니다. 사실 저보다 더 잘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는데, 운이 좋아서 받은 것 같습니다. 상을 받아 좋기도 한 반면, 책임감과 부담감이 느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더 잘해야겠다는 사명감도 생기는 것 같고요. _임정훈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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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지라고 표현하면 좀 이상할까요? 사실 음지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거든요.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분들이죠. 그런 분들한테 동기부여가 된다는 면에서 우리 14나노팀이 꼭 상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굉장히 힘든 프로젝트였지만 같이 일하시는 분들과 팀워크가 너무 좋아서 힘들면서도 아주 즐겁게 일했어요. 또한, 이렇게 좋은 결과로 끝을 맺었기 때문에 더욱더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될 것 같습니다. _김헌규 수석

 

Q. 프로젝트의 성공 끝에 알게 된 '혁신'이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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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을 일구기 위해서는 눈앞에 보이는 길이 아닌, 또 다른 길을 찾는 단계가 뒤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늘 보이는 것 말고, 좀더 새로운 시각으로 길을 찾는 것이 바로 혁신 아닐까요? _임정훈 책임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습관과 노하우가 자연스레 차곡차곡 쌓였는데요. 이것이 자양분이 되어 다른 문제에 부딪혔을 때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릴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혁신은 자신에게 주어진 이슈들을 깔끔하게, 최대한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_허황 수석

 

세계 최초로 NAND Flash 14nm TLC 양산에 성공한 SK하이닉스. 그 빛나는 타이틀 뒤에는 14나노팀 팀원들의 땀과 노력이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2D에서 3D로 넘어가는 전환점에서 14나노팀은 모두가 가지 않는 길을 택했습니다. 하지만 끊임없는 연구와 치열한 실행으로 결국 목표에 도달하게 되었는데요. 이번 수상이 더욱더 값지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모두가 가는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갈 그들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