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발달장애인의 사회성 향상과 건강 증진을 돕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2일 충북 청주시 SK호크스 아레나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벽을 허무는 통합 핸드볼 스포츠 대축제 ‘행복한 어울림’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선수들이 한데 어우러진 통합 핸드볼 경기가 개최됐고, 발달장애인 핸드볼 활성화 및 저변 확대를 위한 청주시, 서원대학교와의 업무협약식도 진행됐다.
SK하이닉스는 이번 행사를 시작으로 발달장애인 핸드볼 리그 구성과 운영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이날 발달장애인이 핸드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성장해, 당당한 국가대표로서 전국체전과 스페셜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다.
※ 행사 진행, 인터뷰, 사진 촬영은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전에 진행했으며, 행사 진행 및 취재 과정에서 COVID-19 방역 수칙을 준수했습니다.
SK하이닉스, 핸드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발달장애인의 ‘행복한 삶’ 꿈꾸다
SK하이닉스는 발달장애인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2017년부터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모아’를 운영 중이다. 행복모아는 현재 400여 명의 장애인(발달장애인 비율 약 90%) 고용을 창출하며 국내 최대 규모의 장애인 표준사업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발달장애인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히 자립할 수 있도록 행복모아 구성원들에게 다양한 사회활동과 자립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이들이 스포츠와 문화 활동을 통해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사내 동아리를 운영 중이다.
이번 ‘행복한 어울림’ 행사의 주인공인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핸드볼팀 ‘행복모아챌린저스’도 행복모아 내에서 소규모로 운영되던 동아리 활동에서 시작됐다. 행복모아 장애인 구성원들이 핸드볼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건강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핸드볼 동아리를 정규 팀으로 운영해보기로 한 것.
발달장애인 구성원들이 정기적으로 핸드볼 훈련에 참여하면서 삶이 훨씬 행복해지기 시작했다. 건강이 좋아졌고, 수면의 질이 향상됐다. 협동이 필수적인 단체 구기 종목의 특성상 배려심이 높아지고 서로에 대한 이해도 깊어져, 운동을 함께하는 동료들과 관계도 전보다 좋아지고 가족과의 대화도 많아졌다.
▲(왼쪽부터)SK하이닉스 문유진 부사장, 청주시 한범덕 시장, 서원대학교 손석민 총장이 이날 발달장애인 핸드볼 리그 구성 및 출범과 이를 통한 발달장애인 핸드볼 활성화 및 저변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갖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러한 장애인 핸드볼의 긍정적인 효과를 확인한 SK하이닉스는 청주시, 서원대학교와 함께 장애인 핸드볼 저변 확대를 위해 전국 단위 발달장애인 핸드볼 리그 구성에 나섰다. 이를 위해 지난 10월부터 전국 장애인 복지관, 학교, 사업체를 대상으로 팀 모집에 나섰고, 지원 서류와 현장 방문 심사를 거쳐 장기적으로 책임감 있게 장애인 핸드볼팀을 운영 할 수 있는 10개 기관을 선정했다.
이날 열린 ‘행복한 어울림’ 행사는 SK하이닉스, 청주시, 서원대학교가 이 같은 사업 경과를 공유하고, 발달장애인 핸드볼 활성화 및 저변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공식화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이번 업무협약에 따라 앞으로 SK하이닉스는 초기 운영 예산 지원과 장애인 핸드볼팀 운영 사례 공유를, 청주시는 경기장 대관을 비롯한 행정적 지원과 협찬을, 서원대학교는 핸드볼 훈련 매뉴얼 제작과 안정적인 리그 운영 지원을 각각 맡아 발달장애인 핸드볼 리그 출범을 위한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장애인도, 비장애인도 코트에서는 모두 같은 선수…열정과 투지로 감동을 선물하다
이날 행사에서는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행복모아챌린저스 선수들과 SK호크스, 일신여고 선수들이 함께 어우러진 통합 핸드볼 경기도 진행됐다. 경기에 나선 ‘행복’과 ‘모아’, 두 팀은 발달장애인으로 구성된 행복모아챌린저스 선수단 14명과 일신여고 선수단 4명, SK호크스 선수단 2명을 골고루 섞어 구성했다. 국내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한 팀을 이뤄 핸드볼 경기를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기에서는 SK호크스와 일신여고 선수가 주로 공을 전개하는 역할을 맡았고, 행복모아챌린저스 선수들이 경기를 주도했다. 발달장애인 선수들은 얼마 되지 않은 경력에도 열정과 투지를 앞세워 최선을 다해 코트를 누볐고, 관중들은 비장애인 선수 못지않은 발달장애인 선수들의 경기력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공격에서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수비를 떨쳐내며 강력한 슈팅을 선보였고, 수비할 때는 양팔을 들며 공격수들을 적극적으로 저지하는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행복모아챌린저스 김생수 선수
특히 이날 MVP를 차지한 행복 팀의 김생수 선수는 가벼운 몸놀림과 적극적인 슈팅을 앞세워 팀의 득점 대부분을 책임지며 맹활약했다. 김 선수는 핸드볼을 접한 지 이제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초보’ 선수답지 않은 탄탄한 기본기와 날렵한 움직임으로 행복 팀에 최종 스코어 6:4의 짜릿한 승리를 선물했다.
김 선수는 “비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경기하는 것은 처음이어서 많이 긴장됐지만, 선배들에게 배운다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많은 관중 앞에서 경기할 수 있었던 이 시간이 너무도 영광스럽고 기쁘다.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연습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또한 “핸드볼은 농구, 야구, 축구 등 다양한 스포츠의 장점을 모두 갖고 있는 멋진 스포츠”라며 “앞으로 발달장애인 핸드볼 리그가 출범하면 더 많은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핸드볼의 매력과 코트 위에서 땀 흘릴 때의 희열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SK호크스 김태규 선수(왼쪽)와 김기민 선수
경기에 참여한 SK호크스 선수들도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경기에 임해준 발달장애인 선수들의 모습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모아 팀 소속으로 경기를 펼친 김기민 선수는 “발달장애인 선수들이 경기에서 보여준 투지와 열정은 프로 선수인 우리도 배워야 할 만큼 대단했다”며 “장애인, 비장애인의 구분이나 편견 없이 함께 핸드볼 경기를 뛸 수 있어서 행복했고 즐거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행복 팀 소속으로 경기를 함께한 김태규 선수도 “합을 맞춘 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협동심을 갖고 뛰어 준 다른 선수들 덕분에 좋은 경기를 했다”며 “발달장애인 핸드볼 리그 출범 등 앞으로 찾아올 새로운 변화들이 비인기 종목인 핸드볼이 더 활성화되고 팬들에게 사랑받을 좋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신여고 양처럼 선수
평소 행복모아에서 봉사활동을 해온 인연으로 이번 경기에 함께하게 된 일신여고 학생들도 선수 커리어에 특별한 경험으로 남을 오늘 경기에 행복한 마음으로 임했다.
이날 행복 팀 소속으로 경기를 뛴 양처럼 선수는 “또래와 경기할 때와는 많은 것이 다르고 때로는 생각처럼 플레이가 되지 않아 답답할 때도 있었지만 발달장애인 선수들의 이기려는 의지와 열정만큼은 우리보다 뛰어났다”며 “어떻게든 경기를 잘해보려고 하는 모습들을 보며 더 열심히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핸드볼을 알릴 좋은 기회를 만들어준 행사 관계자들에게 꼭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며 “앞으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테니 핸드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국내 최초 핸드볼 대회와 스페셜올림픽에 도전하며 더 큰 꿈을 키우겠습니다”
▲ 발달장애인 핸드볼 리그 참여 팀으로 선정된 10개 팀에 후원금과 지원 물품을 전달하고 있다.
‘행복한 어울림’ 행사를 시작으로 발달장애인 핸드볼 리그 구성 추진 프로젝트도 본격화될 예정이다. 이날 행사에서는 리그에 참여할 10개 팀에게 운영에 필요한 운동용품, 훈련 매뉴얼이 제공됐고, 내년 1월부터는 본격적인 훈련도 시작될 예정이다.
내년 4월부터는 리그 운영 전 각 팀의 경기력을 확인하고 격차를 좁히기 위해 예선 경기가 진행되고, 내년 10월에는 팀 구성원의 장애 정도에 따라 수준에 맞는 팀들과 실력을 겨룰 수 있도록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핸드볼 리그를 개최할 예정이다.
SK하이닉스는 단순히 국내 리그를 운영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발달장애인 핸드볼을 활성화하기 위한 행보에도 나섰다.
2023년 6월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되는 스페셜올림픽 국제대회에 국가대표를 출전시키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스페셜올림픽 국제대회는 지체장애인들이 참여하는 패럴림픽과 달리 발달장애인들이 참여하는 올림픽으로, 4년마다 개최되고 있다. 현재 내년 개최되는 스페셜올림픽 국내대회 시범종목으로 등록하여 참가를 조율 중이다.
두 번째 목표는 장애인체육회 주최 전국체전에 대표 선수를 참가시키는 것이다. 향후 핸드볼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면 발달장애인 핸드볼 선수들이 시도 대표로서 전국체전에 참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 청주SV 차철인 TL
이날 행사를 주관한 SK하이닉스 청주SV지원 차철인 TL은 “그동안 보여줄 기회가 없었을 뿐, 장애인들도 비장애인들과 코트 위에서 어우러져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행복한 어울림’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리그에 참여할 다른 팀들도 이번 경기를 보며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얻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10월 출범하게 될 발달장애인 핸드볼 리그를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로 만들고 싶다”며 “이번에는 SK하이닉스가 발달장애인 핸드볼 리그 출범을 위한 마중물 역할을 했다면 앞으로 더 많은 발달장애인들이 핸드볼을 통해 성장하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더 많은 사람들이 힘을 보태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SK하이닉스는 ‘행복한 어울림’을 통해 시작된 발달장애인 핸드볼 선수들의 행복한 도전에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기를 당부했다.
“그동안 발달장애인이 핸드볼에 참여하지 못했던 데에는 환경적인 요인보다 ‘발달장애인은 핸드볼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편견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습니다. 발달장애인 선수들에게는 생각보다 더 큰 잠재력이 있습니다. 이들이 ‘장애’라는 벽을 넘어 핸드볼을 통해 지역과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로의 꿈을 키워나가길 바랍니다. 핸드볼이 장애인의 건강한 성장과 자립을 돕는 행복의 통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두 함께 응원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