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후 스마트폰과 TV 등의 수요가 급락하고 있고, 수요 호조를 기록했던 서버와 PC는 하반기에 접어들며 둔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올해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 전망치도 기존 대비 하향 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공급업체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반등의 여지는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스마트폰·TV 수요 부진…D램, 3분기부터 ‘수급 균형’으로 전망치 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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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만 해도 스마트폰의 수요는 5G 도입과 함께 전년 대비 약 18%의 수요 증가율(bit growth)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지금은 전망치가 조정돼, 전년 대비 1% 증가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13% 감소하고,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D램의 평균 탑재량 증가율도 전년 대비 16% 증가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언택트(Untact) 시대가 열리며 상반기 서버 수요가 크게 증가했으나,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상승세가 다소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PC 역시 노트북 수요 둔화로 인해 하반기에는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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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생하기 전 올해 D램의 수급 상황은 2분기부터 1년여간 공급 부족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현재 상황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실제 올 상반기는 예상과 달리 D램의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D램 공급이 부족할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D램 수요 전망치를 살펴보면 올해 3분기에는 D램의 수급이 일시적인 균형 상태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4분기에는 공급 과잉이 재차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D램 가격, 올 하반기 하락 가능성 있지만 내년 상반기 반등 여력 충분

D램 수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가격은 고정 거래 기준에도 불구하고 올 하반기에 다시 하락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하지만 반전의 여지는 있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공급 업체들은 신규 장비 증설을 중단하거나 기존 D램 생산 CapacityCIS(CMOS Image Sensor)로의 전환을 가속하는 등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다행히 올 한 해 D램의 설비 투자 금액은 137억 달러로, 전년 대비 1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 이후 불안해진 수요 상황을 반영해 공급업체들이 하반기 투자 계획을 변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증설 장비가 가동되는 하반기에는 이러한 계획이 D램 수급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신규 공장 건설과 클린룸 등에 투자가 집중됐던 2019년과는 달리 올해는 투자 금액의 대부분이 신규 장비 증설에 집중됐기 때문. D램의 수요가 증가해 늘어나는 공급량을 일시에 소화해 주거나 시간이 흐르면서 공급 증가분이 자연스레 소화되는 상황을 기대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현재는 후자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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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하반기 D램의 웨이퍼 투입(Wafer Input) 기준 장비 증설 규모는 올 상반기 총 85,000/에서 0~15,000/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반영한 전세계 D램의 웨이퍼 투입 생산량(Wafer Input Capacity)도 당초 예상과 달리 하반기 들어 소폭의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돼, 내년도 D램 수급의 개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D램 가격은 올 하반기 재차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지만, 공급 업체들의 적극적인 대응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내년 상반기 중에 상승세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낸드플래시 1분기부터 공급 과잉진입공급업체, 원가 개선으로 발 빠른 대응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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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드플래시 역시 스마트폰, TV, 컨슈머 제품의 수요 부진 영향으로 수급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올 한 해 낸드플래시의 제품별 수요 증가율(bit growth)SSD가 전년 대비 29% 증가했고 스마트폰이 전년 대비 27% 증가해, 당초 예상 대비 저조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낸드플래시의 산업 수급도 당초 3분기부터 공급 과잉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미 1분기 후반부터 공급 과잉에 접어들었다. 낸드플래시의 가격은 지난 1년여간의 상승 구간을 뒤로하고  3분기부터 재차 하락세로 전환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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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 전 업계 1위를 탈환한 삼성전자는 올해 92단과 128단 낸드플래시 제품의 양산을 본격화하며 원가(Cost/bit) 절감률을 극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자금 부족과 IPO 준비 등으로 인해 투자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는 키옥시아와의 기술 격차와 원가 격차를 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만큼, 올 연말 과감한 투자를 집행할 가능성이 높다. 그 과정에서 마이크론의 수익성 감소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SK하이닉스는 96단 양산과 128단 조기 도입에 총력을 다하며 원가(Cost/bit) 개선을 이룰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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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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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악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