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 붕괴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반도체 전방 산업 중에서 노트북과 스마트폰 업체들의 메모리 반도체 주문량이 연초 예상 대비 크게 줄어들고 있다. 

1분기 예상치 밑돈 PC DRAM 수요량, 2분기엔 회복 기대

01.jpg

먼저 노트북의 경우, 중국 내 조립 라인의 인력 복귀가 크게 지연됐고, PCB 기판 등 주요 부품 생산과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초만 하더라도 1분기 노트북 수요량은 총 3,700만대로 예상됐으나,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 이후 최근까지의 동향을 보면 1분기 출하량은 총 2,800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PC DRAM의 1분기 수요량도 연초 예상치인 4억 8,400만GB에 크게 못 미치는 4억 2,700만GB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행스러운 점은 현재 중국 내 노트북 조립 라인의 인력 복귀율이 50% 수준에 이르렀고, 3월 말에는 70% 이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점이다. 

02-4.jpg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적인 공포를 확산시키고 있음에도 노트북 생산 업체들이 아직 단기 수요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어, 2분기에는 PC DRAM의 수요 회복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PC 내 DRAM의 원가 비중은 현재 역사적인 저점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2분기에는 수요가 회복되고 PC DRAM의 가격도 크게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바일 DRAM 시장은 수요 둔화 가능성 커…가격은 강보합세 유지할 듯

스마트폰 역시 중국 업체들의 '조립 라인 인력 복귀'가 늦어지고 있고, '부품의 물류와 운송'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소비자 구매 심리가 약화하고 있고 코로나19 이슈 해결에 집중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5G 보조금을 축소할 가능성도 있어, 올해 스마트폰 수요가 둔화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03.jpg

실제 3억 2,750만 대로 예상됐던 1분기 스마트폰의 총 판매량은 코로나19 이슈로 인해 2억 7,430만 대로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계획 대비 저조한 춘절 판매량을 기록한 ‘화웨이’, 오프라인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오포’와 ’비보’, 일정 기간 전 세계 매장의 문을 닫은 ‘애플’, 유럽과 미국 내 수요 둔화를 우려하는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들이 2분기 스마트폰 생산과 판매에 소극적일 것이다. 

04.jpg

이러한 움직임은 스마트폰 제조에 사용되는 모바일 DRAM의 수요 둔화로도 이어질 것으로 판단된다. 다만 서버 DRAM 공급난으로 인해 모바일 DRAM 생산 라인을 서버 DRAM으로 전환 배치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에 따라 모바일 DRAM 공급이 추가적으로 감소할 수 있어, 모바일 DRAM 가격은 당분간 강보합세(強保合勢)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버 DRAM, 수요 급증에 공급난 우려…장비 투자 계획은 변동 가능성 커

05-1.jpg

서버는 일부 모듈 라인에 생산율 이슈가 있지만, 업체들의 보유 재고가 충분하고 위탁제조(ODM) 가동률도 이미 80% 수준으로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차질이 크지 않다. 오히려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온라인 교육이 확대되고 자택 근무를 시행하는 기업도 늘고 있어, 클라우드 업체들의 서버 DRAM 구매량이 증가한 상황. 

특히 중국 클라우드 업체들은 연초 5~6월부터 서버 DRAM의 구매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구매 시기가 대폭 앞당겨졌다. 이로 인해 1분기 서버 DRAM의 총 수요는 연초 예상치인 14억GB보다 증가한 14억 3,400만GB를 기록하고 있다.

06.jpg

이처럼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는 공급난 심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버 DRAM의 가격도 큰 폭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PC 대비 공급사의 재고가 현저히 낮은 데다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과 미국 클라우드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재고를 축적하고 있기 때문. 

서버 DRAM의 공급 업체들은 급증하고 있는 서버 DRAM 수요를 소화하기 위해 모바일 DRAM의 생산 라인을 서버 DRAM으로 전환 배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공급의 변화는 모바일 DRAM의 수급 안정화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07.jpg

수요 불확실성이 확대되면 반도체 업계의 하반기 DRAM 장비 투자 계획도 변경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로부터 구매하는 장비의 입고와 셋업(set-up)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고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유럽과 미국 등으로 크게 확산하며 글로벌 경기와 반도체 수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어, 하반기 예상됐던 반도체 업계의 DRAM 장비 투자 규모(금액)는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DRAM 공급량(Wafer Input Capacity)이 올 3분기 하락 전환될 가능성도 존재해, 하반기 실질 수요에 급격한 충격만 가해지지 않는다면 당분간 DRAM의 가격 안정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 

※ 이 기고문은 키움증권 리서치센터가 신뢰할 수 있는 자료 및 정보를 활용해 기고자의 주관적 견해를 바탕으로 작성된 참고자료이며, 그 정확성이나 완전성은 보장할 수 없습니다. 유가증권 매매에 관한 의사결정은 전적으로 투자자 자신의 판단과 책임하에 이루어져야 하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는 본 기고문의 내용에 따른 일체의 투자행위 결과에 대해 어떠한 책임도 지지 않습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키움증권

박유악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