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웨이퍼가 반도체로 완성되기까지 수백번 넘는 공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이러한 공정들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반도체를 완성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중 반도체가 동작이 되도록 아주 얇은 막을 형성하여 전기적인 소통을 원할게 만드는 박막공정이 있는데요. 한치의 오류가 없는 반도체가 되도록 기술력을 쌓아가는 DRAM ThinFilm팀의 김찬배 수석님을 영하이라이터가 만나보았습니다.
_ 반도체 공정의 토대를 쌓는 DRAM ThinFilm팀을 소개합니다
Q. SK하이닉스 블로그 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반갑습니다. DRAM 공정개발그룹의 DRAM ThinFilm팀(박막팀)에서 절연막 부분을 담당하는 김찬배 수석입니다. 저는 1997년에 입사하여 20년째 근무하고 있습니다.
Q. DRAM ThinFilm팀에서는 어떤 업무들을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반도체 회로에는 전기가 통하도록 배선 역할을 하는 전도막과 전기 통로를 차단하는 절연막이 있어 다양한 전기적 특성을 갖게 되는데요. DRAM ThinFilm팀에서는 증착된 박막(전도막, 절연막)에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정화 시키는 방법과 더 기능이 뛰어난 조건의 박막을 증착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죠. 즉, 더 얇은 막을 사용하지만, 기존과 동등하거나 우수한 특성을 유지하는 막을 증착하는 방법을 찾거나 새로운 조건에서 박막으로 기존의 박막보다 물질 특성을 향상할 수 있게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Q. DRAM 공정개발 분야에도 노광, 식각 등 다양한 공정을 담당하는 팀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DRAM ThinFilm팀이 다른 공정기술팀과 구분 되는 특징은 무엇인가요?
DRAM 공정개발 분야에는 FAB 공정에 따라 크게 5개 직무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 직무를 담당하는 팀들은 박막을 증착하는 역할과 쌓여진 박막 위에 특수한 작업을 하는 역할로 나눌 수 있어요. 막을 쌓는 역할에는 확산팀과 DRAM ThinFilm팀이, 막 위에 작업하는 역할에는 노광팀, 식각팀, CMP팀, 클리닝팀이 있지요. 여기서 확산팀과 DRAM ThinFilm팀은 박막구조를 쌓는다는 점에서 유사하지만 박막을 쌓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어요. 확산팀은 주로 열 에너지를 이용하고 DRAM ThinFilm팀은 플라즈마를 이용해서 막을 증착시킵니다.
Q. R&D분야에도 박막팀이 있고 제조분야의 박막팀이 있는데 업무적으로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R&D에 속한 직무들은 더 좋은 기술을 발견해서 새로운 제품을 만드는 역할, 제조기술의 직무들은 개발된 제품을 양산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두 팀의 관점에서 차이가 발생합니다. R&D 직 구성원들은 새로운 물질이나 방법을 통한 기존 제품의 성능을 조금 더 높이기를 원한다면, 제조기술의 구성원들은 성능을 좋은 수준으로 유지하되, 거기에 필요한 시간과 자원을 최소화하기를 원하죠. 그래서 두 팀에서 가장 중요한 키워드도 달라집니다. R&D직은 ‘신기술’을, 제조직은 ‘효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_ 끊임없는 고민과 연구로 최고의 반도체를 만들다
Q. 박막증착 과정이 반도체를 만드는 과정의 기초인 만큼 그 중요도가 클것 같아요.
이해를 돕기 위해 건물에 있는 전선을 떠올리면 좋을 것 같아요. 어떤 곳은 전등처럼 켜거나 끌 수 있지만 현관문이나 엘리베이터처럼 계속 켜져 있기도 한데요. 뜨거운 햇빛과 차가운 바람 등 외부의 영향을 받으면서 전선의 피복이 벗겨지면 누전이 발생할 수도 있고, 이물질의 접촉을 통해 불이 날 수도 있어요.
반도체도 마찬가지예요. 끊임없이 쓰고 지우는 과정이 반복되고, 열이나 냉기의 영향을 받기도 해요. 이때 박막구조가 본래의 특성을 잘 버텨야 문제없이 제품이 작동하게 됩니다. 반도체 회로 구조가 박막들을 쌓아 형성되기 때문에 박막공정이 불안정하면 제품은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그만큼 박막 공정은 눈에 띄지는 않지만 제품이 작동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Q. 반도체 소자의 미세화와 고성능화가 진행되면서 소자를 구성하는 박막공정 개발의 요구사항도 많을 것 같습니다.
회로의 선폭이 점점 좁아지고 데이터의 처리량이 늘어나면서 정보들은 여전히 빠르게 움직여야 하죠. 기차나 자동차가 빠르게 달리면 바람도 생기고 소음도 심해지듯 반도체 내부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게 되는데요. 정보들이 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부터 회로가 안전하게 보호해줄 박막구조물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반도체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서 박막을 얇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있어요. 그런데 문제는 막이 얇아지면 충격에 약해진다는 거예요. 얇은 한지는 두꺼운 도화지보다 쉽게 찢어지잖아요.
이러한 고려사항들로부터 발생하는 문제들을 최소화하며 문제 발생 시 빠른 대응을 하기 위해 증착 장비의 상황을 매일 점검합니다. 또한, 새로운 특성을 가지는 박막공정 개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업무에 대한 성취감이 남다르실 것 같아요. 업무를 하시면서 겪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을 때에요. 새벽에 자다 말고 집에서 실험실로 뛰어온 적이 있어요. 실험이 잘못된 줄 알고 착각해서 계속 걱정하며 왔었죠. 사실 실험은 잘 진행되고 있었는데, 제가 계속 걱정하다 보니 착각한 거예요. 실험 데이터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제가 낸 아이디어가 성공적인 결과를 가져왔다는 것에 큰 기쁨도 느꼈지만, 그 결과를 위해 최선을 다했고 그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꼈어요.
_ 미래의 공정개발 전문가를 꿈꾸는 청춘에게
Q. 수석님께서 20년차라고 하셨는데요, SK하이닉스의 성장을 함께 하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전문가 자리로 오기까지 어떠한 과정이 있으셨나요.
전문가란 표현이 아직 어색한데요. 저는 어떤 일에 대해서 모르는 것이 있다면 논문도 찾아보고 그 내용을 배경으로 실험도 해 봐요. 또, 주위의 조언도 받아 가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왔어요. 내가 생각한 것이 정말 실현이 되는지 안되면 왜 안 되는지는 계속 생각하고 고민하면서 끝까지 파고들었습니다. 그 과정을 겪으면서 자연스럽게 성장할 수 있었고요.
Q. 전문가가 되는데 필요한 역량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전문가는 문제를 발견했을 때 다른 사람과 문제를 파악하고 서로에게 솔루션을 줄 수 있는 존재여야 합니다.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면 그 문제의 내부는 굉장히 복합적이에요. 그런데 내 분야 말고 아무런 지식이 없다면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양한 방면으로 생각할 수 없게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분야도 잘 알고 있으면서 다른 분야의 이슈에도 능통해야 해요.
Q. 공정개발 직무를 준비한다면 어떤 것들을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요?
전공 수업 중 진공이나 박막 프로세스와 연관된 과목이 있다면 배우는 것을 추천합니다. 꼭 전공수업 아니더라도 이런 과목들을 접할 기회가 있다면 먼저 들어보고 공부하면 좋겠어요. 물론 회사에서 다시 교육받기 때문에 몰라도 큰 문제는 없지만 처음 듣는 것과 다시 듣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실험계획법에 대해 알고 있다면 더욱 좋습니다. 실험계획법은 직접 한만큼 실력이 늘거든요.
또, 어떤 책이든 종류에 상관없이 많이 읽으라는 말을 하고 싶어요. 이공계생이 책을 별로 안 좋아하는데 이건 바뀌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많이 읽은 사람들은 생각의 깊이나 사고방식의 넓이가 확연히 다르거든요.
Q. 공정 R&D 분야로 입사할 미래의 신입사원에게 한마디 하신다면?
반도체 회사는 여러 기술이 집약된 산업체이기 때문에 협력의 중요성이 더욱 커요. 협업이라는 것이 거창한 것은 아니에요. 서로 배려해 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함께하는 태도를 만들어 가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협력 과정에서 대화를 기반으로 충분히 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의 것에 대해 충분히 말하고, 상대의 의견을 이해하려는 자세가 중요해요. 서로 대화가 통해야 함께 협업이 가능해지고 시너지를 창출하고 그 결과 회사가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니 협력과 소통의 자세를 가진 인재가 되기위해 노력하셨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반도체 공정의 근본을 탄탄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는 DRAM ThinFilm팀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끊임없이 고민하고 연구하는 것이 문제 해결의 위한 솔루션이라는 김찬배 수석. 그와 동료들이 함께 만들어갈 SK하이닉스의 발전을 기대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