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윈픽에_참가한_모든팀이_트로피를_들고_승리를_자축하고_있다2023 발달장애인 핸드볼 리그 ‘올윈픽(All Win Peak)’이 지난 19일 결승전을 끝으로 5개월간의 대장정을 마쳤다. 청주시 SK호크스 아레나(올림픽국민생활관)에서 열린 결승전에는 발달장애인 핸드볼 6개 팀이 참석해 승부를 겨뤘다. 올윈픽은 도전과 노력에 의미를 두며 모두가 함께 승리하는 스페셜올림픽* 방식의 핸드볼 대회로, 이날 대회에 참가한 모든 팀은 트로피와 메달을 받고 기쁨을 나눴다. 장애의 유무를 떠나 스포츠로 화합한 2023 올윈픽 현장을 뉴스룸이 담아왔다.

* 스페셜올림픽: 1968년부터 열린 발달장애인 국제 스포츠 대회. 발달장애인의 운동 능력과 사회 적응력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며, 동·하계 대회로 나뉘어 4년마다 개최된다. 올림픽, 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과 더불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인정하는 3대 올림픽 중 하나다.

9개 팀 모두 같은 트로피 손에 쥐고 “모두가 승리”

올윈픽은 SK하이닉스와 서원대학교,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한핸드볼협회가 주최하고 청주시가 후원하는 발달장애인 핸드볼 리그다. SK하이닉스가 ▲발달장애인 핸드볼 저변 확대 ▲발달장애인 건강 증진 ▲장애인 스포츠 참여 확산 등 사회적 가치(SV) 창출을 위해 진행 중인 발달장애인 핸드볼 팀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기획했다.

지난해 전국대회로 진행한 올윈픽[관련기사]에서 정규리그를 약속한 SK하이닉스는 올해 후속 활동을 이어가 더욱 확장된 규모로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핸드볼 리그를 공식 개막했다.

6월 22일 시작한 리그에는 9개 팀이 참가했고, 각 팀은 A·B·C 그룹으로 나뉘어 5개월간 21경기의 예선을 치렀다. 결승전에는 6개 팀(SNP 드래곤즈, 상록 포레스트, 진주 피닉스, 핸즈, 원더풀, 갓핸드)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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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서대로) SK하이닉스 이일우 부사장, 이범석 청주시장, 천흥수 서원대학교 행정 부총장, 이민성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이 환영사를 건네고 있다.

결승전은 축제 분위기로 문을 열었다. SK호크스 마스코트 호키와 호몽이가 등장해 선수단과 관객을 맞았고, SK하이닉스 이일우 부사장(청주기업문화담당 겸 SK호크스 단장)이 환영사로 결승전 개막을 알렸다. 이범석 청주시장, 천흥수 서원대학교 행정 부총장, 이민성 충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김태수 충청북도 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 이근희 대한물리치료사협회장도 참석했다.

이날 이일우 부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올윈픽은 모두가 이기고 하나되는 아름다운 올림픽을 의미한다”며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를 얻길 바라고,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선수 모두가 열정을 갖고 성장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원을 통해 올윈픽의 가치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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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서대로) 2023 올윈픽 개막을 알리는 SK호크스 마스코트, 선수를 응원하는 선수단과 가족들, 경기 전 몸풀기에 나선 SNP 드래곤즈 선수들

본 경기가 시작되자, SK호크스 아레나는 열기로 달아올랐다. 승부를 앞둔 선수들은 경기장 안팎에서 몸을 풀며 결승 분위기에 한껏 불을 지폈다. 관중석에서도 열띤 응원이 펼쳐졌다. 다른 팀 경기에도 서로 격렬한 응원을 보내며 축제의 분위기를 자아냈고, 예선 3위 팀들도 응원을 보태며 한마음으로 리그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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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서대로) A그룹 결승전 전경, 슛을 던지는 SNP 드래곤즈 선수와 방어하는 상록 포레스트 선수들(A그룹), 공격하는 진주 피닉스 선수와 이를 저지하는 핸즈 선수(B그룹), 갓핸드 선수의 공격을 저지하는 원더풀 선수들(C그룹)

A그룹에서는 이상원, 허광범 선수를 투 톱으로 공격을 펼친 SNP 드래곤즈가 접전 끝에 우승컵을 들었고, 상록 포레스트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B그룹에서는 핸즈 선수 전원이 조직적인 패스로 공격을 펼치는 가운데, 정봉주 선수의 속공을 무기로 한 진주 피닉스가 우승을 차지했고, 핸즈가 준우승을 거뒀다. C그룹에서는 원더풀이 김주현, 김석현 등 날렵한 선수를 필두로 맹공을 펼치며 우승컵을 잡았고, 갓핸드는 준우승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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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서대로) 결승전 후 소감을 전하는 상록 포레스트 이미영 감독과 SNP 드래곤즈 이상원 선수

준우승을 거둔 상록 포레스트 이미영 감독은 “핸드볼을 통해 팀워크, 소속감, 사회성을 키운 것은 물론 함께 이겨낼 수 있다는 의지를 다질 수 있었다”며 “핸드볼이 어떤 운동인지도 모르고 시작했던 선수들이 룰을 익히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감동을 받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우승에 큰 역할을 한 SNP 드래곤즈 이상원 선수는 “연습 때보다 실력이 안 나와서 아쉽지만, 우승해서 기쁘고 내년 리그에서도 우승하고 싶다”며 첫 정규리그 출전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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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서대로) 우승 트로피와 메달을 받은 성베드로학교, 행복모아 챌린저스, 갓핸드, 핸즈, 상록 포레스트, 원더풀, 진주 피닉스, SNP 드래곤즈

2023 올윈픽의 피날레는 시상식이었다. 8개 팀* 선수들은 모두 같은 트로피, 같은 메달을 걸고, ‘모두가 승리하는 대회’의 의미를 되새겼다.

* 프리드로우는 개별 사정으로 시상식 불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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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서대로) 핸드볼 던지기 이벤트, 노래 이벤트를 즐기는 선수들

발달장애인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목표와 의지를 심어주는 등 SV 창출 이상의 성과를 낸 올윈픽은 2024년에도 이어진다. 내년 준비를 위해 승강제도 도입으로 리그 운영 기준을 한층 더 체계화하고, 선수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등 더욱 알찬 구성으로 다시 찾아올 예정이다.

‘성장 멈춘 것 아니고 느릴 뿐’ 올윈픽으로 증명한 감독과 선수들

뉴스룸은 진주 피닉스 윤주회 감독, 정봉주 선수, 이상미 담당자와 행복모아 챌린저스 김미화 감독, 김생수 선수를 만나 국내 첫 정규리그를 치른 소감을 들어봤다.

진주 피닉스 윤주회 감독, 정봉주 선수, 이상미 담당자가 우승 후 승리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진주 피닉스 윤주회 감독, 정봉주 선수, 이상미 담당자가 우승 후 승리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진주 피닉스 윤주회 감독은 올해 4월 감독으로 합류해 팀을 이끌었다. 부담이 막중한 가운데 윤 감독은 팀원을 충원하고, 훈련을 거듭하며 착실하게 리그를 준비했다. 팀 기량은 나날이 높아졌지만, 그렇다고 만만한 결승은 아니었다. 윤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잠을 못 잘 만큼 긴장감이 컸다”며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해 기쁘고,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 7개월간 팀을 이끌며 윤 감독의 마음을 울린 것은 팀의 성장이었다. 초기에는 경기 운영 방식도 이해하지 못한 선수가 많았다. 하지만 선수들은 훈련을 계속하며 룰을 익혔고 팀워크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래서 윤 감독은 “우승보다 선수의 성장이 더 값지다”고 말한다.

선수들이 지금의 기량을 펼치는 데는 관리자의 조력도 한몫했다. 이상미 담당자는 선수 영입, 선수 및 코치 관리 등 팀에서 윤활유와 같은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담당자는 “초기에는 새로 충원한 선수들의 합을 맞추는게 쉽지 않았으나 점차 팀에 적응하고 실력을 발휘하면서 팀 기량이 한층 높아졌다”며, “반복되는 훈련 끝에 가능성이 보였고 패스와 슛이 절묘하게 연결됐다, 이런 모습에서 팀이 성장하고 있다는 걸 실감했고, 많은 보람도 느꼈다”고 말했다. 이 담당자는 앞으로도 팀의 성장을 위해 힘을 보탤 예정이다. 그는 “늘 선수가 많지 않아 어려움이 있지만, 그 속에서도 잘 따라준 선수들에게 고맙고 더 힘차게 달려 나가자”고 각오를 전했다.

윤 감독과 이 담당자를 비롯 많은 사람들의 조력이 있어 정봉주 선수도 뜻깊은 대회를 치를 수 있었다. 직장인이었던 정 선수는 상사의 권유로 진주 팀에 합류, 팀의 에이스로 성장한 선수다. “우리 팀 분위기가 제일 좋다”며 팀에 애정을 과시하는 정 선수는 단단한 팀워크를 우승 비결로 생각한다.

좋은 결과로 결승을 마친 정 전수는 “기분이 좋아서 날아갈 것 같다”며 “많은 사람이 응원해 줘서 좋았고, 잊지 못할 경기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복모아 챌린저스 김생수 선수와 김미화 감독이 트로피 수상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왼쪽부터) 행복모아 챌린저스 김생수 선수와 김미화 감독이 트로피 수상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번 리그에는 우승만큼 값진 경험을 한 팀도 있다. 행복모아 챌린저스(이하 챌린저스)다. 챌린저스는 2019년 SK하이닉스의 장애인 표준사업장 ‘행복모아’의 핸드볼 동아리에서 출범했다. 전 여자핸드볼 국가대표 김미화 선수가 감독으로 부임해 이끄는 팀으로, 정규리그 강호로 손꼽힌다.

특히 이 팀은 국내 1호 발달장애인 핸드볼 팀으로 그만큼 오랜 지원을 받아 왔다. 김 감독은 “많은 지원 중 ‘SK호크스 아레나’라는 안정적 훈련 환경이 큰 힘이 됐다”며 “발달장애인 특성상 새로운 환경에 부담을 가질 수 있는데, 안정적 환경은 정규리그와 스페셜올림픽 출전의 자양분이 됐다”고 말한다.

비록 이번 리그에서는 주장 김생수 선수의 부상으로 3위 상을 받았지만, 김 감독은 이를 ‘더욱 단단해질 계기’로 삼는다. “1년 간 땀 흘린 선수들이 아낌없이 실력을 발휘해 아름다운 결실을 맺었다”고 소감을 밝힌 김 감독은 “이번 리그에서 다른 선수들도 눈에 띄게 성장했기에 내년에는 더욱 단단한 팀으로 발전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챌린저스의 내년 목표는 2022년 영광의 재현이다. 김 감독은 “지난 2022년에는 뛰어난 기량으로 올윈픽 우승 및 스페셜올림픽 하계 대회 준우승을 달성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며 “내년에는 그때의 감동을 재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생수 선수도 각오를 다짐했다. ‘운동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핸드볼 동아리에 가입했던 그는 남다른 끈기로 주장 자리에 오른 선수다. 힘든 훈련을 이겨낼 때마다 자신감과 성취감이 늘었고, 이것이 원동력이 되어 김 선수를 에이스로 이끌었다. 김 선수는 “지난해에 이어 큰 대회에 참가할 수 있어 행복했다”며 “하루빨리 몸을 회복해 내년에는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와 함께 “더 큰 선수로 성장해 스페셜올림픽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끝으로 김미화 감독은 올윈픽의 의미를 짚으며 인터뷰를 마쳤다. 김 감독은 “발달장애는 성장이 멈춘 것이 아니라 조금 느린 것일 뿐이란 사실을 몸소 증명할 수 있게 해준 것이 올윈픽”이라며 대회를 준비한 모든 관계자에게 고마움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