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극도로 미세화된 D램 공정 기술의 한계를 돌파하며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회사는 지난달 29일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1c) 미세공정*을 적용한 16Gb(기가비트) DDR5 D램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관련기사]. SK하이닉스는 “AI용 초고속 D램 HBM에 이어 당사는 10나노 6세대 기술 개발도 가장 먼저 해냄으로써 D램 1등 기술력을 확고히 인정받게 됐다”고 강조했다.

* 10나노급 D램 공정 기술은 1x-1y-1z-1a-1b 순으로 개발돼 1c는 6세대.

뉴스룸은 1c 기술 개발 과정과 함께 SK하이닉스의 혁신 기술 역량과 D램 기술 로드맵에 대해 조명하는 좌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1c 기술 개발을 주도한 SK하이닉스 오태경 부사장(1c Tech TF), 조주환 부사장(DRAM 설계), 조영만 부사장(DRAM PI), 정창교 부사장(DRAM PE), 손수용 부사장(개발 TEST), 김형수 부사장(DRAM AE)이 참석했다.

[세계 최초 10나노급 6세대 1c DDR5 개발 주역 좌담회] SK하이닉스, D램 1등 기술 리더십으로 새로운 패러다임 연다_인물_02_2024
▲ 왼쪽부터 김형수 부사장(DRAM AE), 조영만 부사장(DRAM PI), 오태경 부사장(1c Tech TF), 조주환 부사장(DRAM 설계), 정창교 부사장(DRAM PE), 손수용 부사장(개발 TEST)

10나노급 6세대(1c) 미세공정 개발 성공, 모두가 함께 만든 ‘기술 신화’

1c 기술은 10나노대 초반의 극미세화된 메모리 공정 기술이다. 1c 기술을 적용한 DDR5의 동작 속도는 8Gbps(초당 8기가비트)로 이전 세대인 1b DDR5보다 11% 빨라졌으며, 전력 효율은 9% 이상 개선됐다. 성능뿐만 아니다. SK하이닉스는 EUV 공정에 신소재를 개발해 적용하는 한편, 설계 기술 혁신을 통해 공정 효율을 극대화했으며 원가 절감까지 이루어냈다.

1c 기술은 어떤 기술적 도전과 한계를 뚫고 탄생했으며, 회사 기술진은 어떻게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달성할 수 있었을까? 각 조직의 역할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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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김형수 부사장(DRAM AE), 오태경 부사장(1c Tech TF), 조영만 부사장(DRAM PI)

오태경(1c Tech TF): 1c 기술 개발을 총괄한 1c Tech TF의 가장 큰 목표는 ‘1등 개발’이었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이미 우수성이 증명된 1b 플랫폼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개발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기존의 3단계(테스트, 설계, 양산 준비) 개발 방식을 2단계(설계, 양산 준비)로 효율화했으며, 커패시터(Capacitor) 모듈과 같은 고난도의 기술 요소를 양산 공정에서 바로 개발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덕분에 전세대 제품 대비 2개월이나 단축해 1c 기술 개발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조주환(DRAM 설계): 최고 경쟁력이 입증된 1b 기술을 경험한 덕분에 기술적 위험도는 줄었으나, 작아진 셀 크기와 커진 저항으로 인해 여전히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았습니다. 이를 위해 회로 밀도와 센싱 성능을 높이는 등 다양한 설계 혁신을 통해, 데이터 처리 속도는 높이고 전력 소비는 줄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또, 공정 조직과 협업해 넷다이*를 극대화하며, 원가 경쟁력까지 확보했습니다.

* 넷다이(Net-die):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웨이퍼 한 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유효한 칩(Die)의 수

조영만(DRAM PI): 1b 플랫폼을 확장하는 방식은 1c 기술의 공정 고도화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주효했습니다. 1b의 경험을 바탕으로 1c 기술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예측하고 해결할 수 있었는데요. 특히, 트랜지스터 열화*와 신규 소재 적용에 따른 품질 리스크를 조기에 발견하고 개선함으로써, 미세화된 소자의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 열화: 절연체가 내/외부적인 영향에 따라 화학적 및 물리적 성질이 나빠지는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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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정창교 부사장(DRAM PE), 손수용 부사장(개발TEST), 조주환 부사장(DRAM 설계)

정창교(DRAM PE):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때는 전에 없던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게 마련입니다. 특히, 공정이 미세화되면서 과거와는 다른 특성들이 더 중요해지고, 이로 인해 수율 저하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요. 1c 기술에서 주요 성능의 수준을 높이는 트리밍* 기술을 활용하여 수율과 품질을 확보했습니다.

* 트리밍(Trimming): 반도체 설계 변경 없이 전자식 퓨즈(eFuse)를 활용하여 성능을 상향시키는 기술

손수용(개발TEST): 1c 기술의 적기 목표 달성을 위해 1c DDR5 제품의 테스트 시간 단축이 큰 도전이었습니다. 특히, 다른 주력 제품의 일정과 거의 같은 시기에 개발이 진행되며 더욱 효율적으로 테스트 운영을 해야 했는데요. 이를 위해 테스트 인프라를 추가로 확보했으며, 실장 시스템을 전략적으로 적용해 일정보다 빠르게 테스트 공정을 완료할 수 있었습니다.

김형수(DRAM AE): 가장 큰 기술적 도전은 1c DDR5의 초고속 고성능 특성을 검증하는 것이었습니다. 업계 최고 속도를 달성한 1c DDR5의 성능을 시스템 레벨에서 정상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 8Gbps 동작이 가능한 검증 인프라를 최초로 자체 개발했습니다. 이와 함께 검증과 잠재적 불량을 예측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직접 개발하여 우리만의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독보적인 1등 기술 리더십의 저력, ‘원팀’의 힘

이처럼 SK하이닉스가 D램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는 저력은 무엇일까? 좌담회 참여자 모두가 한목소리로 ‘유기적인 협업’과 SK하이닉스의 ‘원팀(One Team)’ 정신을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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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태경 부사장(1c Tech TF)

오태경(1c Tech TF): TF 운영을 비롯한 일하는 방식의 변화부터 플랫폼 기반 개발, 조기 양산 팹 운영 전략 등 다방면에 혁신이 더해지며 SK하이닉스의 기술 개발 역량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무엇보다 구성원들의 원팀 정신이 모든 성과를 견인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이야기한 2단계 개발 방식 도입과 EUV 패터닝 성능 및 원가 개선을 위한 신규 소재 개발 등은 탄탄한 협업 체계가 없었다면 성공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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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창교 부사장(DRAM PE)

정창교(DRAM PE): 1c 기술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원팀 문화였습니다. ‘최초’라는 타이틀에 따라오는 많은 기술적 도전을 극복하기 위해, 각 조직이 긴밀하게 협력하여 문제를 조기 발견했고,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DRAM PE 조직이 스크린 최적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설계 및 공정 조직과의 긴밀한 협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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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형수 부사장(DRAM AE)

김형수(DRAM AE): 미세 공정의 난이도는 점점 높아지고 그에 따른 다양한 기술적 난제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해결할 힘은 결국 여러 유관 조직이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원팀 정신이라고 생각합니다.

내부 협업 체계뿐만 아니라 고객과의 협력도 중요합니다. D램은 고객 시스템에 탑재되어 동작하는 제품입니다. 제품 기획에서부터 설계-공정-테스트-검증까지 모든 개발 과정에서 고객의 관점을 반영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객과의 끊임없는 소통과 기술 협력이 필수입니다.

1c 기술을 넘어, 차세대 D램 기술에서도 1등 수성할 것

1c 개발의 의의는 무엇보다 이 기술이 HBM, LPDDR, GDDR 등 모든 차세대 D램 제품군에 적용된다는 데 있다. 1c 기술은 앞으로 어떤 기술 혁신을 불러올 것이며, SK하이닉스의 D램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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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수용 부사장(개발TEST)

손수용(개발TEST): 1c 개발 성공으로 SK하이닉스는 압도적인 기술 경쟁력을 입증했습니다. 하지만 1c DDR5는 시작일 뿐입니다. 앞으로 1c 기술은 다양한 D램 제품에 적용되어 지속가능한 성장과 혁신을 이끌어갈 것이며, 다양한 고객 니즈에 완벽하게 부응할 것이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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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영만 부사장(DRAM PI)

조영만(DRAM PI): 1c 기술을 넘어 D램 기술은 점점 더 미세화될 것입니다. 특히, 10나노 아래 한 자릿수 기술로 넘어가는 시점이 오면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 예상되는데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재 및 장비의 성능을 극대화하는 것뿐만 아니라 2D 셀에서 3D 셀로의 구조 변화, 이종접합 등과 같은 기술 혁신 역시 필요할 것입니다. 이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SK하이닉스의 D램 기술 개발 체계 역시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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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주환 부사장(DRAM 설계)

조주환(DRAM 설계): 회사가 D램 기술 리더십을 지켜가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기술 로드맵을 바탕으로 핵심 기술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설계 측면에서는 차세대 미세 공정 도입 시 수반되는 리스크를 정교하게 예측하는 시스템 개발 등 설계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해 구성원의 부담을 줄이고, 더 나아가 회사의 경쟁력을 이어갈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SK하이닉스는 연내 1c DDR5의 양산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시장에 제품을 본격 공급할 계획이다. 최고의 성능과 원가 경쟁력을 동시에 충족시킨 1c 기술은 앞으로 회사의 1등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끝으로, 좌담회 참여자들은 D램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주역으로서 소감과 포부를 전했다.

[세계 최초 10나노급 6세대 1c DDR5 개발 주역 좌담회] SK하이닉스, D램 1등 기술 리더십으로 새로운 패러다임 연다_인물_01_2024
▲ 왼쪽부터 조영만 부사장(DRAM PI), 손수용 부사장(개발 TEST), 오태경 부사장(1c Tech TF), 정창교 부사장(DRAM PE), 조주환 부사장(DRAM 설계), 김형수 부사장(DRAM AE)

오태경(1c Tech TF): 1등 개발이 끝이 아닙니다. 남은 기간 동안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안정적인 양산 수율과 원가 경쟁력을 지속 개선할 계획이며, 이를 통해 SK하이닉스의 1등 리더십을 사수하겠습니다.

조주환(DRAM 설계): SK하이닉스는 이제 DDR5 개발에서 진정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했습니다. 1c 기술의 성공을 기반으로, 1d 및 그 이후 세대에서도 혁신적인 제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습니다.

조영만(DRAM PI): AI 메모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며,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고객들의 기대 역시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한 시점에 1c DDR5 개발에 성공한 것은 매우 고무적인 성과라 생각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SK하이닉스의 DDR5가 고성능 AI 메모리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하겠습니다.

정창교(DRAM PE): SK하이닉스의 기술 리더십이 세계 최고임을 증명했으며,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제품을 적기 개발하여 고객의 신뢰까지 높였다는 것이 기쁘고 자랑스럽습니다. 이후에도 수율과 품질 문제를 해결하여 더욱 완성도 있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손수용(개발TEST): 이번 성과는 오랜 노력의 결실이라 생각합니다. SKMS(SK Management System)를 기반으로 우수한 기업 문화와 원팀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구성원들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김형수(DRAM AE): SK하이닉스의 1c DDR5는 앞으로 고성능 서버 시스템의 기준이 될 것이고,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할 것입니다. 개발에 참여한 모든 구성원들의 노력과 헌신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