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구성원들은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도약하기 위해 ‘원팀 스피릿’을 바탕으로 협력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 제조·생산, 사업·전략, 그리고 인사·법무·물류·건설·환경 등 지원·인프라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며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뉴스룸은 이러한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조명합니다.
[히든닉스] 시리즈에서는 글로벌 AI 메모리 1위 달성에 기여한 숨은 부서를 소개합니다. 4편에서는 원자재 및 장비를 수입하고 완제품 운송을 책임지며 사내외 모든 프로세스를 잇는 물류 팀을 만났습니다.
Chapter 1. 지금 바로 발송해 주세요

“HBM4 12단 제품 샘플을 글로벌 고객사로 보내야 합니다. 매우 중요한 건입니다.”
9월 초, 물류 팀은 결전의 날을 맞았다. 몇 달 전 HBM4 샘플 발송 요청을 받고 만반의 준비를 해둔 터였다. HBM4는 회사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차세대 AI 메모리였다[관련기사]. 샘플 출하가 성공적으로 이뤄져야만 고객 신뢰 및 판매 확대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에 물류 팀은 영업·품질 조직과 협력사가 동시에 움직일 수 있도록 프로세스를 정교하게 세팅했다. C레벨 임원까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출하였기에,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았다.
하지만 출하 당일 아침, HBM4 샘플은 내부 이슈로 ‘발송’이 확정되지 않았다. 품질 조직의 ‘OK’ 사인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단 한 대의 트럭도 움직일 수 없었다.
최성현 TL은 이른 새벽부터 모니터 앞을 떠나지 못했다. 모든 시계가 느리게 흐르는 듯했다. 메일을 기다리는 1분이 1시간처럼 느껴졌다. 메일함을 새로고침 할 때마다 긴장감에 목이 타들어 갔다. 출하 마감은 오전 11시. 그 시점을 넘기면 배송 일정을 전면 재조정해야 했다. 머릿속에서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수십 번도 넘게 되풀이됐다.
그때 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발목을 잡던 ‘이슈’가 마침내 해결됐다는 내용이었다. 최 TL은 곧바로 전화를 들었다.
“지금 바로 픽업하고, 운송 진행해 주세요.”
그의 한마디에 대기 중이던 운송 프로세스가 일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출하 승인, 차량 배차, 완제품 픽업이 숨 가쁘게 이어졌다. 같은 시각, 노미란 TL은 협력사와 HBM4 샘플 물량과 운송 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단 한 건의 지연도, 손상도 허용되지 않았다. 운송 중 변수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협력사에 각별한 주의를 요청했고, 이내 별도의 픽업 차량이 지체 없이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오전 11시를 조금 넘기며 출하는 마무리됐다. 팀원들은 짧게 숨을 돌렸지만, 안심하기엔 일렀다. 제품이 항공기에 실리고 현지 도착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그리고 늦은 저녁,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HBM4 샘플, 현지 도착’
모니터를 바라보던 최 TL은 그제야 깊은 숨을 내쉬었다.
수출 운송 업무를 담당하는 노미란, 최성현 TL은 HBM4 첫 제품을 고객사로 보내던 그날을 ‘가장 아찔했던 순간’이자 ‘물류 팀의 가치를 느꼈던 순간’으로 기억했다.
이들의 이야기에서 엿볼 수 있듯 팀은 ‘공급망 관리’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고 있다. 그래서 팀을 이끄는 하성용 팀장은 ‘심장 같은 조직’이라고도 표현한다.
“물류 팀은 신체 곳곳에 혈액을 공급하는 심장처럼, 전사에 필요한 물품을 공급합니다. 생산에 필요한 모든 것을 전달하고 완제품 판매 운송까지 맡고 있으니, 회사의 필수 조직이라 할 수 있겠죠.”
Chapter 2. 전 세계 수백 개 노선, 그리고 끝없는 변수
물류 팀 업무는 크게 수입·수출·사내 운송으로 나뉜다. 수입 물류는 원부자재, 중량물(장비) 등을 사내로 들여오는 업무다. 수출 물류는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 고객사를 대상으로 제품을 출하, 수출 선적 및 배송하는 업무다. 사내 운송은 국내외 완제품 창고(FGS, Finished Goods Storage)를 운영하고, 이천·청주·우시 등 제조 사이트 간 반제품*을 배송하는 업무를 말한다. 반제품은 사이트를 이동하며 완제품으로 제작돼 해외로 판매된다.
이처럼 수출입부터 사내 운송에 달하는 수많은 물류를, 수백 개의 노선을 통해 책임지고 운송하는 이들이 물류 팀인 것이다. 하 팀장이 ‘심장이자 모세혈관’에 비유하는 이유다.

▲ 물류 팀 업무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하성용 팀장
“전 세계 수십 개국, 수백 개의 수입·수출 노선을 확보해 업무를 진행 중이며, 국내외에 여러 개의 FGS를 통해 완제품을 출하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천·청주 캠퍼스 내에 백여 개의 사내 운송 노선을 운영 중이기도 하죠. 이렇게 물류 팀은 전 세계와 전사 곳곳을 잇는 허브(Hub)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수입 물류의 경우 웨이퍼를 비롯해 수많은 원부자재, 장비를 다루는 만큼 제조와 직결된다는 특징이 있다. 관련해 팀원들은 지난 2024년 HBM 제조 장비 일화를 입에 올렸다.

▲ 팀에서 진행했던 HBM 장비 부품 수입 건에 관해 설명하고 있는 최성현 TL
“HBM 샘플을 제작하던 중 장비가 고장 나는 바람에 납기 지연이 예상됐습니다. 이때 저희 팀이 협력사와 긴밀하게 협업해 수리 부품 운송 기간을 대폭 단축했는데요. 결과적으로 적기에 장비를 유지보수하고 납기일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물류 팀의 빠른 대응이 빛났던 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수출 물류의 경우 수많은 변수를 고려해야 한다. 노미란 TL은 “도착지 기상 악화로 항공 루트를 급히 우회했던 일, 국제 정세 변화로 특정 국가에 수출이 몰리면서 항공기 적재 공간을 서둘러 확보했던 일 등 뜻밖의 일들이 끝없이 터져 나온다”며 “무엇보다 고객사 납기일을 최우선으로 해 변수에 대응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 수출 물류 업무의 핵심을 이야기하고 있는 노미란 TL
“물류 업무를 하다 보면 온갖 변수를 고려해 항공 운송 루트를 바꾸고 제품을 선적할 때가 많은데요. 이 가운데 물류 팀은 고객과 약속한 일정에 맞춰, 목적지까지 최대한 안전하게 운송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FGS 관리 담당자의 협업도 중요하다. 정해월 TL은 “FGS는 SK하이닉스에서 생산한 완제품을 입고·보관·출하·인계하는 역할을 한다”며 “항공 일정에 맞춰 신속히 출하해 고객사 납기와 매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Chapter 3. Speed Up, Service Up, Cost Down
수입부터 수출, 사내 운송에 이르는 많은 업무를 전담하는 물류 팀. 이렇게 바쁘게 돌아가는 와중에도 “세 가지 가치는 반드시 지키고자 한다”고 하 팀장은 강조했다. 바로 스피드 업(Speed Up), 서비스 업(Service Up), 코스트 다운(Cost Down)이다.
모든 수출입 품목은 긴급성을 요하므로 ‘속도’가 생명이다. 원부자재 및 장비의 품질 이슈를 예방하기 위해선 운송의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동시에 최적의 ‘비용’까지 고려해야 한다. 특히 하 팀장은 “최근 공정이 세분화되면서 제조 사이트 간에 반제품이 오가는 사례가 급격히 늘었다”며 “그만큼 배송 속도와 품질을 높이고 비용을 낮추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반제품을 빠르고 안전하게 배송해야 완제품 역시 납기에 맞춰 제때 제작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이러한 물류 작업이 매일 발생하고 있는데요. 저희는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운송하면서, 품질에 이상이 없도록 안전을 챙기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합리적인 값으로 운송하고자 최선의 방안을 찾아가는 중입니다.”
이를 잘 보여주는 사례가 ‘웨이퍼 무중단 운송’으로, 정해월 TL이 손에 꼽는 성과 중 하나다.

▲ 웨이퍼 무중단 운송 성과를 이야기 중인 정해월 TL
“물류 팀은 신속하고 품질 높은 서비스로, 단 한 건의 물류 중단 없이 적기에 운송을 마쳐 완제품 제조 및 판매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 물류 팀이 해외 법인과 협업하며 적극 지원한 전사 IATF 16949 인증
‘자사 물류 체계에 대한 대외 신뢰도를 높여 대한 수출 프로세스를 더욱 원활하게 해주는 IATF 16949* 인증 획득 지원’, ‘EUV 장비의 성공적 운송’ 등 이외에도 다양한 성과가 언급됐는데, 팀원들은 지난해 진행한 EUV 장비가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수천억 원의 값비싼 장비인 만큼 작은 이슈도 발생하지 않도록 한 달 동안 운송 루트를 점검했습니다. 그럼에도 변수는 튀어나왔고, 엔지니어가 현장 점검 차 해외로 급히 나간 적도 있었죠. 국내 도착 후엔 통관 팀과 협업해 긴급으로 통관 절차를 마치고, 팹(Fab)에 반입할 수 있었습니다.”

▲ 하성용 팀장이 물류 팀의 포부를 전하고 있다.
물류 팀은 앞으로도 속도, 품질, 비용에서 더 나은 해답을 찾고 더 값진 성과를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물류 통합 관리 시스템을 운영하고, 통관을 비롯한 제조·영업 부서와 유기적으로 협업하며, 운송 요청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 팀장은 “전사 차원의 물류 운영 최적화를 위해 과제를 발굴하는 중”이라고 말하며,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Full Stack AI Memory Creator)로 나아가기 위한 포부를 밝혔다.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는 ‘원팀 스피릿’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물류 역시 이 목표를 이루는 하나의 조각이라고 생각하고, 고객 요구에 맞는 물류 방안을 고안해 회사 성장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