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알람이 울리는 순간 스마트폰 화면이 밝아진다. 음악 플레이리스트가 스트리밍되고, 알고리즘 추천 영상이 자동으로 재생된다. 쇼핑, 검색, 문서 작성 등 AI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이를 구동하는 반도체의 존재감은 커졌지만, 기술을 온전히 이해하기에는 여전히 문턱이 높다.
SK하이닉스는 이 지점을 출발점으로 삼았다. 반도체가 쉽고 친근한 존재로 인식될 수 있도록, 사람들과 교감하며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하나의 인격체로 기술을 재해석한 것이다.

▲ (왼쪽부터)SK하이닉스의 캐릭터 ‘하빔이’, ‘에이전트 660’
그렇게 태어난 SK하이닉스의 새로운 캐릭터가 ‘하빔이(HABIMI)’다. 하빔이의 또 다른 이름은 ‘에이전트 660(AGENT 660) 하임스 본딩(HYMES BONDING)’이다. 이는 브랜드 메시지 전달을 수행할 때 취하는 일종의 작전명이다. 두 이름은 상황에 따라 역할이 달라지는 한 인물의 두 가지 모습을 나타낸다.
“기술과 브랜드를 잇는 캐릭터 기반 스토리텔링 전개할 것”

▲ SK하이닉스의 캐릭터 ‘하빔이’
SK하이닉스는 회사와 반도체를 보다 쉽게 이해시키는 방법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캐릭터 전략을 도입했다. 특히 대중과의 접점이 제한적인 B2B(기업간 거래) 구조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람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새로운 소통법에 주목했다.
“반도체의 본질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법을 찾던 중, 누구에게나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대리인의 존재를 떠올렸습니다. 바로 기업을 상징하면서 친근한 이미지를 지닌 캐릭터죠. 복잡한 기술 원리도 캐릭터인 하빔이의 시선을 통해 보면 쉽고 흥미로운 이야기로 바뀌게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SK하이닉스의 캐릭터 ‘하빔이’
캐릭터 세계관에서 ‘하빔이’는 HBM 칩이 탑재된 AI 휴머노이드로 설정돼 있다. 탄생 연도는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2013년이다. 호기심 많은 성격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술을 탐색하는 기업 정신을 반영하고, 완벽주의적 면모는 최고의 기술력과 양산성을 추구하는 구성원의 집요함과 연결된다. 때때로 드러나는 인간미 넘치는 모습은 사람들에게 호감을 불러일으키게 될 주요 포인트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시도가 회사를 이해하는 언어가 되고, 반도체를 더 가깝게 느끼는 통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에이전트 660 하임스 본딩’ 기업 이해·호감도 높인다

▲ ‘하빔이’가 미션을 받으면 ‘에이전트 660’으로 변신한다.
하빔이는 평상시 브랜드를 상징하는 캐릭터 역할을 맡지만, 기술 설명과 기업 소식을 전달할 때는 SK하이닉스 BI6(Brand Intelligence, Section 6)* 소속 요원인 ‘에이전트 660 하임스 본딩’으로 전환돼 임무를 수행한다.
* BI6(Brand Intelligence Section 6): SK하이닉스 브랜드전략 담당 조직을 의미하는 캐릭터 세계관 내 별칭
여기서 ‘660’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종목코드 ‘000660’에서 따온 것으로, 회사의 기업가치를 반영하도록 설계된 명칭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이래 지금까지 이 분야 글로벌 1등 위상을 굳건히 하고 있고, 주가도 올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하임스 본딩’은 차세대 패키징 기술 ‘하이브리드 본딩*’을 유명 첩보 영화 속 주인공 이름에 대입해 언어유희적으로 표현한 이름이다. 여기서 ‘본딩’은 기술적으로는 칩 간 접합을 의미함과 동시에 대중에게 더 밀착한다는 중의적인 뜻을 내포하고 있다.
* 하이브리드 본딩(Hybrid Bonding): 칩을 적층할 때, 칩과 칩 사이에 범프를 형성하지 않고 직접 접합시키는 기술. 이를 통해 칩 전체 두께가 얇아져 고단 적층이 가능해지며, 16단 이상의 HBM 제품에서 필요성이 검토되고 있음
에이전트 660의 주된 임무는 SK하이닉스의 비전과 가치를 이해하기 쉬운 방식으로 전파해 기업에 대한 관심과 호감을 높이는 일이다. 그는 회사 뉴스를 전달하는 앵커나 리포터가 되기도 하고, 광고 · 브랜디드콘텐츠 · 교육 등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각종 사회공헌 활동과 사내외 주요 행사에도 참석해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키링과 같은 굿즈로도 제작돼 사람들과의 접점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댓글·공유·좋아요 등의 콘텐츠 반응과 기업 주가가 ‘요원 연봉’에 반영된다는 설정은 캐릭터에 또 다른 재미와 의미를 부여하는 요소다. 이밖에 SK하이닉스는 지난달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협업해 출시한 ‘허니바나나맛 HBM 칩스’[관련기사]를 통해 처음으로 캐릭터를 활용하기도 했다.
“스낵 출시로 캐릭터 세계관의 첫 출발을 알렸습니다. 에이전트 660은 이와 같은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콘텐츠와의 접목을 통해 캐릭터 중심의 소통 무대를 확장시키고 대중을 포함한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본딩’을 더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