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반도체의 마스터 클래스, 세 번째 특강에서는 차세대 AI 시스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피지컬 AI(Physical AI)’를 자세히 다뤄본다.
최근 로봇 공학은 눈부신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 여러 대가 콘서트 무대에서 화려한 군무를 선보였다. 올해 CES(소비자 가전 전시회)에서는 집안일을 돕는 가정용 휴머노이드가 눈길을 끌었고, 미국에서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완성차 공장 작업자로 배치됐다. 이처럼 빠르게 고도화 중인 로봇 산업의 중심에는 차세대 AI 시스템으로 불리는 기술, ‘피지컬 AI(Physical AI)’가 있다.
미래인재 CLASS 3편에서는 SK하이닉스 대학생 앰버서더(이하 앰버서더)가 로봇 공학의 권위자인 오상록 원장(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을 만나 피지컬 AI의 개념과 메모리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살펴봤다.
피지컬 AI는 휴머노이드를 포함한 상위 기술 개념
피지컬 AI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개념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흔히 로봇 혹은 휴머노이드와 혼동하기 쉬운데, 오상록 원장은 ‘피지컬 AI와 로봇은 다른 개념’이라고 강조하며 특강을 시작했다.

▲ 피지컬 AI의 개념
“사람의 지능을 컴퓨터로 구현한 것이 인공지능이고, 이 지능을 ‘움직이는 시스템’에 더한 것이 바로 피지컬 AI이죠.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휴머노이드를 포함하여 자율주행 드론, 자율주행 자동차 등이 모두 피지컬 AI에 해당합니다.”
구체적으로 오 원장은 ‘테니스 연습’에 비유하며 ‘책으로 테니스를 배운 사람이 막상 코트에 나가면 서툰 것’을 예로 들었다. 이어 “텍스트 수준에서는 백과사전만큼의 지능을 갖고 있어도, 물리적 공간에 나오면 새로운 지능이 필요하다”며 “이러한 지능을 더한 물리 시스템이 바로 피지컬 AI”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러한 피지컬 AI를 구현하려면 수많은 물리 데이터를 학습시켜야 하는데, 이에 따라 메모리 수요 증가 또한 불가피한 현실이 됐다.
관련해 안대윤 앰버서더는 “피지컬 AI용 메모리 수요가 얼마나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오 원장은 “글로 학습시키는 기존 방식보다 몇십 배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그만큼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답했다.
국가별 각각의 강점이 명확한 피지컬 AI
이번 특강에서 국내외 피지컬 AI의 현주소를 진단해 보는 시간도 이어졌다. 정도경 앰버서더는 먼저 KIST의 연구 개발 사례를 물었다.

▲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이 연구 개발 중인 피지컬 AI, 케이펙스(KAPEX) (출처. KIST)
현재 KIST는 국내 기업과 협업해 피지컬 AI를 로봇에 접목하는 연구를 진행 중이다. 오 원장은 KIST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에 ‘케이펙스(KAPEX)’라는 닉네임을 붙였다고 소개했다. 이어 “케이펙스는 잘 걷고 잘 뛰는 정도를 넘어 일상에서 요리도 하고 심부름도 할 수 있는 로봇”이라며 “인간과 함께 생활하며 동반자 역할을 할 수 있는, ‘풀 스택 휴머노이드’를 목표로 몸체와 센서까지 함께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사례를 묻는 김승연 앰버서더 질문에는 “각국의 접근이 조금씩 다르다”고 답했다. 이와 함께 “중국의 경우 저렴한 가격, 튼튼하고 오래 가는 내구성, 재주를 잘 넘는 움직임 등 몸체에 더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고 “미국의 경우 소프트웨어 측면, 즉 두뇌 개발에 더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메모리’와 ‘제조업’에서 경쟁력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영상 중심의 피지컬 AI 데이터를 학습시키려면 훨씬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한데요. 이 메모리 산업을 주도하고 있다는 게 우리의 강점이죠.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는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업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이 두 가지 강점을 바탕으로 확장한다면 글로벌 피지컬 AI 산업의 주도권도 노려볼 수 있겠죠.”
‘풀 스택 AI 메모리’가 반드시 필요한 피지컬 AI
오 원장에 따르면 피지컬 AI 분야에서는 풀 스택 AI 메모리가 모두 필요하다. 많은 데이터를 다루는 학습에는 여전히 고성능 · 고대역폭 메모리가 요구된다. 주로 서버에 장착되는 HBM이 해당한다.
그때그때 빠르게 행동해야 하는 온디바이스 AI에는 저전력 D램이 적합하다. 관련해 오 원장은 식재료 창고(서버)와 주방(온디바이스 AI)을 예로 들었다. 우리는 한 가지 요리를 하려고 주방에서 창고로 왔다 갔다 하지 않는다. 필요한 요리법과 재료만 활용해 그 자리에서 빠르게 요리한다. 피지컬 AI도 같은 원리다. 필요한 동작은 서버를 거치지 않고 수행한다. 이때 쓰는 것이 전력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고안된 저전력 D램이다.

▲ 저전력 메모리 기반으로 서버를 거치지 않고 그 자리에서 연산하는 피지컬 AI
이어서 오 원장은 “SK하이닉스가 이 지점을 정확히 알고 다양한 설루션을 내놓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SK하이닉스는 저전력 메모리 관련해 최근 LPDDR6 개발 소식을 전했고, LPDDR5X를 여러 개 묶은 모듈, SOCAMM2*까지 개발해서 온디바이스 AI뿐만 아니라 AI 서버에도 쓸 수 있는 설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응하기 위해 PIM* 제품도 꾸준히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PIM: 메모리에 프로세서의 연산 기능을 더해, 기존 메모리와 프로세서 사이 데이터 병목현상을 해소하고 속도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여주는 차세대 메모리
피지컬 AI와 메모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다고 해서 핑크빛 전망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점이 있느냐”는 박규연 앰버서더의 질문에, 오 원장은 세 가지 과제를 핵심으로 꼽았다. ▲데이터 학습 ▲발열 ▲안전 등이다. 관련해 그는 “디지털 트윈을 활용하거나, 인류가 만든 모든 영상을 학습시키는 등 다양한 데이터 학습 방안이 제시되고 있고, 발열과 안전 문제도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 오상록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특강 끝 무렵, 오 원장은 ‘피지컬 AI 시대 속 인간의 역할’을 물으며, 기술 발전과는 별개로 인류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진중한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피지컬 AI가 발전한다고 해도 ‘창의적인 생각’은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정말 중요한 질문, 다시 말해 ‘그랜드 퀘스천(Grand Question)’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과정, 이것은 앞으로 우리 인간이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피지컬 AI 시대가 오더라도, 이 사실을 마음에 새기며 미래인재로 성장해 나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