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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받는 건강검진 ‘PE’, 하닉어사전만 있으면 이해가 쏙쏙!

PE(Product Engineering) 직무는 반도체 품질을 책임지는 '주치의' 역할로, 테스트 데이터를 분석해 불량 원인을 찾고 설계를 개선한다. Shmoo Plot과 Real Wave를 활용해 제품의 안정성과 정확성을 확보한다.

반도체는 수십, 수백 단계의 복잡한 공정을 거쳐 생산되며, 공정마다 아주 미세한 영역에서 매우 정교한 작업이 이뤄진다. 그만큼 작은 변수가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생산된 반도체가 고객의 요구 스펙에 맞게 동작하는지 최종 점검하는 ‘PE(Product Engineering)’ 직무에도 더 많은 역량이 요구된다. 단순히 양품과 불량품을 구분하는 수준을 넘어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공정 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추적해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PE 직무는 환자의 상태를 면밀히 살피며 환자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주치의’처럼, 반도체의 품질을 점검하고 불량 확률을 줄여 최종적으로는 제품의 품질을 보증하는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이번 ‘하닉어사전’ 5편에서는 PE 직무에서 주로 활용되는 용어들을 SK하이닉스 대학생 앰버서더의 시선으로 쉽고 재밌게 풀어봤다. 또 어떤 새롭고 흥미로운 용어들이 기다리고 있는지 함께 살펴보자.

P&T와 PE, 무엇이 다를까?

반도체 직무 중 PE(Product Engineering)와 양산기술 P&T(Packaging & Test)는 테스트를 거쳐 생산된 반도체의 품질을 점검한다는 점에서 비슷해 보이지만, 이를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최종적인 목표가 다르다. P&T는 설비 조건을 안정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반면 PE는 개발 단계에서 테스트 환경을 설계하고 최적화하며 품질과 수율을 고려해 양품과 불량품을 가르는 기준을 세우는 데 중점을 두며, 초기 불량을 조기에 발견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역할도 함께 수행한다.

최종 목표가 다른 만큼, 테스트가 진행되는 환경과 수행하는 역할에도 차이가 있다. P&T에서는 실제 생산 과정을 점검하고 이를 통해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양산 단계에서만 실제 테스트가 진행되지만, PE에서는 제품 개발 단계 전반에 걸쳐 품질 확보를 위한 전략이 설계된다. 쉽게 말해 P&T가 “생산라인을 안정적으로 돌리는 팀”이라면, PE는 “생산된 반도체가 스펙에 맞는지 최종 건강검진을 해주는 주치의”라고 할 수 있다.

‘Shmoo Plot’ – 반도체 건강검진 차트

▲ ‘Shmoo Plot’ 예시(AI 생성 이미지)

‘Shmoo Plot’은 반도체가 다양한 전압·주파수 조건에서 정상적으로 동작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만든 ‘지도’다. 건강검진에서 혈압, 맥박, 체온을 여러 조건에서 측정하듯이, Shmoo Plot은 수많은 테스트 조건을 그물망처럼 깔아 놓고 칩이 어느 구간에서 정상 동작하는지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Shmoo Plot은 단순히 합격·불합격을 판정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동작 가능 범위를 한눈에 보여 주기 때문에, 제품이 어느 정도 조건까지 안정적으로 동작하는지, 또 어떤 구간에서 불량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지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PE 엔지니어는 이를 활용해 설계 오류를 조기에 발견하고, 설계 변경을 제안하거나 후공정 대책을 마련한다.

‘Real Wave’ – 심전도처럼 보는 칩의 ‘심장 박동’

▲ ‘Real Wave’ 예시(AI 생성 이미지)

Shmoo Plot으로 전체 그림을 확인했다면, 이제는 세밀한 부분을 들여다볼 차례다. 이때 등장하는 것이 ‘Real Wave’다. 이름 그대로 실제 파형을 확대해 보는 과정으로, 문제의 원인을 더 깊이 파악할 수 있다. Real Wave는 테스트 장비에서 측정한 반도체의 실제 파형(Signal Waveform)을 확인하는 툴로, 이를 통해 칩 내부에서 전압이 언제 올라가고 내려가는지, 신호 타이밍에 이상은 없는지 점검한다. 사람으로 치면 심전도(ECG)를 보고 심장이 제대로 뛰는지 살펴보는 것과 같다. PE 엔지니어는 이러한 Real Wave를 통해 D램의 오동작을 실제 파형으로 확인하고, 오동작 시 테스트 환경을 변경해 가며 원인을 파악한 후 이를 설계/공정 팀에 전달한다.

넓게 보고, 깊게 보는 PE 직무

PE 직무는 이렇게 넓게 보고(Shmoo Plot), 깊게 보는(Real Wave) 과정을 반복하며 제품의 품질을 확보한다. 테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불량을 찾아내고 그 원인을 분석해, 공정 개선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스마트폰이나 PC와 같이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제품 속의 반도체들이 오랜 기간 큰 문제 없이 잘 동작하고 있는 것도 모두 이와 같이 철저한 품질 확보 과정을 거친 덕분이다.

앞으로도 ‘하닉어사전’ 시리즈는 다양한 주제를 중심으로 뉴스룸, SNS 등 여러 채널을 통해 독자들과 꾸준히 소통할 예정이다. 기술을 향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SK하이닉스의 전문성과 진정성을 널리 알리는 이 여정에 많은 관심과 기대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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