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퍼 한 장이 반도체로 완성되기까지는 수백 단계의 공정을 거친다. 이 복잡하고도 정교한 여정의 마지막 관문에는 SK하이닉스의 양산기술 P&T(Package&Test, 이하 P&T)가 있다.
P&T는 후공정 전반을 기술적으로 운영하며, 테스트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품의 품질을 분석하고 공정 개선까지 주도하며, 나아가 고객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는 제품의 기준을 결정짓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뉴스룸은 SK하이닉스 대학생 앰버서더(김진재, 정성준)와 함께 P&T 직무를 담당하는 정다현 TL(Solution Mobile TEST 기술팀), 남경민 TL(SoC TEST 기술팀)을 만나, P&T 직무가 어떤 과정을 통해 반도체의 완성도를 높이는지, 또 그 과정에서 어떤 역량이 필요한지 살펴보았다.
패키지부터 테스트까지, 반도체 후공정을 책임지는 P&T
SK하이닉스의 P&T 직무는 전공정에서 생산된 칩을 제품 형태로 완성하고, 그 품질을 최종 검증하는 후공정을 담당한다.
세부 직무는 이름 그대로 패키지(Package) 기술과 테스트(Test) 기술로 나뉜다. 패키지 기술은 웨이퍼 상태의 칩을 물리적으로 보호하고, 열 방출 및 전기적 특성을 고려해 최적의 연결 구조를 구현한다. 제품 특성과 고객 요구에 따라 재료와 공정 조건 등을 조율하고, 원가 경쟁력과 기술 경쟁력 모두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테스트 기술은 패키징된 반도체가 설계대로 동작하는지를 검증하고, 그 과정에서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오류를 식별하고 개선 방향을 도출한다. 단순한 불량 판별을 넘어 수율 향상과 공정 효율화를 위한 결정적인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P&T는 양산기술의 양대 축 중 하나다. 반도체 양산 단계에서의 기술 운영을 통칭하는 ‘양산기술’은 전공정과 후공정으로 나뉘며, 각각 1편에서 다뤘던 양산기술과(관련기사) P&T가 담당한다. 전공정이 팹(Fab)에서 회로를 형성하는 제조 공정을 다룬다면, 후공정은 완성된 칩을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하고 그 품질을 검증하는 단계다. 양산 현장에서는 이 두 직무가 유기적으로 맞물려 움직인다. 각자의 영역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동시에, 하나의 목표를 향해 원팀 마인드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최고의 품질을 완성해 나간다.
P&T는 이런 인재를 찾는다
P&T는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제품의 품질을 완성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단순히 공정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을 넘어, 고객이 요구하는 수준의 품질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는 분석과 개선을 이어가는 직무다.
따라서 P&T 직무를 수행하는 데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바라보는 통찰력이다. 공정 최적화, 수율 향상, 안정성 확보 등 패키지 과정의 주요 의사 결정은 모두 데이터 해석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테스트 과정에서 이상 여부를 판단하고, 정확한 개선 방향을 도출하는 일에도 항상 데이터 분석 과정이 동반된다.
반도체 제조 과정 전반에 대한 이해 역시 중요한 역량 중 하나다. 전공정에서 회로를 형성하는 과정부터, 이를 보호하고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패키징, 제품의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하는 테스트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가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패키지 기술에서 다양한 공정과 재료가 조합되는 만큼 반도체 소재에 대한 기초 지식도 업무 이해에 도움이 된다.
SK하이닉스의 송상목 TL(Talent Acquisition팀)은 “공정 미세화가 기술적 한계에 다다르면서, 후공정의 기술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이제는 좋은 칩을 만드는 것을 넘어, 그것을 어떻게 패키징하고 테스트하느냐가 고객 만족을 결정짓는 요소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제품의 최종 품질을 완성하는 기술에 관심있는 인재라면, 지금이 바로 P&T 직무에 주목할 때”라고 강조했다.
Q1.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남경민 TL: SoC TEST 기술팀 남경민 TL입니다. 저는 완성된 반도체 칩이 제대로 동작하는지 판별하는 테스트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있으며, 수율 안정화, 생산성 향상, 품질 확보를 위한 다양한 기술 대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다현 TL: Solution Mobile TEST 기술팀에서 근무하는 정다현 TL입니다. 저는 모바일용 제품에 들어가는 D램 제품의 패키지 테스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패키징이 완료된 반도체가 실제로 잘 동작하는지를 최종적으로 확인하는 업무입니다.
Q2. P&T 직무에서의 협업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남경민 TL: 팹(Fab)에서 전공정을 거친 웨이퍼는 웨이퍼 상태에서 먼저 1차 테스트를 거칩니다. 여기서 통과한 웨이퍼만 패키징 공정을 통해 완제품으로 거듭나며, 이후 테스트로 최종 품질을 검증하게 됩니다. P&T는 전공정이 완료된 시점부터 고객에게 제품이 전달되기 전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개발, 제조, 마케팅 등 여러 부서와 긴밀히 협력해 제품의 완성도를 높여갑니다.
정다현 TL: 특히, 테스트 과정에서 불량이 발생하면 그 원인을 찾기 위한 협업이 필수입니다. 패키징 공정에서의 이상 여부부터 그 이전의 공정이나 개발 단계까지의 이슈 가능성을 데이터 기반으로 확인하고, 유관 부서 담당자들과 함께 개선 방향을 논의합니다. 또한 제품 단계에서 이상 발생 시에는 영업 및 마케팅 부서와 함께 대응해 원인 분석과 재발 방지까지 이어지는 후속 조치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Q3. P&T 직무의 핵심 목표는 무엇인가요?
남경민 TL: 수율, 품질, 생산성. 이 세 가지가 핵심입니다. 다시 말하면, 불량 분석을 통한 수율 향상, 안정적인 품질 확보, 그리고 테스트 시간 단축과 TAT* 감축을 통한 생산성 향상입니다. 쉽게 말하면, 빠르고 정확하게 불량을 선별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공정을 개선하는 것입니다.
* TAT(Turn Around Time): 제품이 완성되기까지의 총 소요 시간
정다현 TL: 제가 신입사원 시절에 들었던 인상적인 말이 있습니다. “TEST 부서의 궁극적인 목표는 TEST가 없어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테스트에서 불량이 아예 발생하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 높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는 뜻입니다.
Q4. P&T 직무에 가장 필요한 자질이나 역량은 무엇인가요?
남경민 TL: P&T 직무에서 가장 중요한 역량은 데이터를 해석하고 활용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문제를 분석하고, 개선점을 도출하는 것이 일상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파이썬, C언어 등 프로그래밍 역량이 있다면 테스트 프로그램 구동 등의 실무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다현 TL: 반도체가 어떤 원리로 동작하는지, 회로에 대한 기초적인 이해가 있다면 분명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끊임없이 배우고 변화에 적응하려는 자세입니다. 특히, 테스트 기술 업무는 제품과 기술 변화에 따라 계속 달라지기 때문에, 새로운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익히고 대응할 수 있는 유연한 태도 또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5. P&T 직무를 꿈꾸는 예비 지원자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남경민 TL: 저는 화학 전공자로서, 처음에는 P&T 직무와의 전공 적합성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실험 데이터를 정리하고 시각화했던 경험이 실제 업무에 큰 도움이 되었고, 그 덕분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분명 저처럼 전공 때문에 지원을 망설이는 지원자들도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떤 전공이든지 실험이나 데이터를 통해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해 본 경험이 있다면 분명 강점이 될 수 있으니, 용기 내서 도전하길 바랍니다.
정다현 TL: P&T는 기술 발전과 함께 빠르게 변화하고 있으며, 성장 가능성 또한 큰 직무입니다. 그래서 새로운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배움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완벽할 필요는 없습니다. 늘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적극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자세만 있다면 누구든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