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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O/인사이드

현존하는 가장 빠른 DRAM, ‘HBM2E’ 탄생 비하인드 스토리 전격 공개!

2020.07.15

 

DRAM은 초고속, 고용량, 저전력을 향해 치열하게 발전해왔다. 그중에서도 DRAM의 생명은 단연 ‘속도’다. 그렇기에 ‘가장 빠른’이라는 타이틀은 메모리 업계에서 더욱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일 세계 최고속 DRAM인 ‘HBM2E’¹의 본격적인 양산을 알리며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뉴스룸은 이 소식이 전해진 날, HBM2E의 기획 및 마케팅을 담당하는 DRAM상품기획 산하 IPM기획팀 구성원들을 만나 제품 기획 및 개발 과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어봤다.

1) HBM2E: 2세대 HBM의 확장(Extended) 버전

세계 최고속 DRAM, ‘HBM2E’의 탄생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13년 SK하이닉스는 DRAM에 TSV(Through Silicon Via, 실리콘관통전극) 기술을 적용해 업계 최초로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을 개발했다. SK하이닉스는 HBM을 통해 처리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리며 DRAM사(史)에 한 획을 그었다. 이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며 지난해 8월 HBM2E 개발 성공 이후, 단 10개월 만에 양산에 돌입했다.

HBM2E는 초당 3.6기가비트(Gbps)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제품으로 1,024개의 정보출입구(I/O)를 통해 1초에 460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를 처리한다. Full-HD급 영화(3.7GB) 124편을 1초에 전송할 수 있는 현존하는 가장 빠른 DRAM 솔루션이다. 용량 또한 이전 세대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16GB를 구현했다.

 

HBM2에서 한 단계 더, 절치부심으로 탄생한 업계 최고속 DRAM

HBM의 탄생과 발전, 그리고 지금의 HBM2E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에는 DRAM상품기획 산하 IPM기획팀이 함께했다. HBM2E 양산까지 땀과 열정을 쏟아온 주인공들을 만나봤다. 

▲(왼쪽부터) IPM기획팀 정연승TL, 박정수 TL, 김연수 TL, 안창용 TL, 김왕수 PL, 이현민 TL, 안은지 TL

Q. 반도체 개발 과정에서 상품기획조직은 어떠한 역할을 하는가?

김왕수 PL 반도체 산업의 기술 변곡점을 선행적으로 예측하고 다양한 대외활동과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검증한 후, 제품 스펙(SPEC, specification의 준말. 제품의 특정 및 개발일정 등)을 제안해 제품 개발 라인업에 대한 전사 합의를 도출하는 주관 부서다. 쉽게 말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제품을 어떻게 상품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기획하는 일을 한다.

▲ 김왕수 PL

Q. HBM2E를 기획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김연수 TL SK하이닉스는 HBM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음에도 이어지는 세대에서까지 주도권을 유지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HBM2E를 시작할 때 제품 스펙을 높이기 위해 모든 구성원이 한층 더 절치부심했다. HBM2E는 HBM2와 HBM3 사이에 있는 제품으로, HBM2보다 더 빠르고, 고용량, 저전력으로 기획했다. 최근 HBM2E가 양산에 돌입하며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매우 뿌듯하다.

▲ 김연수 TL

Q. HBM2E는 3.6Gbps 속도로 초당 460GB의 데이터 처리가 가능한 업계 최고속 DRAM이다. 용량도 이전 세대 대비 2배 늘어난 16GB의 대용량을 지원한다. 이러한 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김연수 TL 그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먼저 HBM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HBM이 기존 DRAM 대비 고성능을 구현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구조 자체를 바꿨기 때문이다. TSV 기술은 DRAM 칩을 수직으로 쌓은 뒤 전체 층을 관통하는 기둥 형태의 이동 경로를 만들어 명령어와 데이터를 전달한다. 쉽게 말해 기존에는 신호 전달을 위한 선(와이어)이 구조적으로 길게 구성될 수밖에 없었다면, 지금은 칩을 쌓은 뒤 구리 성분의 물질로 기둥을 만들어 중앙을 뚫어 연결한다. 그만큼 와이어의 길이가 짧아지고, 짧아지는 만큼 신호 전달이 누락되지 않고 더 빨라지는 것이다.

이현민 TL 세계 최고 성능 제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그만큼 고난도의 미세공정 기술이 필요했다. 초반 개발 과정에서 많은 허들이 있었지만, 결국 수많은 논의 끝에 HBM2E에 꼭 필요한 기술을 선정하고 적용할 수 있었다. 개발 부서를 비롯해 전 부서가 물심양면으로 협업했기에, 업계를 압도하는 최고 성능 제품의 양산에 성공할 수 있었다. 

Q. HBM2E는 어떤 제품에 탑재되며, 어느 분야에서 활용될 것으로 전망하나?

박정수 TL 프리미엄 제품군에 속하는 HBM은 고성능이 요구되는 제품에 주로 탑재된다. 한꺼번에 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며 고도의 연산력이 필요한 하이퍼포먼스컴퓨팅(HPC, High-Performance Computing),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등에 최적화된 메모리 솔루션이다. 또한, 데이터 전송량이 급증하는 5G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HBM의 수요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Fast Follower’가 아닌 ‘First Mover’로서 고객과 소통하다

최초, 최고의 기술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장의 요구에 부합하는 제품이어야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개발에서 양산까지도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만, 그 이전부터 오랫동안 고객과 함께 미래 기술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IPM기획팀은 고객사들과 밀접하게 소통하고 있다.

Q. 개발 과정에서 시행착오는 없었나? 또, 이를 극복할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인지도 궁금하다.

김왕수 PL HBM은 반제품이기 때문에 독립적으로 작동될 수 없다. 때문에 고객사의 제품에 탑재해 동작에 문제가 없는지 인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제품 인증 작업을 3~6개월 정도로 예상했다. 하지만 고객의 시스템에 적용했을 때 생각하지 못한 여러 가지 변수로 1년 가까이 소요됐다. 경험이 부족하다 보니 나온 시행착오였다. 하지만 이를 자양분 삼아 HBM2E에서는 더 높은 스펙을 타깃으로 전 구성원이 협심했다. 최종 결과물이 10이라고 한다면 내부에서는 12~13 수준으로 준비하다 보니 결국 빠른 시일 내에 양산할 수 있었다.

Q. 고객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다고 했는데, 이를 위해 상품기획조직은 어떠한 방식으로 일하고 있나?

안은지 TL 가장 큰 역할은 고객과 시장의 요구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하는 제품을 기획하는 것이다. 우리가 10의 성능의 제품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고객이 그 정도 성능을 필요로 해야만 의미가 있다. 상품을 기획하기 전, 고객사와 함께 언제 어떤 성능의 제품을 생산해 어느 시점에 공급할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하는 시간을 갖는다. 미래를 예측하며 이야기하다 보니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이견이 생기기도 한다. 이럴 때면 우리의 입장을 설명하며 절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반면 내부적으로 고객사의 요구사항을 설득하기도 한다. 내외부의 의견을 조율하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지만 다이내믹한 만큼 재미있게 일하고 있다.

▲ 안은지 TL

Q. 고객사와 의견을 조율하면서 고충은 없었는지, 또 반응은 어땠는지 궁금하다.

김왕수 PL 인증 과정에서 제품의 불량이 나오거나 했을 때, 내부적으로만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객사에 투명하게 오픈해 해결책을 함께 모색했다. 단순히 ‘Fast Follower’가 아닌, ‘First Mover’로 능동적으로 움직인 것이 좋게 작용했다. 고객의 요구를 빠른 시간 내 반영할 수 있었고 개발 시 발생하는 한계점을 고객에게 바로 전달해 합의를 이루었다. 대내외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진행됐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다.

 

SK하이닉스 역량의 집약체 HBM2E, 4차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개발된 제품을 양산한다는 것은 그 제품이 곧 고객의 손에 전달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간의 수고가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에 큰 의미를 갖는다. HBM을 처음 탄생시킨 SK하이닉스인 만큼, 이번 HBM2E에 대한 애정은 누구보다 남다를 것. SK하이닉스는 HBM2E를 본격 양산함으로써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고, 4차산업혁명 시대의 핵심으로 더 가까이 다가서게 됐다.

Q. SK하이닉스에게 HBM2E는 어떤 의미를 갖는 제품인가?

이현민 TL 제품을 출시할 때는 시장의 규모를 보기도 하고, 시장의 장래성을 보기도 한다. HBM2E는 후자의 시장을 바라보는 제품이다. 주로 사용되는 애플리케이션은 슈퍼컴퓨터,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5G 네트워크 등 4차산업혁명의 핵심 산업이라고 볼 수 있다. 고성능 제품이기에 아직 시장 규모가 크다고 할 순 없지만, 향후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면 매우 기대되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김연수 TL ‘세계 최고’는 미사여구가 아닌 사실이다. ‘첨단기술의 중심 더 나은 세상을 만듭니다’라는 당사 브랜드 아이덴티티(Identity)처럼 세계에서 가장 빠른 DRAM을 양산했다는 사실만으로 기술회사로서의 자존감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Q. 최초, 최고를 위해 끊임없이 기술혁신을 거듭하고 있는 SK하이닉스의 다음 스텝은 무엇인가? 앞으로의 계획과 목표를 알려달라.

김왕수 PL HBM2E의 성공을 발판 삼아 이제는 HBM3로 나아가야 하는 시점이다. 현재 JEDEC(Joint Electron Device Engineering Council, 반도체 분야의 국제표준화기구인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에서 HBM3 제품의 기준을 만들기 위해 논의 중이다. SK하이닉스의 HBM3가 HBM2E처럼 업계를 선도하는 제품이 될 수 있도록 상품기획 조직을 비롯해 SK하이닉스 전 구성원이 노력하고 있다. HBM2E가 나오기까지 개발진, 상품기획 조직은 물론 수많은 구성원이 하나가 되어 힘을 모았다. 때문에 HBM2E는 SK하이닉스가 지닌 역량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다. 많은 분의 응원을 바탕으로 SK하이닉스가 또 한 번 세계 최고의 HBM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