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반도체 제조 공정에는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정밀함과 완성도가 요구되고 있다. 단순히 회로를 더 작게 구현하는 것을 넘어, 복잡해진 설계 구조를 높은 재현성과 안정성으로 양산하는 역량이 중요해진 것이다. 성능과 집적도에 대한 요구가 동시에 높아지는 환경에서, 설계 의도를 웨이퍼 위에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해 내느냐는 반도체 기술 경쟁력의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
AI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가 보여준 성과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교하게 작용해 온 포토* 기술이 있다. 포토 기술을 통한 미세 패턴 하나하나가 곧 제품의 성능과 수율, 그리고 원가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Photo기술 조직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 포토(Photolithography, 노광) 공정: 회로 설계 시 빛을 이용해 웨이퍼 위에 구현하는 공정으로, 반도체 성능과 집적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SK하이닉스는 Photo기술 조직 신임임원으로 김현석 부사장을 선임하며, 또 한 번의 기술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뉴스룸은 김 부사장을 만나 신임임원으로서의 포부와 AI 시대에 Photo기술 조직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관해 들어봤다.

중요한 시기 막중한 책임감… “엔지니어의 경험으로 기대에 부응할 것”
김현석 부사장은 2004년 입사해 줄곧 포토 공정 현장에서 기술 한계에 도전해 온 기술 전문가다. 그는 불가능할 것 같던 미세 패턴이 실제 웨이퍼 위에 구현되는 순간의 성취감을 원동력으로 삼아온 ‘찐’ 엔지니어였지만, 이제는 Photo기술 조직을 이끄는 수장으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며 소감을 밝혔다.
“AI 대전환기라는 매우 중요한 시점에 이처럼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되어 영광이지만, 동시에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이어온 엔지니어의 역할에서 더 나아가 조직 전체의 방향과 역할을 함께 고민해야 하는 새로운 출발선에 선 기분입니다. 이제는 나무가 아닌 숲을 보는 리더로서 Photo기술 조직을 이끌어가겠습니다.”
김 부사장은 이번 선임을 Photo기술 조직에 대한 회사의 기대이자 주문으로 받아들였다. 그 어느 때보다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 속에서 Photo기술 조직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 부사장은 결정적인 승부수가 필요한 시기, 이를 잘 헤쳐갈 것이라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반도체 미세화라는 과제를 풀어줄 핵심 기술이 바로 포토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껏 현장에서 쌓아온 저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회사의 기대에 부응하는 Photo기술 조직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포토 공정,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를 여는 ‘마스터 키(Key)’
2025년은 SK하이닉스가 AI 메모리 No.1의 위상을 공고히 한 해였다. 김 부사장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Photo기술 조직이 거둔 가장 의미 있는 성과로 EUV* 공정 안정성을 꼽았다.
* EUV(Extreme Ultraviolet): 짧은 파장의 빛(극자외선)을 이용하는 리소그래피 기술. 웨이퍼에 회로 패턴을 새기는 장비에 사용
“최근 Photo기술 조직은 EUV 공정 안정성 확보를 통해 1c* D램 개발에 성공했고, HBM의 적기 개발에 기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점은 Photo기술 조직의 최대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초미세 패턴을 구현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기술적 난제가 있었지만, 우리 구성원들은 이를 하나씩 풀어가며 조직의 역량을 한 단계 성장시켰습니다.”
* 10나노(nm)급 D램 미세공정 기술은 1x-1y-1z-1a-1b-1c(6세대) 순으로 개발되어 왔으며, SK하이닉스는 2024년 8월 세계 최초로 1c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김 부사장은 “미세화가 한계에 다다를수록 EUV를 얼마나 효율적이고 안정적으로 다루느냐가 곧 품질과 원가 경쟁력으로 직결된다”고 강조했다. Photo기술 조직이 확보한 공정 안정성이 곧 차세대 로드맵에서 개발 속도를 높이는 ‘강력한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이어 “이 성과는 ‘타임 투 마켓*’과 질적 성장을 동시에 뒷받침하는 기술 자산이 될 것”이라며 중장기 경쟁력 확보 의지를 밝혔다. 특히, 김 부사장은 회사의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Full-stack AI Memory Creator)’ 비전이 본격화된 2026년, Photo기술 조직의 역할을 미래 메모리를 구현하는 ‘마스터 키(Key)’로 정의했다.
* 타임 투 마켓(Time to Market): 제품이나 서비스의 기획부터 개발, 양산(또는 출시)까지 소요되는 기간을 의미한다.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라는 비전은 AI 시대, 더욱 다양해지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설계부터 공정 · 패키징까지 전 단계에서 고객 맞춤형 가치를 구현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이 과정에서 Photo기술 조직은 제품 성능과 양산 경쟁력을 동시에 결정하는 조직으로서, 미래 메모리 경쟁력을 여는 ‘마스터 키’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포토 공정을 구축해 다양한 커스텀 제품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수율과 품질을 확보해 나갈 계획입니다.”

“가장 앞서 길을 열고, 가장 끝까지 함께하는 리더 될 것”
김현석 부사장이 그리는 리더의 모습은 명확하다. 구성원들을 가장 앞에서 이끌어 가면서도, 가장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것이다. 그는 이를 위해 리더 스스로 압도적 기술력을 갖춘 ‘치열한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제가 생각하는 리더는 앞에서 방향을 제시하고, 뒤에서는 끝까지 함께 책임지는 사람입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전문성과 조직 간 경계를 허무는 협업 문화가 함께 뒷받침돼야 합니다. 기술적 전문성은 조직의 경쟁력과 자존감의 근원이며, 원팀 스피릿은 그 경쟁력을 성과로 완성하는 힘입니다. Photo기술 조직이 이 두 가지를 겸비한 협업의 중심축으로 거듭날 때,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라는 목표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SK하이닉스 구성원들에게 당부 메시지를 부탁하자, 김 부사장은 ‘도전의 가치’를 강조했다.
“우리는 지금 반도체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역동적인 변화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 이면에, 기술적 한계를 우려하는 시선도 존재하지만, 저는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도전의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난제가 닥쳐도 원팀으로 치열하게 도전한다면 해내지 못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구성원 모두가 도전의 과정에 함께하고, 노력한 만큼의 결실을 나누며 서로를 진심으로 격려하는 SK하이닉스를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