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는 박승민·최종덕 기성을 2023년 ‘마스터’로 선정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해 처음 도입한 마스터는 정년 없이 근무하는 현장 최고의 기술 전문가로, 장비 유지 및 보수를 담당하는 메인트(Maintenance) 직군 내에서 가장 높은 직책에 해당한다.
회사는 제조∙생산 분야에서도 고도의 지식과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판단, 현장 기술자의 경험과 역량을 활용하고 계승하기 위해 ‘명장’과 ‘마스터’ 직책을 도입한 바 있다. [관련기사]
명장은 현장 최고 수준의 기술 전문가로 여러 난제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여기서 나아가 마스터는 명장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역량과 전문성을 지닌 구성원 중에서 선발되는데, 이들은 난제 해결은 물론 지식을 문서화하고 다음 세대 명장과 마스터를 기르기 위한 롤모델 역할을 수행하며, 경영진과 함께 의사 결정에도 참여한다.
SK하이닉스는 마스터 제도를 점차적으로 확대 운영해 현장 기술 인재들이 경력을 확장하며 성장해 나가고, 회사의 기술 노하우가 보존, 계승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2018년 명장이 된 후에도 굵직한 프로젝트를 여럿 성공시켰는데, 2019년에는 전자현미경의 고질적 문제였던 오측정 이슈를 해결했으며, 이후에는 장비간 계측 수치에 오차가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는 시스템을 개발해 냈다.
박 기성은 명장에 이어 지금의 마스터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경쟁력으로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때까지 매달리는 ‘해결사 기질’을 꼽았다. 그는 “여러 기술 난제가 산적할 때 단기적인 미봉책으로 막기보다는 문제의 근원을 파악하고 재발하지 않는 시스템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며 “문제에 집요하게 매달려 끝끝내 해결책을 찾아내려는 태도가 높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기성은 사내에서 ‘일타강사’로도 유명하다. 그는 전자현미경에 대한 깊은 지식을 인정받아 사내 장비기술 트레이닝 센터 강사로 활약했는데, 2017년에는 수강 구성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아 최고 평점을 기록했다. 명장에 이어 마스터가 되는데 발판이 된 성과였다. 하지만 박 기성은 여기 안주하지 않고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 문제를 해결하는 길을 택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박 기성은 “마스터로서 구성원이 존경할 만한 롤모델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향후 발생하게 될 문제에 대해서도 누구보다 먼저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 기성은 “처음 패키지 테스트라는 업무를 맡았을 땐 어려움이 컸지만 난관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많은 성과를 낼 수 있었고, 이것이 명장에 이어 마스터가 된 발판이 됐다”며 “특히 이천의 신규 팹(FAB)인 M16 안에 패키지 테스트 라인을 설치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M16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대대적인 장비 이설이 필요했지만 패키지 테스트를 맡은 구성원 대부분 경험이 없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세히 진행 과정을 살펴보며 구성원들과 함께 임무를 수행해 나갔고 그 결과 성공적으로 이설을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최 기성이 속한 부서는 무사고로 대규모 라인을 설치한 것은 물론, 안전성까지 인정받아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선정하는 우수연구실로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값진 성과를 만들어낸 비결은 기술력이었지만, 최 기성은 또 다른 포인트로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는 협업하는 구성원들의 입장과 어려움을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달려있다”며 “경직된 분위기에서 업무 지시만 하는 방식 대신 구성원들의 개성과 의견을 존중한 결과, 진정성 있는 협업을 끌어냈고 결국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기성은 마스터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오랜 근무 경력의 기술 인재들이 경험을 낭비하는 일 없이 회사와 사회에 기여하는 길을 열어줬다”며 “앞으로 마스터로서 개발 인프라에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장비 효율을 높이고, 후배 구성원들이 명장과 마스터로 성장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