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the content

[미래인재 CLASS] 기술 패권의 중심에 선 반도체, 경쟁력의 근간은 ‘AI 생태계’

AI 시대 반도체는 기술 패권의 핵심으로, 국가들은 소버린 AI를 위한 자립적 반도체 역량과 생태계 구축에 경쟁 중이다. 권석준 교수는 GPU · HBM · 전력망 · 소부장 등이 촘촘히 연결된 AI · 반도체 생태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SK하이닉스의 용인 트리니티 팹이 국내 소부장 검증과 자립 생태계 강화의 핵심 해법이 될 것이라 전망했다.
TECH&AI
[미래인재 CLASS] 기술 패권의 중심에 선 반도체, 경쟁력의 근간은 ‘AI 생태계’

반도체의 경쟁력은 사람에서 나온다. 뉴스룸은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산업을 이끌 미래인재를 양성하는 데 힘을 더하기 위해 [미래인재 CLASS]를 기획하고,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다양한 주제를 짚어 나가고 있다. 특히 이 시리즈에서는 SK하이닉스 대학생 앰버서더와 반도체 기술의 정점에 있는 석학이 만나 AI와 반도체의 본질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시간을 갖는다.

다섯 번째 특강에서는 AI와 반도체 산업 경쟁력의 밑바탕이 되는 ‘생태계’를 짚어본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반도체를 둘러싼 각국의 경쟁은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특히 AI라는 변수가 더해지면서, 반도체는 ‘기술 패권’을 결정짓는 핵심 자산이 됐다.

“AI를 구동하기 위해서는 GPU도 있어야 하고, D램도 있어야 하고, HBM도 있어야 하고, 전력망도 있어야 하고, 온갖 종류의 기술 · 부품이 필요하죠. 이 모든 건 촘촘히 연결돼 있는데, 우리가 생태계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이 가운데 권석준 교수(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부)는 “반도체 경쟁력의 근간에는 ‘생태계’가 있다”고 강조한다. SK하이닉스 대학생 앰버서더(이하 앰버서더)가 권석준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AI의 등장, 그리고 기술 패권의 중심이 된 ‘반도체’

미래인재 CLASS 기술 패권의 중심에 선 반도체 경쟁력의 근간은 AI 생태계 07 기타 인포그래픽

최근 반도체는 뉴스에 등장하는 단골 소재가 됐다. 경제뿐만 아니라, 국제 뉴스에도 종종 등장한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날 특강은 달라진 반도체의 위상에 대해서 질문하는 것으로 문을 열었다. “국제 · 경제 뉴스에 반도체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데, 반도체가 어쩌다 이렇게 화제의 중심에 서게 됐냐”는 정도경 앰버서더 질문에, 권 교수는 역사적인 흐름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냉전 시대에도 반도체는 기술 패권 경쟁의 한가운데 있었어요. 냉전 이후에도 마찬가지고요. 그만큼 반도체는 수십 년 동안 국가 간 관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는데요. AI라는 변수가 더해지면서 위상이 한층 달라진 거예요. AI, 각국의 기술 패권, 국가 경쟁력, 이 모든 화살표가 겹치는 방향에 반도체가 놓인 겁니다.”

변화는 수치보다 현실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 “반도체에 대한 인식이 확실히 달라졌다”는 박규연 앰버서더 의견에, 권 교수는 엔비디아(NVIDIA) 젠슨 황 CEO의 행보를 예로 들었다[관련기사]. 글로벌 유수의 컴퓨팅 기업 수장이 메모리 기업 수장과 회동하며 AI 가속기의 핵심 요소인 메모리(HBM 등)를 챙길 정도로 반도체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기업뿐만 아니라 국가적 움직임도 거세다. 이나래 앰버서더가 ‘국가 차원의 정책’을 묻자, 권 교수는 ‘3대 메가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6월 말에 청와대가 메가팹(Mega FAB), 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관련한 3대 메가 프로젝트를 발표했죠. 각기 다른 것처럼 보이지만, 크게 보면 ‘반도체’라는 하나의 연결고리를 갖고 있어요. 이처럼 국가가 직접 나서서 대규모 인프라를 구축할 만큼 반도체를 바라보는 시각이 바뀐 겁니다.”

* 3대 메가 프로젝트(Mega Project): 2026년 6월 정부가 발표한 국가 전략 프로젝트. 반도체 메가팹 구축, AI 데이터센터 확충, 피지컬 AI 산업 육성을 핵심으로 함
* 피지컬 AI(Physical AI): 자율 주행차, 로봇 등 AI가 물리 세계에서 직접 작동하는 기술

국가 간 치열한 반도체 경쟁, 그 배경엔 ‘소버린 AI’

글로벌 차원에서의 경쟁도 활발하다. 국가별 강점을 묻는 최상원 앰버서더 질문에 권 교수는 “각국은 저마다의 장점을 무기로 하여 서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미래인재 CLASS 기술 패권의 중심에 선 반도체 경쟁력의 근간은 AI 생태계 05 인물 사진

▲ 권석준 교수(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부)

“대한민국은 자타공인 메모리 강국이고, 로직 반도체는 대만의 TSMC가 압도적으로 앞서 있어요. 미국은 EDA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설계와 일부 핵심 공정 장비를 쥐고 있고요. 일본은 소재와 부품에서 저력을 유지하고 있죠. 네덜란드는 리소그래피 장비*에서 우위가 있고, 독일은 전장 반도체, 동남아시아는 후공정 조립 · 테스트 분야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중국이 막강한 ‘시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새롭게 떠오르고 있어요.”

* 리소그래피 장비(Lithography Equipment): 반도체 웨이퍼 표면에 회로 패턴을 광학적으로 새기는 장비

전 세계 국가들이 반도체에 집중하는 배경에 대해서는 ‘소버린 AI*’를 언급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국익 논리에 따라 AI 모델에 대한 접근성이 통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고, AI 역량 및 반도체 개발을 독립적으로 추구하려는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

“현재는 생성형 AI 모델 정도만 생각하겠지만, 앞으로 모든 산업에 AI를 도입한다고 생각한다면 자주적인 AI 역량을 갖추는 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출발점이 ‘반도체’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죠.”

* 소버린 AI(Sovereign AI): 외부 의존 없이 국가가 자체적으로 AI 역량을 보유 · 운용하려는 개념

반도체 경쟁력의 동력은 ‘AI 생태계’

한편, 권 교수는 이 지점에서 AI 생태계의 중요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견고하게 갖춰진 생태계 속에서 경쟁력 있는 반도체가 탄생한다는 이유에서다. AI 생태계의 정의를 묻는 이나래 앰버서더 질문에는 “하나만 빠져도 움직일 수 없는 얽히고설킨 네트워크 시스템”이라며 실제 산업 간 연결고리를 예로 들었다.

미래인재 CLASS 기술 패권의 중심에 선 반도체 경쟁력의 근간은 AI 생태계 08 기타 인포그래픽

“AI 모델 뒤에는 데이터센터와 GPU가 있어요. GPU는 엔비디아가 설계, TSMC가 생산하고, TSMC는 ASML의 리소그래피 장비로 회로 패턴을 웨이퍼에 찍어냅니다. 그 장비에 들어가는 거울은 독일의 칼 자이스(Carl Zeiss SMT)가 만들고, 렌즈를 연마할 때는 협력업체의 힘을 빌리죠. 렌즈를 닦을 때 쓰는 특수 융(천)은 독일 어느 시골 마을의 수공업 업체가 만들어요. AI 모델 만드는 회사에서 시작해 몇 단계를 거쳐 독일 시골 마을까지 왔죠. 이게 바로 생태계입니다.”

건강한 생태계의 조건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꼽았다. 참여하는 플레이어가 충분히 많아야 하고, 플레이어들 사이의 연결고리가 촘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그는 “팹을 이루는 수백 종의 장비와 수천 종의 소재 · 부품(소부장)은 여전히 해외 의존도가 높다”며 국내 AI 생태계의 약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소부장 기업은 국내 AI 생태계의 아픈 손가락인데요.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자, 기술을 개발해도 양산 수준에서 검증할 공간이 마땅치 않아 활용할 수 없다는 애로사항이 있어요. 그런데 최근 SK하이닉스가 그 난제를 해결할 설루션을 제시해서 주목받고 있죠.”

미래인재 CLASS 기술 패권의 중심에 선 반도체 경쟁력의 근간은 AI 생태계 09 기타 인포그래픽

▲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트리니티 팹 조감도

향후 SK하이닉스는 지자체와 협력해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안에 공용 테스트 팹인 ‘트리니티 팹*’을 구축, 국내 소부장 업체가 실제 양산 환경에서 기술을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관련해 권 교수는 “소부장 기업이 훗날 SK하이닉스의 든든한 우군이 되고, 세계 시장에서도 경쟁하는 회사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또, “이를 통해 더욱 건강하고 견고한 생태계가 완성된다면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이 대한민국을 더 많이, 더 자주 찾게 될 것”이라고 전하며 강의를 마쳤다.

* 트리니티 팹(Trinity FAB):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내에 구축되는 미니 팹으로 실제 반도체 양산 팹과 동일한 환경에서 소부장 기업이 개발한 제품의 양산 신뢰성을 검증하는 역할을 하게 됨. SK하이닉스와 정부, 소부장 기업이 ‘삼위일체’가 돼 한국 반도체 경쟁력을 높인다는 의미로 트리니티 팹으로 명명됨

연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