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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속 IT] 강하고 똑똑한, 그래서 더 매력적인 ‘드래곤볼 파이터즈’ 속 인조인간

Written by 임병선 | 2018. 1. 22 오전 5:00:00

 

80~90년대를 주름잡았던 인기 만화 ‘드래곤볼’. 연재가 종료된 지 20년이 지났어도 그 인기는 여전한데요. 드래곤볼을 소재로 한 게임도 꾸준히 출시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1월 말에는 대전 격투 방식인 ‘드래곤볼 파이터즈’가 나올 예정입니다. 드래곤볼에는 어떤 물건이든 담을 수 있는 ‘호이포이캡슐’, 과거와 미래를 오갈 수 있는 ‘타임 머신’ 등 수많은 SF 요소가 등장합니다. 다양한 IT 기술과 기계가 등장하지만, 이번에 다룰 주제는 바로 ‘인조인간’입니다. 강하고 똑똑한, 그래서 더 매력적인 드래곤볼 속 인조인간을 만나보도록 하겠습니다.

드래곤볼 속 인조인간

인조인간은 드래곤볼의 등장인물인 ‘닥터 게로’가 만든 병기로, 처음에는 세계정복을 위해 개발됐다가 이후 주인공인 ‘손오공’을 죽이기 위해 개발됩니다. 인조인간, 즉 안드로이드(Android)는 겉보기에 사람과 구별이 안 되는 기계로 만든 로봇을 뜻하는데요. 드래곤볼에서 언급하는 인조인간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인간을 의미합니다.

인조인간은 강력한 주인공인 손오공을 쓰러뜨리는 적으로 나오는 만큼 강대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작중에서 일반 지구인보다 강력한 크리링이나 천진반은 물론, 외계인으로 분류되는 손오공, 베지터, 피콜로 보다 강한 위엄을 보여주죠.

드래곤볼에 등장하는 인조인간은 크게 3종류로 나뉩니다. ‘인조인간 16호’처럼 무(無)에서 창조된 기계를 베이스로 한 것과 ‘인조인간 18호’처럼 살아있는 인간을 베이스로 한 것, 마지막으로 ‘인조인간 셀’처럼 바이오 테크놀로지로 만들어진 인공생명체입니다.

마침 드래곤볼 파이터즈에서 참전하는 캐릭터에 3명 모두 존재하네요. 이 3종류의 인조인간을 토대로 현실에서는 어느 정도까지 기술이 진전됐는지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강력한 힘을 가진 로봇, 인조인간 16호


▲인조인간 16호 (출처: 드래곤볼 파이터즈 공식 사이트)

인조인간 16호는 기계를 베이스로 만든 인조인간입니다. 흔히 인조인간이라고 하면, 대부분 인조인간 16호 같은 형태를 많이 떠올릴 겁니다. 작중에서도 인간 같은 모습을 하고 있지만, ‘로켓 펀치’를 쓰거나 강력한 에너지를 발사하는 ‘헬즈 프래시’처럼 로봇 같은 면모가 부각됩니다.

현실에서는 이처럼 강력한 인조인간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심지어 인간처럼 자연스럽게 걷는 로봇조차 아직 만들지 못했죠. 다리를 이용해 걷는 이족보행 방식의 로봇으로는 일본의 ‘아시모’나 우리나라의 ‘휴보’, 미국의 ‘펫맨’이 대표적인데요.

아시모나 휴보 모두 평면 발바닥 보행을 하는 반면, 펫맨은 인간과 유사한 발꿈치-발끝 보행을 합니다. 발꿈치-발끝 보행은 안정화가 어려운 대신 더 인간과 흡사하고 빠른 보행이 가능합니다. 펫맨이 걷는 모습은 동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팻맨 TEST 영상 (출처: YouTube)

이 같은 로봇의 발전에는 반도체 기술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직접 조종하는 로봇과 달리 인공지능 로봇은 탑재된 센서를 통해 인지된 외부 정보가 로봇의 컴퓨터로 전달되고, 이를 분석해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를 판단하게 됩니다.

여기서 외부 정보를 인식하는 CMOS 이미지 센서와 정보를 분석해 움직임을 명령하는 CPU, 걷거나 사물을 잡는 등의 촉각 센서, 정보를 외부로 전송하는 무선통신용 칩 등 모두 반도체 부품이 탑재됩니다. 로봇은 그야말로 고성능 반도체의 집약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죠.

인조인간 16호처럼 강력한 인간 형태의 로봇이 등장하려면 아직도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할 것 같네요. 하지만 언젠가는 꼭 등장할 것이라 생각됩니다.

매력적인 사이보그, 인조인간 18호


▲인조인간 18호. (출처: 드래곤볼 파이터즈 공식 사이트)

드래곤볼에서 가장 미녀라고 여겨지는 캐릭터를 꼽으라고 하면 십중팔구 인조인간 18호를 꼽을 겁니다. 인조인간 18호는 인간을 개조해 만든 인조인간으로, 작중에서는 ‘로봇이 아니라 인간을 약간 개조’했다고 언급됩니다. 따라서 인조인간이라고 하지만 인간의 모습을 한 로봇인 ‘안드로이드’보다는, 개조인간인 ‘사이보그’에 가까운 설정입니다.

인간을 베이스로 개조했으며 누군가에게 조종당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로 움직인다면 사이보그로 칭합니다. 영화 <로보캅> 시리즈의 ‘로보캅’이나 <스타워즈> 시리즈의 ‘다스 베이더’, 만화 <원피스>의 ‘프랑키’나 <형사 가제트>의 ‘가제트’ 같은 캐릭터가 대표적인 사이보그라고 할 수 있죠.

SF 작품에서 등장하는 사이보그는 전투에 특화된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인간과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지만, 어딘가에 강력한 무기를 숨겨놓거나 아예 몸의 일부가 무기로 장착되어 있다는 설정이죠.

현실의 사이보그는 전투적인 면보다는 실제 몸을 대신할 수 있는 기계 장치를 장착한 인간입니다. 쉽게 말해 인공 장기나 의수, 의족을 장착한 인간을 떠올리면 됩니다. 다만, 단순히 겉모습의 형태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원래 인간의 몸과 똑같은 기능을 하는 것에 한정되죠. 즉, 자신의 의지로 움직일 수 있는 형태여야 사이보그라 할 수 있죠.

이러한 의수나 의족을 신경계와 직접 연결하는 것은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합니다. 따라서 의족은 센서를 통해 보행을 보조해주거나, 의수는 뇌파 감지기를 통해 명령을 내리는 방식이죠.

▲ 씨레그. 정밀하게 만들어진 의족을 통해 일상생활은 물론, 운동도 얼마든지 할 수 있습니다. (출처: 의족 제조회사 C-Leg 공식 사이트)

▲ 레그센서. C-Leg에 내장된 센서를 통해 자연스러운 보행이 가능하게 합니다. (출처: 의족 제조회사 ottobockus 공식 사이트)

의족은 ‘C-Leg’라는 제품이 대표적인데, 마이크로 프로세서로 제어되는 인공 다리입니다. 내장된 센서가 실시간으로 주변 지형을 모니터링하고, 사용자의 보행 패턴에 맞춰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유압장치를 제어해 자연스러운 보행이 가능하게 해주는 방식입니다.

아직까지는 움직임을 대체해주는 역할 정도만 가능하지만, 앞으로 인간의 신체 능력을 비약적으로 높여주는 인공 부품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게 되면 영화나 게임에서나 보던 것처럼 몸 자체가 무기인 인간도 생길 것 같습니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인조인간 셀


▲셀. (출처: 드래곤볼 파이터즈 공식 사이트)

마지막으로 드래곤볼의 인조인간 에피소드의 최종 보스, 인조인간 ‘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셀은 닥터 게로가 자신의 지능을 이식한 컴퓨터가 만들어낸 인조인간입니다. 작은 로봇으로 강력한 인간의 세포를 채취한 후 융합하는 방식입니다.

셀은 자신이 태어난 것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다른 생명체를 흡수해 더욱 강력한 존재로 거듭납니다. 그 과정에서 힘은 물론, 지능도 점점 뛰어나게 변하죠. 마치 학습에 학습을 거듭해 점점 높은 경지로 진화하는 인공지능 ‘알파고’ 같다고 할까요?

셀은 인공으로 만들어진 존재지만, 최종 형태가 되기 전까지는 인간과 비슷한 형태가 아닙니다. 곤충처럼 변태하거나 하는 등의 특징은 인조인간보다 오히려 인공생명체에 가깝습니다. SF 작품에서 등장하는 인공생명체는 인위적으로 생명체를 합성 시킨 ‘키메라’나 ‘괴수’ 등으로 묘사됩니다.


▲ 알파고. 함락 불가로 여겨졌던 인간과의 바둑 대결에서 승리한 ‘알파고’. (출처: 알파고와 이세돌의 대국 중계 TV화면 캡처)

▲ 카이주. 영화 <퍼시픽 림>에서 등장하는 카이주처럼 인류를 위협하는 존재가 만들어질지도 모릅니다. (출처: 영화 <퍼시픽 림> 트레일러 영상 캡처)

현실에서의 인공생명체도 존재합니다. 2010년, 크레이그 벤터 연구소의 연구소장인 크레이그 벤터 박사는 인공적으로 합성한 유전자를 이용해 인공 합성 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는데요. 비록 박테리아에 불과한 작은 인공생명체지만, 복제나 유전자 조작이 아닌 컴퓨터로 100% 설계한 최초의 인공 DNA를 가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생명을 만드는 것은 신의 영역이라는 반대 의견도 분분합니다. 또한, 기존에 없던 생명체가 생겨날 경우 생태계에 미치게 될 영향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도 많죠. 드래곤볼 속 셀이 우리에게 보여준 모습을 생각하면 반대 입장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습니다.

 

80~90년대만 해도 그저 미래에서나 등장할 법한 인조인간이 21세기에 들어서면서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하거나 인간을 대체할 수 있는 존재가 필요한 만큼, 인조인간에 대한 연구 개발은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그 이면의 부정적인 부분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앞으로 나올 인조인간과 인류가 더불어 상생할 수 있는 고민도 필요할 테지요.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