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가 급부상하면서 SK하이닉스 업무 현장 곳곳에서도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자발적인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내가 하는 업무에서 어떠한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서 탄생한 아이디어는 생각지도 못한 파급효과를 일으키기도 한다.
Client SSD 제품의 고객 인증을 맡고 있는 SSD Enablement팀은 매년 고객 인증 후 버려지는 많은 양의 비가용 SSD에서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리고 이 SSD는 SK하이닉스가 사회적기업 행복ICT와 함께 전개 중인 ‘중고 ICT자산 기증 사업’을 만나 더이상 폐기물이 아닌 소중한 자원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고 있다. 뉴스룸은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김영철 TL(SSD Enablement팀)과 김상석 TL(SSD Test기술팀), 배원석 TL(IT Infra팀)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SK하이닉스가 지난 10월 사회적기업 행복ICT에 비가용 SSD 780여 대를 전달하는 기증식을 개최했다. 이날 기증된 비가용 SSD는 행복ICT 재활용 공장으로 전달돼 중고 데스크톱, 노트북 등으로 상품화해 판매하거나 취약계층에 기증된다. 판매 시 수익금은 또 다른 사회공헌 활동의 재원으로 쓰이게 된다.
행복ICT는 고용노동부가 인증하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장애인표준사업장으로 지정한 사회적기업으로, 중고 ICT 기기를 재활용해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는 ‘ICT 인프라 에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18년부터 PC, 노트북, 서버 등 사내에서 발생하는 중고 ICT 기기를 행복ICT에 기증하며 ICT 인프라 에코 사업에 동참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는 그간 중고 ICT 기기를 폐기하거나 재활용업체에 판매했던 것과 달리 사회적기업에 기증함으로써 환경보호는 물론 장애인 일자리 창출 등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2018년부터 시작해서 현재까지 행복ICT에 기증한 ICT자산의 규모는 3만7,000여 대에 달한다.
▲ 비가용 SSD
올해는 신규 기증 품목으로 비가용 SSD(Solid State Drive)를 추가해 기증 규모를 확대했다.
SSD는 동작속도가 느린 하드디스크의 대안으로 개발된 저장장치로, NAND Flash 등의 메모리 반도체를 저장매체로 사용한다. SK하이닉스에서 발생하는 비가용 SSD란 고객사 인증 등 개발 중에 사용된 자재와, 그 외 다른 이유로 인해 폐기 대상으로 분류된 자재들을 통칭한다.
기증 대상이 된 비가용 SSD는 제품 양산 전 고객사 인증 과정에서 사용된 제품으로, 일반적으로는 폐기 대상이다. 이번 기증 사업은 인증 후 폐기 처분되던 비가용 SSD를 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던 한 엔지니어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 SSD Enablement팀 김영철 TL
“현재 GSM(Global Sales&Marketing) 담당 내 신제품사업화 부서에서 SSD 제품의 고객 인증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통상 고객 인증을 마친 비가용 SSD는 폐기 절차를 밟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막대한 환경 비용이 발생하게 되죠. 이렇게 버려지는 SSD를 재활용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방안에 대해 고민하던 중, 행복ICT와 함께 진행 중인 중고 ICT자산 기증 사업에 대해 알게 됐습니다. 환경적 측면뿐 아니라 장애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취약계층도 지원할 수 있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기존에는 없던 비가용 SSD 재활용 프로세스를 구축하기 위해 내부에 협의체를 구성하고 부서별로 역할을 분담했다.
우선 GSM 담당 내 영업기획, 영업전략, 신제품사업화 부서에서 기증 대상이 되는 SSD의 선별 기준과 재활용 사업 운영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SSD Test기술팀과 Test제조기술팀에서는 SSD의 평가 프로세스를 만들어 기증이 가능하도록 1차 상품화를 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최종적으로는 사회공헌팀과 SV성과관리팀이 기증 물품을 사업과 연계해 행복ICT에 전달하고 실제 사회적 가치 창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했다.
현업에서 활용 가능한 SSD로 분류된 제품은 행복ICT에 전달된다. 행복ICT에서는 해당 SSD를 장착할 장비를 선별하고, SSD의 내·외부 클리닝 작업을 진행해 데스크톱, 노트북 등의 중고 기기에 장착하여 상품화한다. 특히 해당 공정은 장애인에게 적합한 직무로 이뤄져 있는 만큼 장애인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행복ICT는 중고 판매를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 취약계층 및 NGO 조직 등에 기증하고 있다.
한편, 불량으로 판단돼 장착이 불가능한 SSD는 재활용 전문 업체에 전달돼, 폐기 처리 대신 SSD 자재를 소재별로 분해 및 파쇄해 금과 같은 물질을 추출해 재활용한다.
▲ SSD Test팀 김상석 TL
“현장의 엔지니어들도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이번에 참여하게 된 SSD 기증 사업의 경우, 기존에 하던 업무의 연장선이기 때문에 작은 도움으로 기대 이상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어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특히 PC의 경우, SSD만 교체해도 속도가 월등히 빨라집니다. 지금까지 아깝게 버려졌던 고성능의 SSD를 가치 있는 일에 쓰일 수 있게 일조하게 돼 엔지니어로서 굉장히 뿌듯합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SSD 기증 첫해인 올해 780여 대의 제품을 기증했으며, 이로 인해 행복ICT는 약 8,700만 원에 이르는 사회적 가치를 새롭게 창출해냈다. SK하이닉스는 비가용 SSD 기증 선정 대상을 개발 인증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품뿐 아니라, 생산 중에 발생하는 제품으로 범위를 넓혀 나갈 예정이다.
SK하이닉스 신제품사업화담당 강선국 부사장은 “사회적 가치는 기존의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SK그룹에서 추진하고 있는 DBL(Double Bottom Line) 달성을 통해 공공의 행복을 증대할 수 있는 중요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며 “이를 위해 구성원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해 ‘SSD 고객 인증 업무’와 연계된 이번 기증 사업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GSM뿐만 아니라 개발제조총괄 내 유관부서까지 함께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장애인 일자리 창출을 도울 수 있는 뜻깊은 기회였다”며 “내년에도 SSD 기증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이외에 다양한 방법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법을 찾아볼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이 밖에도 SK하이닉스는 2018년부터 기증해오고 있는 중고 PC, 노트북, 서버 등 기존 사업 규모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폐기물 제로 및 환경보호에 동참하고 장애인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등 사회적 가치 창출에 앞장선다는 계획이다.
▲ IT Infra팀 배원석 TL
“3만여 명의 구성원이 근무하고 있는 SK하이닉스에는 매년 많은 양의 노후 ICT 기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모든 업무가 디지털 기반으로 전환(Digital Transformation)하는 만큼, 노후화된 IT 기기는 향후 더욱 발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 과거 단순 PC 중심의 기증에서, 현재 데이터센터 내 IT장비(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치) 및 SSD를 기증하고 있으며, 앞으로는 데이터센터가 아닌 현장에서 운영되는 IT 기증으로 그 범위를 확대할 계획 중에 있습니다. 단순 폐기에 그치지 말고, 기증 사업의 규모를 꾸준히 확대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기업으로서 SK하이닉스가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