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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K하이닉스의 신축년을 밝힐 새로운 얼굴_ 신임 임원 3人과의 만남

Written by SK하이닉스 | 2021. 1. 28 오전 9:15:00

 


유례없는 팬데믹을 포함한 지구환경 변화, 4차산업혁명 본격화 등 대내외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DRAM과 NAND를 양 날개로 사업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강화해 더 많은 경제적/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인류 사회 기여에 적극 나선다는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전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구성원의 행복 실현에도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뉴스룸은 기술을 통해 인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지구 환경 이슈 해결에 공헌하는 Great Company를 함께 만들어갈 신규 임원 가운데 장지은 담당(DRAM개발), 이웅선 담당(P&T), 김백만 담당(미래기술연구원)을 만나 그들의 발자취를 되짚어보고, 업무 철학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으며 어떻게 SK하이닉스 스토리를 써내려갈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장지은 담당 “사회문제 해결에 동참하며 여성 리더 성장 발판 마련할 것”

지난달 SK하이닉스의 신임 임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장지은 담당은 1997년 입사 이후 23년 동안 SK하이닉스의 DRAM사(史)를 함께 해온 자타공인 DRAM 전문가다. 후배 구성원들이 애정을 담아 ‘DRAM의 어머니’라는 별명을 붙여줬을 정도. 

장 담당은 DDR에서 DDR5에 이르기까지 SK하이닉스의 주력 메모리 제품의 설계를 맡아왔다. 미세화가 진행됨에 따라 DRAM의 특정 부분에서 데이터를 잃어버릴 수 있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획기적인 스킴(Scheme)을 개발하는 TF에 참여, SKMS 실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기술은 향후 전사 모든 DRAM 제품에 적용되면서 SK하이닉스 DRAM이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 DRAM 설계 분야에서의 뛰어난 활약을 인정받은 그는 3세대 20나노미터급(2z) 4Gb DDR3 개발 프로젝트에서 PM(Project Manager)으로 첫 리더직을 수행했다.

그동안 JEDEC(Joint Electron Device Engineering Council,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 스펙(Spec.)에 규격화된 메모리 제품을 맡아온 장 담당은 2018년 커스텀메모리(Custom memory)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업무 시야도 확장했다. 

“커스텀메모리 프로젝트 참여시, 고객 접점에서 긴밀하게 소통하며 원하는 스펙에 맞춰 제품을 개발하는 것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앞으로 맡게 될 조직에서도 고객과 긴밀한 협업이 필요한 만큼, 당시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최근 ESG 경영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다양성은 기업을 평가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는 ‘유리천장’이라 일컫는, 여성의 고위직 승진에 어려움이 있다는 보이지 않는 장벽이 언급되기도 한다. SK하이닉스는 어느 쪽일까? 장 담당은 “사회가 진화·발전하는 과정 중 구조적으로 불가피한 면이 있었으나 개선되고 있다”고 했다.

“업(業)의 특성상 공과대 졸업생 비중이 높은 SK하이닉스는, 과거 여학생 비율이 1~2%에 불과한 공과대의 현상이 반영돼 여성 구성원 수가 적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만큼 여성 리더를 배출하는 풀(Pool)이 작은 것이죠. 그렇다면 그때 입사했던 여성 구성원들은 어디에 있으며 상대적으로 여성 임원이 적은 것은 어떻게 설명될 수 있냐고 질문하실 텐데요, 전 SK하이닉스에 유리천장이 존재한다기보다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이러한 상황이 초래된 것이라 답하고 싶습니다. 여성 구성원이 많이 늘었고, 맞벌이 부부의 경우 모두가 일과 육아에 동참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제도적으로 또는 공간적으로 아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튼튼한 울타리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장 담당 역시 워킹맘으로서 치열한 회사생활을 이어왔다. 그런 그가 경험한 SK하이닉스에 대해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회사가 이런 구성원들의 근속과 워라밸(Work and Balance)을 보장하기 위해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와 달리 자율출퇴근제, 사내어린이집,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여성 구성원들이 스스로 행복을 고민하고 디자인하는 ‘행복 Design 그룹’ 등 다양한 제도와 시스템적 보완을 통해 육아의 고충을 해결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복지 제도 이외에, 여성 리더를 성장시키기 위한 프로그램은 아직 부족한 것 같아요. 여성 임원으로서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 고민하고 개선해야 할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만큼 여성 구성원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스스로를 ‘단순한 성격’ 이라고 밝히며 스트레스를 받으면 금방 잊어버린다고 말하는 장 담당. 하지만 그에게도 시행착오와 어려운 순간들이 많았다. 일하는 동안에도 늘 부담감이 함께했다. 그럴 때마다 힘이 된 건 명확한 목표를 설정해 업무를 계획하고 동일한 방향성으로 형성된 단단한 팀워크(Teamwork)였다. 실제 장 담당의 주요 성과 중 하나는, 거쳐온 조직마다 효율적인 업무 체계(Workflow)를 구축한 것이다.

“DRAM은 글로벌 ICT산업의 발전을 이끌고 있는 대표적인 사업인 만큼 수준 높은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과 일정을 맞춰야 한다는 압박감이 존재했죠. 그럴 때일수록 가장 큰 힘이 됐던 건 팀워크였습니다. 각자 제때 해야 할 일을 체크하고 준비된 시스템을 이용하며, 제품 개발에 대한 자신감을 갖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었습니다. 우리가 어떠한 제품을 만들 것인지 방향성을 서로 공유하면서 부담감을 떨쳐낼 수 있었죠”

후배들에게 어떤 선배인지 묻는 질문에는 “엄격한 선배”라고 털어놨다. 업무 특성상 어느 정도 긴장감을 갖고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일을 할 땐 엄격해지는 편이라고. 그렇지만 그에게도 함께 일하는 동료 구성원들의 행복은 중요한 고민거리 중 하나다. 특히 임원이 된 지금은 더 고민이 깊어졌다고. 

구성원의 행복 실현을 위한 장 담당의 전략은 무엇일까? 그는 “유능감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실제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행복 관련 설문조사 결과, 가장 행복을 느끼는 순간에 대해 ‘유능감을 느낄 때’라는 답변이 많았다고 합니다. 유능감을 느낀다는 것은 결국 본인이 하는 일에 대해 성과를 창출하고 인정을 받을 때 느끼는 것이죠. 어쩌면 회사에서 느낄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을 끌어올려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리더가 되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신임 임원으로서의 앞으로의 각오와 계획도 들어봤다. 

“우선 조직의 성과를 만드는 게 1차 목표입니다. 그 과정에서 뛰어난 성능의 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조직이 실천할 수 있는 DBL 요소도 놓치지 않고자 합니다. 바로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는 저전력 DRAM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SK하이닉스가 추구하는 DBL 경영 이념에 함께 발맞춰 나가겠습니다.

또한, 여성 임원으로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할 예정입니다. 여성 구성원이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나아가 다양성 확보를 통해 우리 회사가 ESG 경영의 선진 기업으로 나아가는 데 이바지하겠습니다”

이웅선 담당 “구독경제 시각으로 고객 중심 비즈니스 전개해나갈 것”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세계 최고속 DRAM인 HBM2E의 본격적인 양산을 알리며 프리미엄 메모리 시장의 포문을 열었다. HBM2E는 앞서 SK하이닉스가 2013년 업계 최초로 TSV(Through Silicon Via, 실리콘관통전극) 기술을 적용해 개발된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1) 제품의 다음 세대인 HBM2의 확장판. SK하이닉스는 HBM2E 개발 이후 단 10개월 만에 양산 소식을 알리며 다시 한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처럼 HBM2E가 개발에 이어 양산까지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던 데에는 WLP(Wafer Level Package)2) 기술 활약이 컸다. 2018년 말부터 약 3년째 조직의 수장을 맡아온 이웅선 담당은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임원으로 선임됐고, 중요한 시기에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됐다. 

1) HBM(High Bandwidth Memory): 고대역폭 메모리로 TSV 기술을 활용해 기존 DRAM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성능 제품.
2) WLP(Wafer Level Package): 웨이퍼 가공 후 하나씩 칩을 잘라내 패키징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웨이퍼 상태에서 한번에 패키지 공정 및 테스트를 진행한 후 칩을 절단하여 제품을 만드는 기술로 기존대비 고기능 제품을 만들 수 있음.

“WLP 조직의 올해 목표는 TSV 제품군의 매출 확대입니다. 그중에서도 HBM2E는 수익 창출에 크게 기여할 제품입니다. 올해부터는 양산 볼륨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예정인데요, 안정적인 양산 역량을 발휘하게끔 이끄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미래를 준비하는 데에도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기술을 선도하고 시장의 입지를 공고히 하기 위해 고객의 니즈(Needs)를 지속적으로 파악하겠습니다. 또한, 제품 개발에 필요한 양산 기술도 끊임없이 고민해, 차기 제품이 적기에 개발되고 양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2005년 패키지(Package)개발 조직으로 입사한 이후 이 담당은 쭉 같은 분야에서 업무 경력을 쌓아왔다. 그 과정에서 SKMS실천상을 네 번이나 수상할 정도로 그의 공적은 화려했다. 전사적으로 플립칩(Flip-Chip)3) 패키지 전환을 실행하는 TF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본원적 경쟁력을 확보했고, 특정 고객사의 혁신제품에 탑재되는 MCP(Multi Chip Package)4) 를 업계 최초로 개발해 공급하는 성과도 얻었다.

그는 이러한 성과의 비결로 구성원의 VWBE(Voluntarily·Willingly·Brain·Engagement)5)한 도전 정신, 그리고 고객과 함께 제품을 개발하며 쌓아온 신뢰를 첫손에 꼽았다. 그러면서 비즈니스를 운영해나가는 데 있어서는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언뜻 첨단기술을 다루는 반도체 기업과 B2C(Business-to-Customer) 기업에서 주로 활용하는 구독경제는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본질은 맞닿아 있다고. 

3) 플립칩(Flip-Clip): 반도체 칩을 회로 기판에 부착시킬 때 금속 리드(와이어)와 같은 추가적인 연결 구조나 볼 그리드 어레이(BGA)와 같은 중간 매체를 사용하지 않고 칩 표면에 전극이 되는 범프를 이용해 그대로 부착시키는 방식.
4) 멀티칩패키지(Multi Chip Package): 여러 종류의 반도체를 하나로 묶어 단일 칩으로 만든 반도체.
5) VWBE(Voluntary, Willing, Brain, Engagement): 사람을 중시하며, 구성원의 최고 역량 발휘를 위해 '자발적, 의욕적 두뇌 활용 극대화를 통해 SUPEX(SUPER Excellent, 인간의 능력으로 도달 할 수 있는 최고 수준) 추구 목표에 대한 믿음.

“SK하이닉스는 제조 회사이지만, 동시에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이기도 합니다. 고객은 우리의 중요한 이해관계자이며, 회사의 방향성 역시 고객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제품(Product) 중심 사업 체계’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최근 구독경제의 핵심가치는 가성비, 가심(心)비, 확장성으로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투자비용 대비 ‘가성비’가 뛰어난 제품을 제공하고, 고객과의 관계를 중요시함으로써 고객에게 ‘가심비’를 느낄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고객이 요구하는 차세대 제품을 선제적으로 구현함으로써 고객의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확장성’도 확보해야 합니다. 이 세 가지 가치가 잘 맞물려야만 지속가능한 비즈니스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담당은 임원이 되면서 리더십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도 늘렸다. 고심 끝에 그가 찾아낸 가장 이상적인 모습의 리더는 ‘다윗’으로, 용기(勇氣)와 무용(武勇), 구변(口辯)을 두루 갖춘 인물로 알려져 있다. SK하이닉스에서 다윗과 같은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게 그의 새로운 목표가 됐다. 

“다윗이 가진 용기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할 수 있는 정신을, 무용은 기술력과 전문성을, 구변은 곧 구성원을 아우르는 소통 능력을 의미합니다. 그중에서도 소통능력은 매우 중요합니다. 조직이 한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연령대의 구성원을 모두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혼자 생각하고 일하다 보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작아지고, 사고방식도 편협해질 수 있습니다. 스스로 프레임에 갇히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데, 사실 그 부분은 아직 부족한 것 같아 더 노력하고자 합니다”

이 담당에게는 소통을 통해 팀의 역량을 끌어올린 경험도 있다. 2018년 당시 신생 조직이었던 WLP 조직은 60~70%가 신입 및 저연차 구성원으로 이뤄져 있는 ‘젊은 팀’이었다. 200명이 넘는 인원이 한 방향으로 함께 나아가기 위해서는 교감과 소통이 우선이라고 생각한 그는 신입 구성원 임파워먼트(Empowerment)를 기획, 6~7명씩 그룹을 만들어 주 1회 30분씩 모여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누고 업무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보고서를 쓰고 읽는 법, 데이터 보는 법 등 오랜 회사 생활을 통해 습득한 ‘꿀팁’을 전수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구성원 역량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다고. 따라서 빠른 시일 내에 코로나 19를 극복하고 구성원과 소통의 시간을 가지길 희망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신임 임원으로서의 앞으로의 각오와 계획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양산 조직에 있다 보니 하이퍼오토메이션(Hyper-automation)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존 자동화 개념에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 등 여러 가지 첨단기술을 접목해 좀 더 진보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앞으로는 WLP 조직의 업무 현장에 하이퍼오토메이션을 구현해, 더 스마트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싶습니다.

구성원의 개념을 협력사로 확장한 만큼, 협력사도 우리 가족입니다. 따라서 협력사와의 활발한 기술적 교류와 협업을 통해 반도체 생태계 강화에도 힘쓸 예정입니다. 장비 및 소재 등의 국산화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함으로 함께 성장하는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겠습니다”

김백만 담당 “구성원이 곧 세계 최고 전문가, 소통의 힘으로 시너지 창출할 것”

김백만 담당은 2001년 연구소에 입사해 13년 동안 ThinFilm(박막)6) 공정 업무를 담당하며 SK하이닉스의 기술력 강화에 기여했다. 그 이후 DRAM 제품 개발로 업무를 전환해 1세대 10나노급(1x) DRAM 개발을 담당했으며, 당시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통한 Tech. Platform을 구축해 SKMS 대상을 수상했다. 2018년에는 3세대 10나노급(1z) DRAM의 공정 조직을 맡아 제품 개발 업무를 이어왔다. 김 담당은 당시를 “1z 나노미터 DRAM의 개발을 성공해 세계 최고 수준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초석을 다졌다는 자부심과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입사 이래 가장 보람된 순간으로 꼽았다.

그리고 올해 김 담당은 제품 개발을 마치고 약 7년 만에 고향으로 복귀했다. 그는 ThinFilm 공정 분야의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아, 미래기술연구원 산하의 관련 조직을 이끌게 됐다. Contact(반도체 물질인 실리콘(Si)과 금속의 접합)와 Metallization(금속 배선 공정) 관련 요소기술을 개발하며 SK하이닉스 제품에서 이 분야의 미래를 고민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맡는다.

“반도체 미세화가 진행됨에 따라 Rc(Contact resistance)7) 열화 이슈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메모리 반도체에 적합한 콘택트 프로세스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할 전문가 집단이 필요하고 프로세스 개발을 위해서는 여러 공정 영역의 전문가들과 협업해야 하는데, 우리 조직은 그 중심에서 관련 공정 전체를 조율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6) ThinFilm(박막) 공정: 크게 모든 반도체 칩에서 실제 기능을 수행하는 전자가 정상적으로 매끄럽게 흐를 수 있도록 길을 구현해주는 Metal 공정. 전자가 엉뚱한 길로 흐르지 않도록 방벽을 쳐주는 역할.
7) Rc(Contact resistance): 서로 접촉하고 있는 두 도체의 접촉면을 통해 전류가 흐를 때, 그 접촉면에 생기는 전기 저항. 

김 담당은 ThinFilm 공정과 DRAM 제품 개발 두 분야에서 성공가도를 달려왔다. 그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여러 가지 어려움을 극복해오며 깨달은 한 가지가 있다. 바로 SK하이닉스에는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있으며, 이들과 최대한 시너지를 내야 좋은 성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예전엔 혼자서 일을 해결하려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업무 영역이 점점 넓어지면서 시간에 쫓겨 기한을 넘기거나, 문제에 부딪혔을 때 갈팡질팡하다 포기하는 경우도 생겼죠. 이제는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내가 해야 할 일과 동료 구성원이 했을 때 더욱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일을 구분한 후 진행합니다. 난관에 봉착하면 누구에게 조언을 구할지도 생각하죠. 우리 회사 구성원은 이미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라는 사실을 체득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김 담당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리더의 모습은 무엇일까? 그는 구성원을 파트너로 대하고 그들의 역량을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를 이상적인 리더로 꼽았다. 

“구성원의 역량을 모아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는 동시에, 구성원의 성장을 지원하고 격려하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리더의 모습입니다. 구성원을 단순히 지시를 받아 일하는 사람이 아닌, 의견을 구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파트너로 대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조직의 최종 책임자로서 결정을 내리고 거기에 책임지는 의무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되겠지요”

김 담당의 온화한 미소처럼 그는 ‘사람 좋은’ 선배 또는 후배로 정평이 나 있다. 임원의 자리는 부드러운 리더십보다는 목표 달성을 위한 강하고 냉정한 리더십이 덕목이라고 생각했기에, 자신과는 어울리지 않는다고도 생각했다는 김 담당. 하지만 경영 트렌드가 바뀌고 있는 만큼, 그가 오랜 회사생활을 통해 깨달은 진리처럼 ‘인의(仁義)’를 중시하며 성과 창출과 부드러운 리더십이 양립할 수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그는 행복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확고한 철학을 세워두고 있었다. 

“행복의 3대 영향 요소가 자율감, 유능감, 관계감이라는 데 절대적으로 동의합니다. 이런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는 내가 하는 일이 전체 맥락에서 어떤 배경과 의미를 지니고 있고 어떤 식으로 기여하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또한, 그 일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업무 방식을 스스로 디자인할 수 있는 적절한 권한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리더와 구성원 간의 지속적인 의사소통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데요, 원온원(1-on-1)8), 하이땡스(Hy-Thanks)9) 등을 적극 활용할 생각입니다”

8) 원온원(1-on-1): 리더와 구성원 간 소통강화를 통해 구성원의 소리를 경청하고 성과로 연계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
9) 하이땡스(Hy-Thanks): 고마운 구성원에게 감사 메시지를 보내고, 이를 받은 사람은 룰렛을 돌려 최대 5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받을 수 있는 SK하이닉스만의 상호격려 제도.

전사적으로 DBL 경영을 내재화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그는 연구 단계에서부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 중이다.

“반도체 공정은 전기, 물 등 자원을 많이 소모합니다. 공정 분야에서는 웨이퍼 한 장당 소모되는 자원의 양을 줄여 원가를 절감하는 것이 EV(Economic Value, 경제적 가치)와 SV(Social Value,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최선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활동들은 과거 제조 단계에서만 활성화됐지만, 이제는 점점 시프트 레프트(Shift Left)하며 제품 개발 단계부터 주요 업무로 정착됐습니다. 변화의 속도를 높여 초기 연구 단계부터 공정 단순화와 UPH(Unit per Hour, 시간당 생산량) 개선 등을 체질화하고, DBL을 내재화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임 임원으로서의 앞으로의 각오와 계획도 들어봤다.

“우리 회사에서 20년 근무를 마치는 시점에 다시 새로운 역할과 기회를 얻었습니다. 우리 회사가 지속가능하고 저와 제 주변 구성원이 행복하게 일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실행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