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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특강] 싱귤레이션(Singulation), 한 장의 웨이퍼가 여러 개의 반도체 칩으로 나뉘는 순간

Written by 진종문 교수 | 2020. 7. 24 오전 5:15:00

 

웨이퍼는 반도체 칩이 되기까지 세 번의 변화 과정을 거칩니다. 덩어리 상태의 잉곳(Ingot)을 슬라이스해 웨이퍼로 만드는 것이 첫 번째 변화이고, 전공정을 통해 웨이퍼 전면에 트랜지스터가 새겨지는 것이 두 번째 변화이지요. 마지막으로 패키징 공정에서 웨이퍼가 개별 반도체 칩으로 나뉘어 짐으로써 비로소 반도체 칩이 됩니다. 후공정에 해당하는 패키지 제조공정에서는 웨이퍼를 육면체 모양의 개별 칩으로 나누는 다이싱(Dicing) 작업을 진행합니다. 이러한 웨이퍼의 개별칩화를 싱귤레이션(Singulation)이라고 하며, 웨이퍼 판을 하나하나의 직육면체로 만들기 위해 톱질(Sawing)하는 것을 다이소잉(Die Sawing)이라고 합니다. 최근에는 반도체의 집적도가 높아짐에 따라 웨이퍼의 두께가 얇아지면서 싱귤레이션 작업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1. 웨이퍼 다이싱(Dicing)의 발전

<그림1> 개별칩으로 분리(Singulation)하는 웨이퍼 다이싱 방식의 변천

전공정과 후공정은 서로 다양하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발전합니다. 후공정의 발전은 전공정에서 웨이퍼 상의 다이(Die, 육면체 형태로 분리된 칩) 구조나 위치, 또는 다이 상에서 패드(전기 연결 통로)의 구조나 위치를 결정하는 요인이 됩니다. 반대로 전공정의 발전은 후공정에서 웨이퍼를 백그라인딩(Back Grinding)하거나 다이소잉하는 절차 및 방식에 변화를 주지요. 이에 따라 왜소해지는 패키지의 외형은 후공정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칩니다. 패키지 외형의 변화에 따라 다이싱을 몇 번 할 것인지, 어떤 절차를 거쳐 어떤 종류의 다이싱을 할 것인지도 결정짓게 됩니다. ▶<경박단소(輕薄短小), 반도체 패키지의 방향> 편 참고 이번 시간에는 칩 싱귤레이션이 발전되는 양상에 따라 5단계의 다이싱 방식을 소개하겠습니다.

2. 스크라이브 다이싱(Scribe Dicing)

<그림2> 초창기 스크라이브 다이싱 방식: 스크라이빙 후 물리적 분리(Breaking) @ 직경이 6인치 이하 웨이퍼

초창기에는 웨이퍼에서 트랜지스터가 새겨진 다이(Die, 육면체의 반도체 칩)를 분리해내는 방법으로서 외부 힘을 가하는 방식인 브레이킹(Breaking)만을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웨이퍼로부터 분리되는 다이에 칩핑(Chipping, 모서리가 작게 깨짐)이나 크랙(Crack, 금이 감) 등의 손상을 일으켰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금속층의 버(Burr, 절삭 후 생기는 그루터기)가 충분히 제거되지 않아 절단면이 거칠어진다는 문제점이 있었지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브레이킹하기 전에 반 정도 깊이로 웨이퍼 표면을 블레이딩하는 스크라이빙(Scribing) 방식을 적용합니다. 스크라이빙이란 블레이드 휠(Blade Wheel, 원형 칼날)을 이용하여 웨이퍼 전면을 톱질(Half Cutting)해 미리 홈을 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다이와 다이 사이를 스크라이빙한 후 부러뜨려서(Breaking) 개별 칩으로 분리하는 방식은 주로 6인치 이하 초창기 웨이퍼에서 사용됐습니다.

3. 블레이드 다이싱(Blade Dicing 혹은 Blade Sawing)

<그림3-1> 블레이드 다이싱(혹은 블레이드 소잉) 방식 @ 보편적인 고전방식

스크라이브 다이싱은 이후 블레이드를 2~3번 연속으로 이용하는 블레이드 다이싱(혹은 톱질한다는 의미로 소잉이라고도 함) 방식으로 발전했습니다. 스크라이빙 후 Breaking할 때 칩핑(Chipping)이 생기는 단점을 보완해, 싱귤레이션 작업시 다이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하는 방식입니다. 이를 스텝 다이싱(Step Dicing)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첫 번째 블레이딩을 한 이후에 브레이킹하는 대신, 두 번째 스텝으로 다시 블레이딩을 실시하지요.

<그림3-2> 블레이드 다이싱(소잉)시의 필름 탈부착

또한 블레이딩 진행 시에 웨이퍼나 다이가 외부 데미지로 손상되지 않도록 사전에 웨이퍼에 접착 테이프를 부착해 더욱 안전하게 싱귤레이션을 진행합니다. 웨이퍼의 전면에 테이프를 부착하는 백그라인딩(Back Grinding)과 반대로, 블레이드 다이싱에서는 웨이퍼의 후면에 다이싱 테이프를 붙입니다. ▶<백그라인딩(Back Grinding), 웨이퍼의 두께를 결정 짓다> 편 참고 이 후면 테이프는 다이 본딩(Die Bonding, 분리된 칩을 PCB나 리드 프레임에 붙이는(Mounting) 것)을 진행하면 저절로 테이프를 떼어내는 효과가 있답니다. 블레이딩을 할 때는 마찰이 심하므로 비(非)이온 정제수(DI Water)를 사방에서 계속 뿌려주어야 합니다. 또한 블레이드 휠에는 다이아몬드 알갱이를 단단히 붙여서 고체 실리콘을 더욱 잘 파내도록 합니다. 이때, 파낸 도랑의 폭인 커프(Kerf: 블레이드의 두께)가 스크라이브 라인(Scribe Line)의 폭을 넘어 비뚤배뚤하게 되어서는 안됩니다.

블레이드 소잉은 최근까지 가장 많이, 그리고 가장 오랜 기간 사용된 고전 방식으로 빠른 시간 내에 많은 양의 웨이퍼를 잘라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웨이퍼를 파내는 피딩 속도(Feeding Speed)를 지나치게 올리면 외부 데미지로 모서리가 깨지는 칩핑(Chipping)이 심해지므로 블레이드 휠의 회전수는 분당 3만 회 정도로 조절해야 합니다. 이처럼 반도체 공정 기술은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거쳐서 쌓인 노하우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다음 다이 본딩 편에서는 다이싱과 연관된 다이 접착 필름(DAF, Die Attach Film)을 다룹니다).

4. DBG(Dicing Before Grinding): 다이싱 순서 변경 방식

<그림4> 기존 블레이딩 다이싱 방식의 문제점을 보완한 DBG(Dicing Before Grinding) 방식

웨이퍼의 직경이 12인치로 늘어나고 두께가 매우 얇아지자, 8인치 웨이퍼에서는 블레이드 다이싱을 해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던 칩핑이나 크랙 현상이 문제가 되기 시작합니다. 그에 따라 웨이퍼에 가해지는 물리적인 데미지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 기존 다이싱의 표준 프로세스 대신 DBG(Dicing Before Grinding) 방식의 프로세스를 도입합니다. 이는 블레이드 다이싱에서 진행했던 블레이딩을 2~3번 연속적으로 하지 않고, 1차 블레이딩을 실시한 후에 백그라인딩(Back Grinding)으로 웨이퍼 두께를 얇게 조절하면서 칩이 분리될 때까지 연삭(Grinding)을 계속해나가는 방식입니다. 이는 기존 블레이딩 다이싱 방식보다 진보된 것으로, 두 번째 블레이딩 시의 데미지를 줄이는 효과가 있어 웨이퍼 레벨 패키징에서 보편화돼 있습니다.

5. 레이저 다이싱(Laser Dicing)

<그림5> 일반 레이저(Conventional Laser) 다이싱(Grooving) 방식과 레이저 스텔스 다이싱(Stealth Dicing, SD) 방식의 비교

WLCSP(Wafer Level Chip Scale Package) 공정 등에 적용하는 다이싱으로는 레이저를 이용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이는 칩핑, 크랙 발생량이 적어 칩의 품질이 뛰어나지만, 웨이퍼 두께가 100μm 이상인 경우는 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그 이하 규격(얇은 두께)의 웨이퍼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레이저 다이싱은 높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레이저를 웨이퍼의 스크라이브 라인에 쬐어 실리콘을 파내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런데 보통 웨이퍼 표면에 열이나 레이저의 물리적 접촉에 의한 데미지가 가해지는 일반 레이저 (Conventional Laser) 방식에서는 홈(Grooving)이 발생되면서 전면에 절삭된 실리콘 부스러기(Debris)가 달라붙게 됩니다. 따라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사전에 웨이퍼 표면을 코팅해야 합니다. 일반 레이저 방식은 웨이퍼 표면을 직접 절삭한다는 의미에서는 블레이드 다이싱과 개념적으로 유사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레이저 스텔스 다이싱(SD, Stealth Dicing)은 웨이퍼 내부를 레이저 에너지로 먼저 절삭한 후에 겉에 붙여둔 테이프에 외압을 가함으로써 표피를 끊어지게 해 칩을 분리하는 방식입니다. 후면에 부착된 테이프에 압력을 가하면 확장된 테이프에 의해 웨이퍼가 순간적으로 위로 휘어지면서 칩들이 개별로 싱귤레이션됩니다. 이 방식은 레이저로 표면을 직접 다이싱할 때 생기는 부스러기가 없고, 잘리는 라인 폭인 커프(Kerf) 역시 좁기 때문에 그만큼 웨이퍼 상에 많은 칩을 넣을 수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다이싱 품질을 결정짓는 칩핑 및 크랙 발생량도 적어서 향후 대세적인 기술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6. 플라즈마 다이싱(Plasma Dicing)

플라즈마 다이싱은 가장 최근에 발전되고 있는 다이싱으로 팹(Fab) 공정의 플라즈마 식각을 이용한 방식입니다. 액체가 아닌 준기체상태 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환경에 유리하고, 웨이퍼 전체에 일시에 적용하기 때문에 칩당 싱귤레이션 해내는 속도도 빠른 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료로 화학반응 가스를 사용하고 복잡한 식각 공정을 거쳐야 하는 등 절차상 번거로움이 있지만, 크고 작은 외부 데미지를 동반하는 블레이드 다이싱이나 레이저 다이싱과 달리 외부 데미지가 전혀 없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는 불량률을 저감시켜 칩 개수의 증가 효과로도 이어지지요.

최근에는 웨이퍼 두께가 30μm까지 감소하고 있고, 반도체 박막으로 구리(Cu)나 저유전상수 물질(Low-K)이 다수 사용되면서 공정 후 그루터기(Burr) 발생 방지의 차원에서도 플라즈마 다이싱 방식이 더욱 선호될 것으로 보입니다. 플라즈마 다이싱의 기술도 더욱 발전해가고 있어서 식각 마스크를 사용하지 않고도 식각 공정을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웨이퍼의 두께가 100μm > 50μm > 30μm로 매우 얇아지면서, 개별 칩으로 분리하는 다이싱 방식도 브레이킹 > 블레이딩 > 레이저 > 플라즈마로 변천하고 있습니다. 다이싱 방식이 복잡해짐에 따라 다이싱 자체의 원가는 상승하지만, 칩핑이나 클랙 등 반도체 칩에 흔히 발생되는 다이싱 불량은 현저히 줄었으며 동일 웨이퍼 상의 칩 수가 증가해 칩당 원가는 오히려 낮아지게 됩니다. 단위 면적당 칩수 증가는 다이싱 방식이 진화해 감에 따라 스크라이브 라인 내의 커프 폭(Dicing Street 폭)이 좁아지는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블레이드 다이싱에 비해 플라즈마 다이싱을 적용한 웨이퍼 상의 칩 수가 20% 가까이 증가될 수도 있는 경제적 효과 때문에 플라즈마 방식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지요. 웨이퍼나 칩의 외형적인 변화 및 패키지 방식에 따라 웨이퍼 가공기술뿐만 아니라 DBG 등 다이싱 공정 프로세싱도 다채롭게 선보이고 있습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