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SK하이닉스를 잘 알고 있습니다. 세계 3대 반도체 기업으로, 취준생의 꿈의 직장으로… 하지만 알고 있는 것 보다 훨씬 가까이 우리 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나요? “안에서 밖을 만들다”가 바로 그것, 2015년 기업광고를 시작으로 세 번째 광고가 완성되었습니다. 여전히 견고한 ‘안’을 이야기하지만 더 넓고 높은 시야를 가진 SK하이닉스 가치관을 그대로 담은 듯한 이 광고는 그간의 기업 광고의 문법을 따르기보단 우리에게 시선을 맞춘 듯 신선하고 즐겁습니다. 이 광고가 어떻게 제작이 되었을까 궁금한 마음에 광고 오픈 하루 전, 이 광고를 만든 제작팀을 직접 만나보았습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이노션 월드와이드 소속으로 2018년 SK하이닉스 광고 제작팀입니다. 이번 광고에 참여한 모든 팀원이 모였으면 했는데 아쉽게 두 명이 빠졌네요”
사실, 처음엔 한 분과 인터뷰 하는 줄 알았습니다. 한 분이 두 분이 되고 네 분 여섯 분이 되더니 회의실을 꽉 채우는 열 분이 되어서야 인터뷰가 시작되었습니다.
▲ 첫번째 이미지 : 박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두번째 이미지 : 임현규 팀장 / 세번째 이미지 : 박주은 아트디렉터
Q. 안녕하세요. 이렇게 광고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을 뵈니 궁금한 것이 많습니다. 먼저 무엇보다 ‘아이디어의 발상’이 궁금합니다. 이번 SK하이닉스 광고처럼 ‘와~’하는 아이디어 어떻게 나왔나요?
박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저희는 SK하이닉스에 ‘사랑 받는 기업’의 이미지를 주고 싶었어요. 또 SK하이닉스가 B2B기업인 만큼, 소비자들이 SK하이닉스를 잘 모른다는 것도 고민이었습니다. 그래서 기존의 캠페인을 유지하되 신선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임현규 팀장 광고는 ‘페르소나’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SK하이닉스 하면 생각나는 그 이미지를 만들어야 하는데, 젊고 역동적으로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다행히 SK하이닉스 측에서 ‘사고 한번 치자’고 농담할 정도로 저희 시안을 만족스러워하셨죠.
Q. SK하이닉스를 모르는 분들이 있을까요?
임현규 팀장 기업 이름은 모두 알겠지만 ‘나’와 연결되어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더라고요.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 반도체가 들어있을 만큼 생활 속에 깊이 들어와 있지만 눈에는 보이지 않으니까요.
박주은 아트디렉터 제가 그랬어요. 얼마 전까지 취준생이어서 SK하이닉스는 ‘입사하고 싶은 기업’이었지, 나와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생각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번 광고가 저에겐 더 와 닿았던 것 같습니다.
고재준 아트디렉터 접근방식에서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습니다. 시작이 기존 광고와 다르다 보니 반도체를 재미있게 표현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기존의 기업광고가 갖는 착하고 추상적인 내용보다는 보다 더 현실적으로 접근하려 했습니다.
Q. 그래서 만들어진 결과가 한층 젊고 밝은 현재의 광고인가 봅니다.
박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신선하되 가볍지 않고, 즐겁되 기업이 갖는 무게감은 유지하자'가 저희가 선택한 결이었습니다. 현재 콘텐츠 소비 흐름과도 잘 맞고요.
김재우 아트디렉터 그래서 기획단계에서 캐릭터를 만들까도 고민했는데, 최종적으로 반도체를 의인화하자는 아이디어로 결정되었죠.
안정훈 기획 소비자에게 다가서기 위해 노력한 결과입니다. 저희는 전형성에서 벗어나길 바랬고 재미있는 낯섦이 표현되길 원했어요.
▲ 첫번째 이미지 : 허진웅 카피라이터 / 두번째 이미지 : 이윤주 카피라이터 / 세번째 이미지 : 김사랑 기획
허진웅 카피라이터 일단 방향이 잡히면 너나 할 것 없이 아이디어를 쏟아냅니다. ‘안에서 밖을 만들다’라는 기본 캠페인을 해치지 않으면서 2018년 콘셉트를 담아야 했죠. 이때는 기획팀, 제작팀 할 것 없이 다같이 이야기를 나누며 모두 만족스러울 때까지 계속 회의합니다.
이윤주 카피라이터 분명 어제는 좋다고 했는데, 다음 날엔 이상하다는 거에요. 늘 그렇지만 과정은 어제와 오늘의 반복이죠.
김사랑 기획 팀장님은 항상 ‘공부하지 마라’, ‘한발자국 멀리서 바라봐야 한다.’고 하세요. 그런데 반도체를 잘 모르니 공부를 안 할 수 없고, 공부를 할수록 고정된 사고가 생겨 버리기 때문에 그 균형을 잡는 부분이 초기 기획단계에서 어려웠던 것 같아요.
Q. 그럼 ‘생각보다 잘 풀렸는데?’ 하는 부분도 있나요?
임현규 팀장 저희가 광고작업을 꽤 오래 했는데 이번 작품만큼 팀워크도 좋았고, 기획한 그대로 나온 경우도 흔치 않은데 잘 풀렸죠.
박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보통 PT를 하기 전에 광고주에게 시안 전달이 잘되도록 사전 영상을 제작합니다. 그러기 위해 모델 에이전시를 통해 배우를 섭외하는데요. 이 친구들이 너무 잘하는 거예요. 그래서 본 광고에서도 그대로 캐스팅했어요. 이런 경우도 없었던 것 같아요.
▲ 첫번재 이미지 : 김재우 아트디렉터 / 두번째 이미지 : 김종찬 국장 / 세번째 이미지 : 안정훈 기획 / 네번째 이미지 : 고재준 기획
김재우 아트디렉터 사전에 한 번 만났던 배우들이라 실제 제작할 때는 서로 친해져서 현장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또 나머지 50여 명 되는 배우들도 비슷한 연령대라 시종일관 재미있게 촬영했어요.
허진웅 카피라이터 배경음악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네요. 영국 밴드 Killers의 라는 곡인데 국내 광고에서 처음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나이키 광고에서만 딱 한 번 사용되었던 곡입니다.
김종찬 국장 밴드 측에서 광고에 음악이 사용되는 것을 안 좋아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희 콘티를 보더니 '신선하다'고 반응하며 흔쾌히 허락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2015년 처음 SK하이닉스 광고를 제작할 때 시안용으로 만든 영상에도 이 밴드의 곡이 사용되었다고 하더라고요.
안정훈 기획 가사도 딱 맞았어요. 음악은 좋은데 광고의 주제와 전혀 다른 가사가 있는 경우도 많거든요. 그런데 이 곡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어 딱이었죠.
Q. 바이럴 광고도 참 재미있습니다. 사물 개그를 하는 서남용씨 캐릭터와 딱 맞아서 짧아도 임팩트가 있습니다.
임현규 팀장 접근방식을 고민하다 짧은 바이럴 광고가 기획되었습니다. 서남용씨 같은 경우는 기획이 끝나고 캐스팅이 이루어진 경우인데 맞춘 듯 딱이었습니다.
박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서남용씨가 정말 열심히 해주셨어요. 아이디어도 정말 많으셨죠. 한가지 아이템을 제시하면 열 개 스무 개 버전으로 표현해주셨어요. 그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었습니다.
고재준 아트디렉터 서남용씨는 몸으로 표현하는 것은 천재적인데 대사를 드렸더니 당황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더 웃었던 것 같아요.
Q. 바로 내일이면 광고가 공개됩니다. 기분이 어떠세요?
박준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이번 광고의 메인 카피인 “우주로 가자”는 SK하이닉스가 세계를 넘어 우주로 가자는 의미를 담기도 하지만, 모든 분에게 드리는 응원과 희망의 메시지이기도 해요. 이러한 SK하이닉스의 진심이 잘 전달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임현규 팀장 처음 고민했던 “SK하이닉스의 매력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이 나온 것 같아 만족스럽습니다. 본질을 흐리지 않되 SK하이닉스 고유 이미지를 잘 담았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종찬 국장 내부 시사에서는 반응이 좋았습니다. 그래서 내일이 너무 기대돼요. 또 올해 광고는 시리즈라 이제 시작일뿐이고 앞으로 고민이 더 많겠지만, 스타트가 좋은 만큼 기대가 큽니다.
Q. 다음 이야기에 대해 귀띔 해주신다면요?
안정훈 기획 빠른 시간 내에 만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이번 작품처럼 스토리텔링에 집중할 것 정도네요.
김종찬 국장 이전 광고를 통해서는 인지도를 형성했다면, 이번 광고는 소비자와의 더 가까워질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어요. 앞으로 소비자에게 눈높이를 맞춘 이야기를 계속 고민할 것 같습니다.
광고 분위기만큼 시종일관 웃음이 넘치던 인터뷰였습니다. 이번 광고에서는 SK하이닉스가 소비자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도록 기존과는 다른 과감한 시도를 했는데요. 안전한 해법에 기대지 않고 끊임없이 되물어 새로운 답을 찾아내는 이분들이 SK하이닉스가 추구하는 기업의 방향성과 맞닿은 것은 아닐까요? 60초짜리 짧은 광고지만 왠지 더 깊은 질문이 담긴 것 같아 100번 반복 재생해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