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치열해지는 반도체 생태계에서 또 하나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파운드리 산업. 바로 그 분야 마케팅의 최전방에서 오늘도 분주히 움직이는 사람이 있습니다. 평일엔 활발하게 종횡무진하는 마케팅 전사로, 주말엔 열정적인 뮤지션으로 변해 일과 취미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어가는 신창엽 책임. 그의 엔도르핀이 샘솟는 일과 삶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각종 가전제품이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사물인터넷(IoT)과 자동차 전장화 추세 등 시스템 반도체 산업이 성장의 호기를 맞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설계한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산업 또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요. 파운드리 마케팅 영업그룹의 마케팅 팀에서 일하는 신창엽 책임이 바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파운드리 마케팅팀에서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걸까요? “파운드리 마케팅은 반도체를 위탁 생산하기 위한 첨병 역할을 수행합니다. 먼저 타깃 고객을 선정하고 어떤 시장을 공략할 건지 선택하면 그에 맞는 공정 사항을 체크하고 로드맵을 설정하죠. 그 다음 고객이 설계한 반도체 제품을 테이프아웃(tape-out)하면 개발 및 양산 단계에 들어갑니다. 쉽게 말씀 드리면 공정을 파는 일이라고 할 수 있어요.” 파운드리 마케팅 업무 영역은 생각보다 넓었는데요.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지만 생산 공장이 없는 팹리스(fabless) 기업들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펼치며 CMOS이미지센서(CIS), 전력반도체(PMIC), 디스플레이구동칩(DDI) 등에서 경쟁력을 확보해가고 있습니다.
파운드리 마케팅의 최전방에서 일하면서 가장 보람된 순간은 언제였을까요? 신창엽 책임은 CMOS이미지센서(CIS) 마케팅을 꼽았습니다. “일일이 시장 조사하고 어떤 공정이 있어야 팹리스 기업들을 데리고 올 수 있는지 사업 전략 기획부터 실행업무를 추진해 왔는데요. CMOS이미지센서 개발한 제품이 12월 초 경에 테이프아웃 되어 양산 단계에 들어간다는 점이 무척 뿌듯합니다. ”
반대로 업무를 수행하면서 난관에 부딪쳤을 때는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문제를 해결해나갔습니다. “솔직히 거의 매 순간이 난관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서 프로모션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고객의 요구사항이 사전에 파악한 것과 다르거나 우리가 보유한 게 부족하다고 느낄 때 힘들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집단 지성의 힘을 이용했는데요. 여러 사람들이 협업해서 좋은 아이디어를 모으는 브레인스토밍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었죠.”
고객의 제품을 위탁 생산하는 파운드리 산업은 팹리스 고객과 수평적 관계에서의 지식 공유가 중요합니다. 팹리스 고객과 파운드리 업체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협업하며 Win-Win하는 전략적 관계를 유지해 나갈 때, 보다 성공적인 미래를 그려볼 수 있는 것이죠. 그런 면에서 마케팅 팀의 상시적인 브레인스토밍 과정은 팹리스 고객과의 지식 공유 및 협업을 위해서도 보다 나은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까요?
신창엽 책임은 <응답하라 1994>의 드라마 주인공들과 같은 94학번입니다. 그에게 대학시절은 여러 문화를 향유하며 보낸 열정적인 시간으로 기억됩니다. 당시는 슬램덩크와 PC통신이 유행하던 시절이어서 신창엽 책임은 대학 때 농구 동아리 활동과 PC통신 동호회 활동을 했고, 고등학교 동문회장직까지 도맡아 할 정도로 매사에 열성을 다했습니다. “농구 동아리와 동문회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쌓았던 것이 오늘날 마케팅 팀에서 일하게 된 원동력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통신 동호회에서는 평생을 함께 할 가족 같은 인연을 만났는데요. 바로 영국의 전설적인 록 그룹 퀸을 좋아하는 마니아들끼리 모여 국내 유일의 ‘퀸 트리뷰트 밴드(좋아하는 뮤지션에 대한 헌정을 의미하는 밴드)’를 결성하게 된 거죠.”
▲ 영부인 밴드에서 보컬을 맡고 있는 신창엽 책임, 출처: 영부인밴드 페이스북
신창엽 책임이 활동하는 퀸 트리뷰트 밴드의 이름은 ‘영부인 밴드’입니다. QUEEN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해서 붙인 이름인데요. 기타, 베이스, 드럼, 키보드와 함께 신창엽 책임은 프레디 머큐리의 분신인 보컬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외모부터 창법까지, 사랑하면 닮는다는 말이 있듯이 퀸에 빠져 아예 퀸이 된 사람들. 신창엽 책임은 프레디 머큐리를 상징하는 의상인 노란 쟈켓, 흰색에 빨간 옆줄무늬 바지, 그리고 수염까지 달고서 오는 12월 10일 홍대 V홀에서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올해로 영부인 밴드 활동을 한지 19년째입니다. 진짜보다 2% 부족하지만 열정만큼은 퀸에 뒤지지 않는다는 각오로 공연할 겁니다. 공연장 조명이 켜지고 관중의 함성을 들을 때면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확 풀리니까요. 시간 되시면 12월 10일 날 많이들 보러 오시면 좋겠네요.”
"생활의 활력이 있어야 힘이 나고 업무의 집중력도 높아지는 법입니다. 밴드 생활을 하면서 얻은 긍정적인 효과로는 어떤 게 있는지 여쭤봤습니다. “일단 프레디 머큐리 노래는 아시다시피 굉장히 고음입니다. 제가 그나마 목소리 톤이 높은 편이긴 하지만, 똑같이 한다는 건 불가능하죠. 그래도 연습을 하면 좋아집니다. 그래서 회사 후배들에게도 어려움과 맞닥뜨리면 노력해서 안 되는 건 없다는 걸 강조하는 편이죠.”
공연을 몇 달 앞두고 평일엔 마케팅 맨으로, 주말엔 보컬리스트로 활약하는 신창엽 책임. 바쁜 일상 속에서 시간 관리를 잘 할 수 있는 비법이 궁금해졌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첫째는 계획 수립이 중요합니다. 한정된 시간을 효과적으로 쓰려면 철저한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죠. 둘째는 멀티 플레이인데요. 한 가지를 다 끝내놓고 다른 걸 시작하면 이미 늦을 때가 많아요. 여러 일을 동시 진행할 줄 아는 멀티플레이어가 되어야 합니다. 셋 째는 빠르고 정확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게 중요합니다. 정해진 시간 안에 해야 하기 때문에 행동이 느리면 적절한 시간 안배가 어렵습니다.”
★신창엽 책임이 말하는 시간 관리 노하우 3!
1. 철저하게 계획을 수립하라!
2. 여러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 플레이가 되어라!
3. 빠르고 정확한 업무 처리를 통해 시간 안배를 적절히 해라!
업무를 수행하면서 자기 계발을 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은 일입니다. 신창엽 책임에게 자기 계발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세상이 정말 빠르게 변합니다. 특히 IT쪽은 더하죠. 일단 업무적인 스킬은 일하면서 늘 수 있는데, 시장을 리딩하는 자료를 읽고 생각을 정리하는 일은 생각만큼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창엽 책임은 전문가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IT신문, 전자 잡지, 블로그, 증권가 리포트, 시장조사기관 자료 등을 매일 체크합니다. “마케팅 업무는 일종의 방향성 제시와도 같아요. 그래서 시장의 흐름을 파악하는 게 급선무죠. 새로운 정보를 내 것으로 흡수하는데 주저함이 없어야 합니다.”
신창엽 책임의 전공은 고분자공학입니다. 현재 마케팅 팀에서 일하고 있지만, 원래는 포토 공정 엔지니어 출신입니다. 그 변신이 사뭇 궁금해졌습니다. “사업을 선도하고 계획하는 일련의 일들을 하는 부서가 마케팅입니다. 포토엔지니어도 좋지만, 좀 더 진취적이고 도전적인 일을 해보고 싶어서 마케팅 부서로 옮기게 됐죠. 파운드리 마케팅은 공정을 파는 일이기 때문에 공정 관련 지식이 필수사항입니다. 제 경우엔 기술적 백그라운드가 있기 때문에 엔지니어 출신이라는 게 오히려 마케팅 업무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신창엽 책임의 대답은 진로를 고민하는 청년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리라 여겨집니다. 어떤 일을 선택해야할 지 고민이라면 주저하지 말고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깊이 고민해보세요. 분명 그 안에 진로에 대한 답이 있을 테니까요.
신창엽 책임은 SK하이닉스가 파운드리 사업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룰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업무에서도 열정적인 그의 모습을 알 수 있었는데요. 신창엽 책임은 어떤 미래를 꿈꾸고 있을까요?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를 이끄는 회사입니다. 파운드리 사업은 이제 시작 단계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 무엇보다 큽니다. 메모리 분야의 앞선 경쟁력과 기업문화를 흡수해서 파운드리 사업이 보다 빨리 성장하는데 큰 기여를 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신창엽 책임에게 인생의 선배로서 취업 준비생이나 사회 초년생에게 따뜻한 조언을 부탁 드렸습니다. “취업이나 여러 가지 것들을 생각하다 보면 조급해지기 쉬워요. 시대는 급변하지만 마음의 여유를 갖고 차분하게 한 걸음씩 노력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신창엽 책임의 조언처럼 때때로 갈팡질팡하더라도 자신을 믿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다 보면 어느샌가 꿈에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We are the champions~!” 시대는 변해도 ‘우리는 챔피언’이라고 외쳤던 퀸의 노래는 잊혀지지 않습니다. 퀸의 노래를 부르며 챔피언 정신을 되새긴다는 신창엽 책임. 일에서도 멈추지 않고 계속되는 그의 열정과 노력은 SK하이닉스가 메모리 강자를 뛰어넘어 비메모리 파운드리 산업의 챔피언이 되는 날까지 이어질 것입니다. 일도 여가생활도 누구보다 열심히 하며 24시간을 값지게 쓰는 신창엽 책임에게서 긍정의 에너지를 가득 얻은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