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국내 반도체용 특수가스 기업 TEMC와 협업해 반도체 업계 최초로 네온(Ne) 가스 재활용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최근 국제 정세 불안으로 인해 수입에 의존해 온 네온의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자, 회사는 국내 소부장 기업과 함께 재활용 기술 개발에 나서 1년 여 만에 성과를 이루어 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지난 2월 ‘재활용 소재 사용 중장기 로드맵[관련기사]’을 발표하고, 2025년까지 재활용 소재 비율 25%, 2030년까지 30%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이번 네온 재활용 기술 개발은 이 로드맵과 더불어 소재 재활용 분야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네온은 희귀 가스* 중 하나로, 반도체 노광공정*에 필수적인 엑시머 레이저 가스(Excimer Laser Gas)의 주요 성분이다. 네온은 레이저 광원으로 활용할 때 화학적으로 분해되거나 변형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때문에 한 번 사용한 네온은 불순물 제거 등의 분리 및 정제만 거치면 재활용이 가능하다.
* 희귀 가스(Rare Gas): 공기 중에 극소량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양산이 어렵고 인공 제조가 불가능한 희소성 높은 산업용 가스로 헬륨(He), 네온(Ne), 아르곤(Ar), 크립톤(Kr), 제논(Xe), 라돈(Rn) 등이 포함된다.
* 노광공정: 레이저 등으로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그리는 공정
회사는 이 점에 주목해 네온 재활용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와 TEMC는 노광공정 이후에 스크러버*를 통해 공기 중으로 배출되던 네온 가스를 수집 탱크에 포집하고, TEMC의 가스 처리 과정을 통해 네온만 선택적으로 분리해 정제 했다. 이렇게 정제된 네온은 다시 SK하이닉스로 공급되어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된다. 현재 네온 회수율(배출량*포집량*정제수율)은 72.7%에 이른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정제수율을 개선해 네온 회수율을 77%까지 높일 계획이다.
* 스크러버(Scrubber): 반도체 생산 공정 중 발생하는 가스, 화합물 등을 걸러내고 제거하는 장치
SK하이닉스-협력사 원팀 협업으로 이룬 성과… 구매 비용 절감 기대
이번 기술 개발은 SK하이닉스와 소재 및 장비 협력사가 각 분야의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긴밀하게 협력해 만들어진 성과라고 회사는 강조했다. 회사는 앞으로도 전문성을 갖춘 협력사들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네온 재활용 기술이 반도체 팹에 적용될 경우 연간 400억 원* 상당의 네온 구매 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 2022년 네온 단가 및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 적용 기준
‘2025년까지 10개 원자재 재활용 기술 개발 목표’의 첫걸음 떼다
▲ 소재 재활용 분과 송환욱 TL, 송부섭 팀장, 정용준 TL(왼쪽부터)이 소재 재활용 기술과 관련해 회의하고 있다.
네온 재활용 기술 개발을 주도한 SK하이닉스 탄소관리위원회*의 소재 재활용 분과*는 반도체 공정에서 화학적으로 분해 및 변형되지 않는 모든 소재의 재활용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분과는 2025년까지 네온, 중수소(D2), 수소(H2), 헬륨(He) 등 4개 가스 소재와 황산(H2SO4) 등 화학 소재를 비롯해 총 10개 원자재의 재활용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2030년까지는 화학적 변형이 없는 모든 소재에 대한 기술 검토를 완료한다는 것이 회사의 목표다.
* 탄소관리위원회: 2050년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연구, 제조, 설비, 환경, 구매 등으로 구성한 전사 조직이며, 저전력 장비 개발, 공정가스 저감, AI/DT 기술 기반 에너지 절감 등을 추진하고 있다.
* 소재 재활용 분과: 탄소관리위원회 산하 12개 분과 중 하나로 화학적 변형이 없는 소재를 대상으로 재활용 기술을 확보하고 이에 기반해 재활용 친화적 팹 환경을 구축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이를 위해 분과는 재활용 기술을 ‘기술 성숙도’에 따라 5단계로 분류하고, 2025년까지 네온 등 10개 원자재에 대해 적어도 3단계(소재 인증) 이상의 기술 확보를 추진하려고 한다. (위 그림 참조)
궁극적으로 SK하이닉스는 해외 의존도가 높은 소재의 수급 문제를 해결해, 회사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