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NAND 산업은 지난해에 이어 공급 과잉이 지속될 전망이다. 분기별로 보면 1분기 큰 폭의 공급 과잉이 발생한 후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이번 하락 사이클 이후 eSSD(Enterprise SSD, 기업용 SSD) 시장의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NAND 업체들에게 큰 기회가 다가올 것으로 기대된다.
2021년 NAND 산업의 수급은 작년(Oversupply Ratio +2.1%) 대비 소폭 개선되겠지만, 공급 과잉 국면(Oversupply Ratio +1.2%)은 지속될 전망이다. NAND의 총 수요는 스마트폰 내 탑재량 증가와 SSD(Solid State Drive)의 시장 침투율(Market Penetration)1) 상승 등으로 인해 전년 대비 32% 증가하겠지만, 기업들의 공격적인 투자 전략으로 인해 공급(실직 공급) 역시 전년 대비 34%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 시장 침투율: 기존 시장의 주력 제품이 신제품으로 얼마나 교체됐는지 나타내는 지표. 여기서는 기존 HDD(Hard Disk Drive)가 SSD로 교체된 비율을 의미.
분기별로 보면 1분기를 저점으로 업황이 회복되기 시작한 뒤, 하반기로 갈수록 수급이 급격히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성수기 진입으로 인한 수요 증가와 SSD의 시장 침투율 상승효과가 기대되기 때문. 특히 하반기부터 eSSD의 시장 침투율이 크게 상승하며 NAND 수급 개선을 이끌 전망이다.
NAND의 시장 규모는 2021년 총 565억 달러로 전년 대비 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수급이 개선되고 eSSD 수요가 급등할 것으로 전망되는 2022년에는 총 932억 달러로, 올해 대비 65% 급증할 것으로 기대된다.
과거 NAND 시장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던 2007년부터 큰 폭으로 성장하기 시작한 뒤 2013년에는 시장 규모가 290억 달러까지 성장했다. 이후 수년간 정체기를 겪다가 SSD의 PC 탑재율이 급격하게 증가한 2015년부터 다시 성장세를 이어갔고, 2018년에는 역대 최대인 632억 달러까지 성장했다. 현재는 시장의 공급 증가를 상회할 만한 수요처가 없어 다시 정체기에 접어든 상태지만, 올해 하반기부터는 eSSD가 NAND 시장의 성장을 이끌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eSSD는 2019년 기준 전체 NAND 시장에서 17%의 수요 비중을 차지했다. 스마트폰과 Client SSD(소비자용 SSD)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수요처다. 3%의 수요 비중을 차지하며 지난해 새롭게 부각됐던 콘솔 시장과 비교해봐도 더 큰 규모다. 이미 우리 주변 대부분의 노트북에 SSD가 탑재되고 있는 것과 달리, eSSD의 시장 침투율은 아직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럼에도 NAND 시장에서 높은 수요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큰 시장이기도 하다.
SSD 시장 내에서의 성장률 측면에서 보더라도 Client SSD의 경우 PC 내 탑재량 증가가 수요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SSD 역시 탑재량 증가뿐만 아니라 시장 침투율 상승이 동반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요 메모리 반도체 제조기업들은 지난해 말부터 NAND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집행하며 eSSD 시장 성장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SK하이닉스는 당분간 신규 장비 투자보다는 기존 2D NAND 공정을 3D NAND 공정으로 전환하고 3D NAND 공정간 세대교체에 주력하면서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하이닉스는 연내 NAND 공장 중 M11과 M12에 남아있는 2D NAND 공정을 3D NAND 공정으로 전환하고, M14와 M15의 기존 장비를 128 double stacks 공정2)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웨이퍼 생산량 감소(Wafer Capacity Loss)를 보완하기 위해, 올해 상반기 중 소규모의 장비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 double stacks 공정: 각 단마다 단일 구조로 셀을 적층하는 single stack 공정과 달리 각 단을 두 개의 셀 묶음(stack)으로 분할해 적층하는 방식의 제조 공정. 128 double stacks 공정은 double stacks 공정으로 128단을 적층하는 공정을 의미.
이처럼 기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들의 원가 효율화 작업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지만, 인텔의 SSD 사업 인수 예상 시점인 4분기 이후에는 eSSD 시장에서의 입지 확대를 노려볼 수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eSSD 시장 형성을 위한 준비로 시안 2공장과 평택 2공장에 NAND 전공정 장비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시안 1공장의 NAND 장비를 128 single stack 공정으로 전환하고, 해당 시기에 시안 2공장과 평택 2공장에 대한 신규 장비 투자를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안 2공장의 경우 지난해 말 신규 투자를 시작한 뒤 올해 상반기 중 추가 투자를 집행하고, 생산성 검증에 나서고 있는 평택 2공장은 올해 상반기 중 추가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의 NAND 투자는 웨이퍼 투입량 기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총 10만 장/월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시안 1공장의 공정 전환을 포함한 총 NAND 투자액도 올해보다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키옥시아 역시 기존 공장을 활용한 장비 투자와 함께 신규 Fab7의 완공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 말 Y6 공장에 신규 투자를 집행했고, 기존 3D NAND 공정의 세대교체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후 Y5 및 K1 공장에도 신규 장비 투자 가능성이 있고, Fab7의 조기 완공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기업공개(IPO) 일정에 따른 변동성이 매우 클 것으로 판단된다.
NAND 산업의 웨이퍼 투입 생산량(Wafer Input Capacity)도 2016년 이후 5년 만에 증가세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국내 중소 반도체 기업들의 실적 성장으로 연결될 수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성장하는 eSSD 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구축하고, 이를 통해 DRAM에 이어 NAND 시장에서도 절대 강국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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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