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Fab 공정을 마친 회로 패턴화된 웨이퍼는 온도 변화, 전기적 충격, 화학적 및 물리적 외부 데미지 등에 취약한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웨이퍼에서 분리된 칩을 둘러싸는 방식이 있는데, 이를 반도체 패키징(Packaging)이라고 합니다. 반도체 칩과 마찬가지로, 패키지 역시 ‘경박단소(輕薄短小, 가볍고 얇고 짧고 작음)’를 목표로 발전합니다. 단, 내부에 있는 반도체 칩에서 외부로 신호를 연결할 때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되지요. 패키지 기술은 패키지를 내부적으로 형성하는 내형기술(Internal Structure), 외부적으로 형성하는 외형기술(External Structure), 그리고 PCB(Printed Circuit Board 혹은 이하 시스템보드)에 실장(Mount)하는 SMT(Surface Mounting Technology, 표면 실장 기술)가 함께 이뤄집니다. 오늘은 패키지의 기술 및 구조의 이해를 위해, 이와 같이 세 가지 형태로 구분하여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1> 시스템보드에 접촉하는 반도체 패키지 핀(혹은 볼) 개수의 변화
반도체 패키지를 새로 개발하려면, 먼저 시스템보드에 실장하는 방식과 패키지 외부의 형태를 변경해야 합니다. 그 후 반도체 패키지의 내부 구조 및 재질도 함께 변경해야 하지요. 이렇게 패키지 구조가 복잡해지면 시스템보드에 접촉하는 패키지의 핀(Pin) 혹은 볼(Ball)의 수가 많아지고, 볼과 볼의 피치(Pitch) 간격도 줄어들게 됩니다. 최근에는 패키지가 시스템보드에 접촉하는 접촉점 수가 거의 한계에 이르러 포화 상태에 있습니다.
<그림2> 반도체 패키지의 내·외부 구조(Internal & External Structure)
반도체 패키지의 구조를 살펴보면, 웨이퍼에서 분리된 반도체 칩과, 칩을 올려놓는 캐리어(패키지 PCB, 리드프레임 등)로 이뤄져 있으며, 몰딩콤파운드(Molding Compound)가 이를 전체적으로 빈틈없이 둘러싸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부의 칩에서 외부로 신호를 연결하는 통로가 필요한데, 이 통로는 내부 연결 및 외부 연결 루트(Route)가 담당합니다. 내부 연결이든 외부 연결이든, 과거에는 선(와이어와 리드프레임)으로 연결했다면, 요즘에는 점(범퍼 or 볼)을 활용하는 추세입니다. 몰딩콤파운드는 내부의 열을 밖으로 빼주고, 외부 데미지로부터 칩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요. 주로 패키지 내부로 침입하는 외부의 위협을 방어하는 개념이 더욱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림3> 패키지 내부연결 형태-외부연결 형태-실장 방식의 연관 관계
198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패키지 내부에서는 칩 상의 패드(Pad)에서 캐리어 상의 패드까지 골드와이어(Gold Wire)로 연결하는 와이어본딩(Wire Bonding)방식이 주류였습니다. 하지만 패키지의 크기가 작아짐에 따라 패키지 속 금속와이어가 점유하는 부피가 상대적으로 커졌지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금속와이어를 없애는 대신 내부의 연결을 범프(Bump, 돌기)로 대신하게 됩니다(물론 와이어본딩 방식이 없어진 건 아닙니다). 범프를 이용하면 Die-Attaching 및 와이어본딩 공정이 없어지고, 대신 Bump Attaching 공정과 에폭시 Under-Fill 방식이 추가됩니다. 그 후 진행하는 몰딩 공정도 약간의 차이는 발생합니다.
패키지의 외부 연결도 리드프레임(Lead Frame)에서 볼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변화했습니다. 리드프레임 역시 와이어와 같은 단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요. 과거에는 ‘와이어-리드프레임-삽입 실장’ 방식을 활용했다면, 이제는 ‘범프-볼(Ball Grid Array, BGA)-표면 실장’ 방식을 주로 쓰고 있습니다.
4.1 선 없는 반도체, 플립칩(Flip Chip)
<그림4> 표면실장 패키지의 내부연결 방식인 와이어 본딩 타입과 플립칩 타입의 비교
반도체 패키지는 외부 구조뿐 아니라 내부 구조에 따라서도 분류할 수 있는데, 크게 와이어링 타입(Wiring Type)과 플립칩 타입(Flip Chip Type)으로 나뉩니다. 와이어링 방식은 반도체 칩의 Face를 위로 향하게 해 와이어본딩을 한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플립칩 방식은 Face를 아래로 향하게 하여, 전기가 통하는 금속 물질인 ‘범프’라는 매우 작은 직경의 볼을 패드에 연결한 형태입니다. 따라서 플립칩은 기다란 와이어 없이 기판을 맞대고 있어 신호의 이동 거리가 짧아지며, 고착 강도가 더욱 강해진다는 특징을 갖습니다. 와이어링에 따른 여러 가지 문제점을 보완했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방식이라고 볼 수 있지요.
플립칩은 패키지의 부피를 작게 줄이고, 소비전력과 신호의 흐름을 개선한 것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길이가 짧기 때문에 전기저항 성분이 적고, 주변의 노이즈(Noise)를 덜 받아 속도가 빠릅니다. 신호가 흐를 때 용량성 및 유도성 스트레스도 덜 받지요. 따라서 범프의 재질이 어떤 금속 성분이냐가 중요한데, 현재는 주로 솔더(Solder)나 금(Gold)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플립칩은 범프를 캐리어에 붙이고, 이어 붙인 범프와 캐리어 사이에 어떤 에폭시 물질로 채우느냐가 또 하나의 관건입니다. 또한, 와이어링 방식과 같이 공간을 점유하는 와이어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몰딩 후 칩의 면적을 더 작게 줄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모바일을 비롯한 소형 전자기기에 광범위하게 이용되고 있지요. 즉 시스템보드에 올라가는 패키지의 풋프린트(Footprint) 면적이 줄어들어 고밀도 기판 기술에 적용된답니다. 스마트폰 등 소형화된 전자기기가 출현함에 따라 패키징 방식에 일대 변혁이 일어난 것입니다.
4.2 칩 판에 Hole을 뚫어 만든 3D 패키지, TSV(Through Silicon Via)
<그림5> 실리콘 칩을 관통하는 Via Hole를 적용한 3D-패키지
칩 패키지의 밀도를 높이기 위해, 반도체 칩을 여러 개 쌓는 다층구조의 패키징을 활용합니다. 웨이퍼 단계에서 패키지를 적층하는 멀티칩 패키징은 와이어본딩 방식과 TSV(Through Silicon Via)가 있습니다. TSV는 칩을 적층한 후, 칩들을 수직 관통하는 구멍(Hole)을 뚫어 실리콘 관통전극으로 신호선을 연결합니다. 신호가 빠르고 고밀도화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 개의 칩을 다루는 기존의 방식이 2D 패키징이라면, TSV 방식은 3D 패키징이라 볼 수 있겠네요. 적층 구조의 칩을 와이어로 연결하면 계단식 구조가 형성되어 면적이 약 2배 정도 커지는 반면, TSV와 같은 관통형은 아파트처럼 일직선 적층 구조가 형성되므로 칩 면적의 약 1.2배 정도에 그치게 되죠. 면적 효율이 좋은 TSV는 응용 분야가 점차 넓어지고 있답니다.
<그림6> 패키지 외형의 종류와 실장 방식
5.1 패키지의 외형 종류
패키징이 완료된 패키징 칩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리드프레임 계열로는 삽입실장에 적합한 디핑(Dipping) 타입이 있는데, 이는 SIP > ZIP(Zig-zag in line PKG) > DIP > PGA(Pin Grid Array) 순으로 발전돼 왔지요. 다만, 시스템보드를 점유하는 풋프린트 면적을 줄이는 데 한계가 있어 현재는 일부 국한된 경우에만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리드프레임 계열 중 표면실장용으로 리드를 휘어지게 하여 집적도를 높인 형태로는 SO(Small Outline)가 있습니다. 이는 SOIC에서 SOJ(J Type) 등으로 발전하며 현재까지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편이지요. 그 외 패키지의 2면(Edge)에서 4면(Edge)을 모두 적용한 QFP(Quad Flat Package)가 CPU칩 등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후 패키지가 리드프레임 타입에서 볼 타입으로 획기적인 변화를 거치며 BGA가 등장했으며, 요즘은 볼 타입이 대세가 되었지요.
5.2 실장 방식
패키지를 실장하는 방식은 크게 표면 실장(Surface Mounter Technology, SMT)과 삽입 실장(PCB Through Hole)으로 나뉩니다. 표면 실장은 말 그대로 시스템보드의 표면에 칩을 그대로 올려놓고 솔더링하여 고정시킵니다. 반면 삽입 실장은 칩을 시스템보드의 홀에 칩의 리드 핀을 넣어 커팅한 뒤 솔더링하여 장착시키는 방식이지요.
그러나 시스템보드 상에서 홀이 차지하는 면적이 크므로, 경박단소를 위해 실장 방식 또한 홀이 없는 표면 실장 기술로 발전됐습니다. 리드프레임을 사용하는 방식 중, SO 타입(SOIC, SOJ) 및 TSOP 등은 처음부터 표면 실장용으로 개발됐고, 볼을 사용하는 방식인 BGA 타입도 볼 자체가 시스템보드 상의 실장용이므로 전부 표면 실장 방식을 적용합니다.
패키지의 형태는 ‘경박단소’를 목표로 발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패키지의 내·외부 형태 및 실장 방식이 맞물려 변하고 있습니다. 전력이나 속도, 환경 등 반도체 패키지 칩은 기능적으로 높은 수준이 요구되므로,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 재질 면에서도 눈부시게 변신하고 있지요. 패키지가 변화하는 우선순위는 일반적으로 구조 > 재질 > 기능순이지만, 반드시 이 순서에 따르는 것은 아닙니다. 패키지를 분류하는 방식은 MCP(Multi Chip Package), SiP(System in Package), PoP(Package on Package), CSP(Chip Scale Package) 등 패키지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여러 가지 표현으로 구미에 맞게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혼동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이번 장에서는 현재 일반적으로 나와 있는 패키지 제품의 종류를 구조적으로 분류해 살펴보았습니다.
※ 본 칼럼은 반도체/ICT에 관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외부 전문가 칼럼으로, SK하이닉스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