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장비들은 365일동안 쉬지 않고 돌아갑니다. 반도체 생산의 원동력이 되는 장비들인만큼 이들을 관리하는 장비기술팀에도 큰 책임이 따르고 있는데요. 그래서일까요? 장비기술팀을 대표하여 인터뷰에 응한 김종원 책임의 답변에는 남다른 책임감과 신뢰감이 느껴졌습니다. SK하이닉스의 장비가 항상 최적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장비기술팀의 수퍼맨 김종원 책임! 지금부터 영하이라이터와 함께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Q. 하이라이트 독자들에게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미래기술연구원 장비기술팀 김종원 책임입니다. 현대전자에 첫 입사한 후 줄곧 반도체 장비 관련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장비업무에서도 에치분야에서 전문성을 키워온지도 벌써 20년을 훌쩍 넘어섰네요.
Q. SK하이닉스 연구개발직군에는 다양한 직무가 있다고 들었는데요, 그 중 R&D 장비기술팀의 주 업무는 무엇인지, 어떤 방식으로 업무가 진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저희 R&D 장비기술팀의 가장 중요한 업무는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장비 및 기계들을 관리, 개선하여 모든 공정 과정을 최적화 하는 것입니다. 추가적으로 공정 팀의 요청에 따라 장비들을 개조하는 일도 하는데요. 넓은 의미에서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기술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장비기술팀에는 크게 노광(Photo), 식각(Etch), 클리닝 & CMP(C&C), 박막(Thin Film), 확산(Diffusion)의 다섯 개 파트가 있는데요. 5가지 반도체 공정에는 각 단계별로 다른 장비들을 사용하고 있는데, 파트 별 담당 연구원들이 전담하여 장비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에치 장비만 다루고 있죠.
Q. 말씀 중 장비의 최적화가 가장 중요한 업무라고 말씀 주셨는데요. 그럼 해당 업무를 위해 수행하는 직무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장비의 최적화를 위한 업무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누면, ‘트러블 슈팅’과 ‘PM’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트러블 슈팅(Trouble Shooting)’은 장비에 문제가 생겼을 때, 신속하게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여 장비를 수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알다시피, 어떤 기계든 고장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잖아요? 특히 미세한 공정 기술을 적용한 반도체 생산 장비는 더욱 예민해서 관리 미흡 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장비의 고장으로 반도체 생산이 멈추지 않으려면, 이러한 오류를 신속 정확하게 해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음은 ‘PM(Preventive Maintenance)’인데요. 이는 장비의 스펙들을 미리 점검하고 최상의 조건을 유지해주는 업무입니다. 장비 관리 주기에 맞춰 ‘Gas flow’, ‘Power’ 등의 스펙이 잘 유지되고 있는지 예방 정비를 해주어야 트러블 발생률이 줄어드는데요. 때문에 PM 업무 역시 매우 중요한 업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밖에 모니터링이라는 업무도 있습니다. 실질적으로 웨이퍼를 집어넣을 때, 챔버 안에 불순물이 있는지, 에치 rate은 유지가 잘 되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업무입니다. 언뜻 PM 업무와 비슷해 보이지만, 장비를 확인하는 과정과 범위가 다르고, 검사 주기도 더 짧습니다.
Q. SK하이닉스에는 말씀하신 직무를 수행하는 연구소 R&D 장비기술팀 뿐만 아니라 제조공정에 관여하는 장비기술팀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차이가 있나요?
사실 두 팀의 업무는 같습니다. 단지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장소의 차이가 있을 뿐인데요. 예를 들어, 제조공정에 관여하는 장비기술팀은 실제 많은 양의 웨이퍼를 생산하고 있는 공정 장비를 관리합니다. 때문에 한정적 오류에 대한 신속한 트러블 슈팅 업무를 진행하고 있죠. 하지만, 연구소에서는 각각 다른 연구용 샘플 웨이퍼들을 다양하게, 소량 생산하면서 생기는 문제를 연구합니다. 그래서 보다 다양한 문제점들을 연구하고 개선방안을 찾을 수 있습니다.
Q. 보다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협업이 필수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비 최적화를 위해 어떤 조직과 협업을 하나요? 또, 어떤 방식으로 진행이 되나요?
보통 장비업체와 협업을 하는데요. 업체에서 A라는 장비를 만들면, 장비기술팀의 연구원들이 A장비를 연구하면서 다양한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찾아 장비업체와 공유합니다. 이렇듯 협업을 통해 문제점이 개선된 A+장비를 만들게 되는 것이죠. 이후 다음 세대의 기술을 가진 B라는 장비가 등장하면, 동일한 과정을 통해 B+라는 장비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장비업체’뿐만 아니라 ‘도급 업체’와도 협업 하는데요. 예를 들어, 웨이퍼를 생산할 때 웨이퍼 진행 장수나 일정 RF Power Time이 증가되면 한 번씩 클리닝을 해줘야 한다는 사실을 도급 업체에 전달합니다. 그러면, 업체에서 이러한 부분을 취합하여 세정 작업을 해줍니다. 이렇듯 기본적인 업무를 도와주고, 개선하는 업체들과 협업하여 장비기술팀에서는 트러블 슈팅에 집중할 수 있게 되죠.
Q. 책임님 말씀을 듣다보니 R&D 장비기술 직무에 대해서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책임님이 생각하시기에 R&D 장비기술 직무만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장비를 알고 공정을 개발하는 것’과 ‘장비에 대해 모르는 상태에서 공정을 개발’하는 것에는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자신이 타고 있는 자동차가 어느 정도의 파워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무조건 자동차의 속력을 빠르게 유지하다 보면 자동차에 무리가 가겠죠. 비슷한 예로, 장비의 한계와 스펙을 모르는 상태에서 공정을 개발하다 보면 장비에 심한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장비 스펙을 자세히 알고 그것에 맞게 공정을 개발할 수 있는, “전문성”이 바로 R&D 장비기술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앞서서 장비에는 스펙과 관련된 이슈가 많다고 했었는데요. 어떤 장비 하나가 스펙 하나하나를 각각 만족한다고 해도 생산 과정에서 장비들이 합쳐졌을 때는 그 스펙들이 바뀔 수 있습니다. 이렇듯 환경에 따라 변화하는 스펙들을 연구하고, 전문성을 성장시킬 수 있는 것 또한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새로운 기술을 개발할 때, 장비기술팀에서 가장 먼저 접근하여 연구한다는 매력도 있습니다. 장비의 스펙들과 현실가능성들을 고려하지 않고는 신기술을 개발하기 힘들거든요.
Q. 그럼 질문의 범위를 넓혀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차세대 메모리가 개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여기에서 장비기술은 어떤 역할을 수행하고 있나요?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가 개발될 때, 저희 팀에서는 현재의 장비로 만들 수 있는지, 새로운 장비가 필요한지 가장 먼저 체크합니다. 그리고 새롭게 진행될 공정 과정에서 장비에 무리가 있는지 스펙과 한계점을 함께 살펴보죠. 실제로 구동이 가능한 장비 스펙의 범위를 생각하면서 공정 개발을 진행해야 하는데요. 새로운 장비가 필요하다 하더라도, 현재 장비들의 관리를 소홀히 할 수 없기 때문에 트러블 슈팅과 PM 업무를 동시에 수행하며, 연구하고 있습니다.
Q. 그럼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위해 현재 장비기술팀에서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업무는 어떤 것일까요?
하나의 반도체가 완성되기까지는 두 달 정도가 걸리는데요. 수 백 번의 공정을 거친 차세대 반도체가 완성되고 난 후에 문제가 발생하면, 시간이나 노력, 비용의 낭비가 막대합니다. 때문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이를 방제할 수 있는 장비나, 해결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업무가 될 것 같습니다.
Q. 최근 장비의 업그레이드 주기가 더욱 빨라져 매년 새로운 장비가 개발된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R&D 장비기술팀은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하는지 궁금합니다.
맞아요. 요즘은 새로운 장비들이 자주 개발되죠. 하지만 충분히 검증이 안된 상태의 장비들이 급하게 교체된다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결함이 있는 장비를 통해 반도체를 계속 생산하게 되면, 반도체 공정 중에 치명적인 트러블이 생길 수도 있고 환경 및 안전 문제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저희는 최대한 이런 이슈가 생기지 않도록 새로운 장비들을 꼼꼼히 분석하고 확인합니다.
Q. 김종원 책임님께서는 언제부터 공학도의 꿈을 키워 왔나요? 특히 반도체 분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부모님께서 하시는 일이 공구를 많이 사용하는 일이었어요. 어렸을 때부터 공구와 친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공대 쪽으로 전공을 정하게 되었고 대학 졸업 후 현대전자에 입사했습니다. 그리고 전자 제품 관련 일을 하다 보니 모든 전자기기에 반도체가 들어간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 거에요. ‘반도체는 앞으로도 꼭 필요하게 되겠구나'라고 생각해 이쪽 분야의 연구를 시작 했었죠.
Q. 입사 후 R&D 장비기술 직무를 잘 이해하고 반도체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하셨나요?
기계라는 것은 계속 다가가서 만지고, 접해야만 친해질 수 있습니다. 사람도 계속 만나고 말을 해봐야 친해지잖아요. 저 같은 경우엔, 기계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을 때, 하루 종일 그 기계만 들여다 본 것 같아요. 어떻게 이 기계가 작동하는지 원리를 찾기 위해서 몰두 했었죠. 기계에 익숙해지게 되면, 뭔가 이상이 생겼을 때, 문제점들이 바로 눈에 보이게 됩니다. ‘어 이거 뭔가 이상하게 흘러가는데?’ 라는 감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저는 이러한 집중력이 바로 전문성을 위한 노력과 열정이라고 봅니다.
Q. 최근 청년들이 극복해야 할 것들이 정말 많아진 것 같습니다. 청년들이 스스로의 문제점을 찾고 극복하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요?
자기 자신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저 또한 아직도 제 자신을 정확히 알지 못하니까요. 하하.
제 생각에는 자신이 어떠한 일을 겪을 때, “왜?” 라는 질문을 계속 던져봐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근본적인 원인에 다가갈 수 있으니까요. 장비에 비유하면 이렇습니다. 공정에 이상이 생겼을 때 ‘왜?’ 라는 질문에서 시작하여 1차적인 원인을 찾고, 여기에서 또 다시 2차적 원인이 생긴 이유를 찾다 보면,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거든요. 이렇듯 여러분도 자신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을 찾다 보면,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방법을 분명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반도체 연구 분야에 관심을 갖고 노력하고 있는 많은 인재들에게 조언과 격려의 한 말씀 부탁 드립니다.
책을 통해서만 전공 지식을 깊게 배웠다고 해서 모두 전문가가 되는 것은 아니에요. 전문가를 지향한다면, 회사에서 실제 업무를 경험하고, 관계를 쌓아가면서 직접 부딪혀봐야합니다. 여기에서는 인간관계에 대한 경험도 무척 중요한데요. 좋아하는 사람, 싫어하는 사람들을 가리지 않고, 처신할 수 있는 사고 방식을 가져야 회사에서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항상 베풀고, 보상을 바라지 마세요. 그럼 어디서든 잘 될 거에요.
덧붙여서 유연함을 가지라고 말하고 싶어요. 특히 장비기술팀에서는 장비라는 복합적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다양한 회사들과 협업이 매우 중요하죠. 예를 들어 에치 장비에 붙어 있는 부대장치에는 기계, 전자, 전기, 프로그래밍, 환경, 안전 등의 이슈가 복합적으로 들어있죠. 때문에 항상 새로운 분야에 적극적으로 호기심을 갖고, 도전하는 유연한 사고가 필요한 것이랍니다.
김종원 책임님이 들려주는 R&D 장비기술팀 이야기 어떠셨나요? 이번 인터뷰를 통해 장비기술에 대해서 몰랐던 것들을 하나하나 자세히 들어볼 수 있었는데요. 공정 장비의 사소한 결함도 용납하지 않고, 항상 최상의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장비기술팀! 그들이 있어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사업장은 평화로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남다른 전문성을 갖고, 거침없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장비기술팀의 활약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