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SK그룹이 하이닉스를 인수해 SK하이닉스가 출범한 지 만 10년이 되는 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0년 동안 찾아온 많은 위기를 특유의 위기극복 DNA를 바탕으로 극복해냈고, 연간 10조 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창출하는 대한민국 대표 반도체 기업으로 우뚝 섰다. 그리고 앞으로 펼쳐질 10년에는 글로벌 일류 기술기업으로서 ICT 산업과 반도체 생태계를 이끌고, 대한민국 경제 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는 이처럼 의미 있는 해를 맞이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앞으로 펼쳐질 10년을 책임질 ‘리더’들을 선임하는 데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간 수행해온 역할과 가진 역량에 기반해, 각 조직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낸 인재들을 과감하게 발탁한 것.
뉴스룸은 앞으로 SK하이닉스의 여정에 리더십을 발휘하며 기술로 세상을 바꾸는 데 힘을 보탤 4명의 신임 임원들을 한 명씩 만나볼 예정이다. 그 첫 번째 주자는 미래전략 전략기획 이재서 담당으로, 그와 함께 지금까지의 활동을 돌아보고 올해 목표와 각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편집자 주>
이재서 담당은 반도체 기술 트렌드와 시장 상황을 분석하고 이에 따른 SK하이닉스 경영 전략을 수립하는 조직에서 경력을 쌓았다. 반도체 산업 전반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업황 속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는 데 역량을 발휘해 글로벌 ICT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 및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실무를 주로 담당했다.
특히, 인텔 NAND 사업부 인수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시점부터 인수 타당성 검토 업무를 수행하며 인수 작업의 토대를 닦았다. 협상 과정에서 SK하이닉스의 전략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고, PMI(Post-Merger Integration, 인수합병 후 통합관리) 가속화를 위한 사전 준비 및 전략 수립에도 참여했다. 인수계약 체결 이후에는 SSD 사업 운영을 위한 미국 내 자회사 ‘솔리다임(Solidigm)’ 설립, 자산 및 인력 이전 등 초기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는 데 힘을 보탰다.
이 담당은 이 같은 성과들을 바탕으로 올해 미래전략 전략기획담당으로 발탁돼, SK하이닉스의 최연소 임원이 됐다.
“SK하이닉스는 그동안 키옥시아 투자, 인텔 NAND 사업부 인수 등 적극적인 지분 투자와 M&A를 통해 반도체 시장의 변화를 끌어냈고, 이제는 시장을 주도하는 핵심 플레이어가 됐습니다. 그 과정에서 리더들이 SK하이닉스가 나아갈 방향을 정하고 사업을 추진하는 데 실무자로서 힘을 보탰고, 그 역할과 성과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너무 일찍 중임을 맡게 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반드시 무언가 보여주겠다고 조급해하기보다는 선후배, 동료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며, 해야 할 일들을 충실히 해나가겠습니다”
미래전략 전략기획담당 조직은 SK하이닉스의 경영 계획을 수립하고, 앞으로 SK하이닉스가 어떤 기업으로 성장해야 할지 방향성을 제시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런 만큼 이 담당은 시장 상황을 면밀히 살피며 지금 SK하이닉스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심하고 있다.
“ICT 기업의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와 직접 연관이 있는 프로세서 업체들의 지각변동은 현기증이 날 정도입니다. 새롭게 등장한 하이퍼스케일러(Hyperscaler, 대형사업자)들을 중심으로 기존 시장 구도가 재편되고 있습니다. 스타트업들도 신규 아키텍처들을 속속 시장에 내놓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빠르게 파악하고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기존 우리의 영역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관련 역량도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야 합니다. 프로세서를 포함해 아키텍처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글로벌 역량을 더 고도화할 필요도 있습니다. SK하이닉스는 다수의 글로벌 거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미래 기술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세계 각국의 우수한 인재들을 어떻게 확보할지, 또 이들을 활용해 어떻게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지도 전략적인 관점에서 깊이 고민해야 합니다”
아울러 이 담당은 임원으로서 맞은 첫해 달성할 목표도 명확하게 제시했다.
“앞으로 전략기획담당으로서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권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다양한 전략적 방안들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시장 상황에 적합하면서도 실현 가능한 전략들을 수립해 제안하겠습니다.
SK하이닉스가 메모리 반도체 단품(Component)을 포함해, 고객의 다양한 니즈를 반영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확대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입니다”
이 담당은 충분한 역량을 갖추면 나이나 연차에 상관없이 임원이 될 수 있음을 입증하며, 구성원들에게 자신만의 커리어 패스를 설계할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그 길이 쉽지만은 않았다. 때론 맡겨진 업무를 해내는 것이 힘들고 스스로 부족함을 느낄 때도 있었다. 그는 그런 시기를 버텨낼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일을 즐기는 자세’를 꼽았다.
“주어진 일을 그냥 해내는 것에서 그치면 일이 재미가 없고 동기를 부여하기도 어렵습니다. 돌이켜보면 항상 주어진 일에서 재미있는 무언가를 더 찾아내려고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그것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 ‘칭찬’ 받을 때도 있었고, 일을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을 때 ‘만족감’을 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니 일하는 게 더 재미있었고, 그만큼 성과도 따라왔던 것 같습니다”
또한 전략기획 업무를 수행할 때 가장 필요한 자세로 ‘기업가 정신’, ‘유연한 사고‘, ‘책임감’을 꼽았다. 그중에서도 자신의 결정이 가져올 결과를 무겁게 여기는 책임감 있는 자세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전략기획 업무를 하는 사람들은 기업가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 도전 정신을 기반으로 변화를 만들어내려는 열정과 열망이 있어야 합니다. 전략기획 단계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면 회사 전체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고, 그 피해는 전체 구성원에게 돌아갑니다. 그렇기에 그 역할에 주어지는 엄청난 책임감을 감내할 수 있어야 하고, 자리에 걸맞은 실력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늘 이런 자세로 업무에 임하고 있으며, 동료나 후배들에게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닮고 싶은 이상적인 리더로는 ‘올바른 방향을 정해주는 리더’를 꼽았다.
“좋은 리더들을 잘 살펴보면 모두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준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리더라면 주변의 의견을 잘 듣고 이를 토대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어야 합니다. 또한 그 방향이 정확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전체를 파악하는 시야와 통찰력(Insight)이 있어야 하고, 사고가 유연해야 합니다. 그런 리더들을 존경하고, 또 닮고 싶습니다”
지금까지는 팀장이라는 제한적인 역할에서 리더십을 발휘했다면, 이제부터는 하나의 담당 조직을 책임지는 리더로서 업무 이외에도 많은 것들을 시야에 두고 조직을 이끌어야 한다. 그래서 이 담당은 요즘 틈날 때마다 구성원들과 시간을 보내며 구성원들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올바른 방향’을 함께 찾아가고 있다.
“요즘 구성원들의 의견들을 들어보면 회사에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성취감’과 ‘워라밸’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성과를 유지하면서도 워라밸을 보장하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하나는 업무 효율을 올려 일 처리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비효율적으로 낭비하는 시간을 줄여주는 것입니다.
업무 효율을 올리기 위해서는 리더로서 업무가 이뤄져야 할 방향을 명확하게 알려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구성원들이 자신의 업무에 더 전문성을 갖출 수 있도록 세미나 형식으로 서로의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 계획입니다. 비효율적으로 소모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출퇴근 시간을 아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구성원들이 출퇴근에 사용하던 시간을 업무나 여가에 활용할 수 있도록 이천이든 분당이든 편한 곳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했고, 앞으로도 필요하다면 근무 시간과 장소를 더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담당은 구성원들에게 올해 인사를 전했다.
“SK하이닉스의 기업 가치가 성장하고 이를 통해 구성원들이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꿈을 담은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여러분도 모두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는 한 해를 보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