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희 SK하이닉스 CEO가 주주총회에서 영업보고를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제73기 정기주주 총회가 오늘(30일) 이천캠퍼스 수펙스(SUPEX) 센터 내 수펙스 홀에서 열렸다.
올해 주주총회는 코로나19 방역에 만전을 기하고자, 창립 이후 처음으로 온·오프라인 병행 방식으로 동시 진행됐다. 이에 따라 사전에 신청한 주주들은 ‘웹 캐스팅(Web Casting)’을 통해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영상을 보며 주주총회에 함께 할 수 있었다.
이번 주주총회에는 재무제표 승인,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재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의 보고 및 부의안건 심의 등 일반적인 절차 외에 파이낸셜 스토리(Financial Story)를 공유하는 시간을 추가로 마련한 점도 특징이다. 이를 통해 주주들은 회사가 추구하는 미래의 청사진과 함께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의지를 CEO로부터 상세히 설명들을 수 있었다.
한편, 이날 주총에서 SK하이닉스 주주들은 상정된 안건을 모두 의결했다.
▲이석희 SK하이닉스 CEO가 주주총회 안건을 의결하고 있다.
이날 총회 의장으로서 연단에 오른 이석희 CEO는 영업 보고를 통해 “지난해 코로나19와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SK하이닉스는 신속한 선도 기술 개발과 탄력적인 수요 대응을 통해 전년대비 크게 개선된 매출 32조 원, 영업이익 5조 원의 경영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버 D램 경쟁 우위 달성 △낸드플래시 제품/고객 포트폴리오 개선 △중장기 성장 기반 마련 등을 지난해 주목할 만한 성과로 꼽았다. 그는 D램은 우수한 품질 경쟁력을 갖춘 10나노급 2세대 고용량 모듈의 판매를 늘렸고, 낸드플래시는 128단 제품의 빠른 양산 전개로 원가경쟁력을 강화하고 데이터센터향 SSD 매출이 전년대비 6배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중장기 성장을 위해서는 인텔 낸드 사업부문 인수 계약 체결, M16을 통한 EUV 양산 기반 마련, RE100 가입,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준비 등의 행보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 CEO는 이러한 성과들이 SK하이닉스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도록 올해는 △품질 경쟁력에 기반한 고부가가치 전략 제품 시장 입지 극대화 △스마트 팹(Fab) 환경 구축 통한 생산효율 향상 및 투자/자산 효율화 통한 비용구조 혁신 △인텔 낸드 사업부문 1차 인수 계약 절차 성공적 수행 및 시너지 창출 가능한 본원적 역량 고도화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하며 영업 보고를 마쳤다.
▲이석희 SK하이닉스 CEO가 미래 사업방향인 Financial Story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기술로 인류와 사회에 기여하는 ‘그레이트 컴퍼니(Great Company)’로 진화할 것입니다.”
이석희 CEO는 향후 회사의 성장성에 대해 궁금해하는 주주들을 위해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 목표와 전략,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한 미래 청사진을 담은 파이낸셜 스토리를 공유하는 시간도 별도로 마련했다.
이 CEO는 “2년 전 CEO로 취임하면서 목표로 제시한 ‘기업가치 100조’를 올 초, 예상보다 빠른 시점에 달성했다”며 “이제 그보다 더 높은 목표를 바라보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파이낸셜 스토리를 기반으로 D램과 낸드 양 날개를 펼쳐 회사의 성장을 도모하고, 주주가치 제고를 가속화하겠다”고 선언했다.
SK그룹 주요 관계사들은 최태원 회장의 화두인 ‘파이낸셜 스토리’에 회사의 미래 성장 방향성을 담아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사업적으로 D램과 낸드 사업 경쟁력을 공고히 하는 한편, ESG 경영에 치중해 기업가치를 제고한다는 방향성을 이 스토리에 담았다. 이 CEO는 “경제적 가치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Social Values)를 창출하는 데도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적 가치 측면에서는 낸드 사업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18년 키옥시아(옛 도시바) 투자에 이어 지난해 10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 CEO는 인텔 계약에 대해 “SK하이닉스는 낸드 모바일에, 인텔은 eSSD에 강점을 가지고 있어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며 “인수가 완료되면 D램에 이어 낸드 사업에서도 글로벌 선두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경제적,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예로 SSD를 제시했다. 이 CEO는 “대표적인 저장장치인 HDD(하드디스크)를 모두 저전력 SSD로 대체한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93% 줄일 수 있다”며 “SSD 기술 경쟁력을 통한 경제적 가치는 물론, 환경문제 해결에 기여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이 CEO는 미래 투자 방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연구개발, ESG 경영강화, 미래성장동력 발굴 등 세 가지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연구개발과 관련해 이 CEO는 “미국, 유럽 등 여러 지역에 R&D 집중 육성을 위한 인프라를 만드는 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ESG 측면에서는 “2050년까지 재생에너지 활용 비율을 100%로 하겠다는 RE100과 ‘탄소 순 배출 제로(Carbon Net Zero)’ 선언을 충실히 준비해 가겠다”고 계획을 밝혔다. 미래성장동력 발굴에 대해 이 CEO는 “AI, 자율주행, 5G 등 분야의 유망 기업을 발굴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 CEO는 주주들에게 “ESG와 함께 미래 신성장동력을 치밀하게 준비하는 회사가 되겠다”며 “그레이트 컴퍼니로 성장해 나갈 SK하이닉스의 여정에 함께 해달라”고 동참을 제안했다.
▲이번 주주총회는 온라인으로도 생중계됐다.
온라인으로 참석한 주주들에게 사전 질문을 받는 등 현장에 오지 못한 주주들을 위한 소통도 이뤄졌다.
사전에 접수된 질문 중 회사의 배당 정책과 배당 확대 정책의 시기에 대한 문의가 있었다. 이에 대해 이석희 CEO는 “작년 1월 공시를 통해 알려드린 ‘2019년~2021년 배당정책’은 주당 1,000원의 고정 배당금에 연간 창출되는 Free Cash Flow(연결기준 현금흐름표상의 영업현금흐름에서 유형자산 취득금액을 제외한 금액으로 산정 기준 정립)의 5%를 추가 배당금으로 더해 각 사업연도에 현금 배당으로 지급하는 것”이라면서 “2021년 기말 배당까지는 이미 공표된 배당 정책에 따라 배당금을 산정할 계획이고 그 이후의 배당 정책은 업황과 실적의 변동성, 주주 여러분들의 배당 예측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 후 투명하게 소통하도록 하겠다”라고 답했다.
인텔 낸드 사업부문 인수에 대한 긍정적 기대 효과를 묻는 질문들도 상당수 있었다. 이 CEO는 파이낸셜 스토리에 답변을 담아 설명하며 주주들의 궁금증 해소에 적극 나섰다.
온라인 주총에 참석한 한 주주는 “코로나19로 인해 정기 주총 현장에 갈 엄두를 못 냈는데, 온라인을 통해 주총 현장을 처음으로 볼 수 있었다"며 "온라인에 접수된 질문을 CEO가 답변하는 것도 신선했고, 적은 주식을 보유한 저 같은 사람도 전자투표로 손쉽게 내 권리를 행사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