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우리 주변을 밝히기까지는 수많은 전문가의 손을 거칩니다. 그리고 모든 과정이 완벽했더라도 오늘의 주인공을 거치지 않으면 우리는 절대 반도체를 만날 수 없습니다. 이들은 개발 단계에서는 인증평가를 담당하고 있으며 출하 단계에서는 품질 보증업무를 수행하고, 고객에게는 품질 서비스를 담당합니다.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모든 과정을 관리감독하는 SK하이닉스의 보안관! 그 주인공은 바로 품질보증 전문가인데요. 오늘은 품질보증을 담당하는 여러 그룹 중 품질관리 그룹에 속한 두 분을 만나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볼까 합니다.
품질보증은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제품의 마지막 단계를 의미합니다. 기업은 높은 생산성을 우선시하지만, 고객의 입장에선 고품질의 제품이 먼저겠죠. 양쪽을 만족시키며 일을 진행하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습니다. 이 만만치 않은 일을 맡고 있는 SK하이닉스 품질보증 전문가 두 분을 소개합니다.
▲ 품질보증 관리 그룹 품질혁신팀 백창훈 선임
▲ 품질보증 관리 그룹 품질 Audit팀 박성은 선임
“안녕하세요, 품질혁신팀 백창훈 선임입니다. 저희 팀은 품질보증 직속 조직으로 조직관리를 하고 있으며 담당 내 과제, KPI, 투자, 예산, 역량 강화, 외부 리포트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요. 저는 그중 업무를 개선하고 새로운 영역을 발견하는 혁신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_백창훈 선임
“안녕하세요, 품질 Audit팀 박성은 선임입니다. 저희 팀은 딱 고객과의 접점에 있는 팀입니다. 내부적으로 제조 전반에 대한 점검을 통해 품질 Risk 및 불합리를 사전에 도출과 개선을, 외부적으로는 고객의 요청과 품질 대응을 할 수 있도록 전반적으로 컨트롤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중 신제품 인증 전 Fab 품질 시스템 점검 및 개선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_ 박성은 선임
백창훈 선임과 박성은 선임의 팀은 모두 ‘품질보증 본부 내 품질관리그룹’에 속해있습니다. 품질보증 본부에는 품질관리그룹 외에도 DRAM 품질보증 그룹, NAND 품질보증 그룹, 고객 품질 그룹, 품질기반기술 그룹 등이 있고요. 각각의 그룹은 또 여러 팀으로 나뉘게 됩니다. 두 선임이 속한 품질관리그룹만 해도 구성원이 300명이 넘는다고 하니, 이분들의 업무가 곧 품질보증 업무의 전부라고 단정 지을 수 없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품질보증이라는 업무 중 극히 일부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특히 저희 팀은 품질보증보다는 조직관리나 기획팀이라고 보면 좋고요. 나머지 팀도 각기 다른 업무를 수행합니다.” _ 백창훈 선임
“흔히 ‘품질보증’이라고 하면 하나의 제품만 생각하실 텐데요. 실제로는 공정의 세팅부터 만드는 과정, 그리고 패키징 등 모든 단계별 관리가 필요합니다. 각 팀당 10~20명 정도 팀원이 있고 구성원 모두 다른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니 그 규모가 꽤 크다고 볼 수 있겠죠?” _ 박성은 선임
품질관리 그룹은 불과 2년 전 제조 본부에서 현재의 품질보증 본부로 옮겨왔다고 합니다. 박성은 선임의 품질 Audit팀 역시 SQC라는 조직의 내부 품질 시스템을 점검 개선하는 업무였는데, 7월 1일 자로 현재 팀과 통합되었습니다. 그룹 자체가 옮겨지거나 통합되는 것이 쉽지 않지만, 판단이 서면 빠른 행동을 하는 유연성 또한 SK하이닉스의 장점입니다. 그런데 그 유연함이 업무에는 반영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저 같은 경우는 현재는 Fab이 잘 돌아가는지 관리하는 내부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데, 고객사를 만나는 업무도 하고 있어요. 내부 구성원들에겐 고객사처럼 냉정하게, 고객사엔 SK하이닉스 구성원으로서 최선을 다해 응대해야 하니 유연하게 대응할 수는 없죠.” _ 박성은 선임
현재 팀으로 온 지 얼마 안 되었다는 백창훈 선임은 ‘싸우다가 정든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정도로 참 많이 싸웠다고 합니다. 싸움의 주된 주제는 생산성과 품질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는데요. 생산을 담당하는 구성원 입장에서는 당연히 좋은 양산품을 많이 만들어 내 수익을 극대화하기를 바라고, 백선임이나 박선임처럼 품질보증에 속한 구성원들은 결과가 완벽하려면 과정 역시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올해로 7년 차인데요. 저보다 경력이 많은 선배와 부딪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그럴 땐 경험이 아닌, 원칙과 기준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고객에게 나가는 제품에 유연함이란 있을 수 없으니까요.” _ 백창훈 선임
‘품질보증이란?’ 질문을 던졌을 때 박성은 선임과 백창훈 선임의 대답은 각각 ‘마지막 관문’과 ‘최강 골키퍼’였습니다. 업무를 대하는 마음을 잘 알 수 있는 단어인데요. 같은 듯하지만 다른 이 단어들처럼 두 선임의 업무도 그렇습니다.
우리에게 품질보증 업무는 아직도 낯설고 생소한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준비한 5문 5답 반말 토크! 이 업무를 좀 더 친근하게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에게 품질보증이란?
"나를 통과하는 마지막 관문이다"
Q. 품질Audit팀의 주요 업무는? 내·외부 품질시스템을 점검하고 개선하도록 컨트롤하는 업무!
Q. 왜 그 업무가 필요하지?
우리 제품이 좋은 품질 시스템에서 개발되고 양산될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드는 업무야. 정말 중요하겠지?
Q. 업무를 수행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커뮤니케이션? 자사 직원과 외부 고객을 함께 만나고 협업을 하다 보니 유연한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필수!
Q. 출근하자마자 처음 하는 일은?
이메일 체크. 우리는 24시간 쉬지 않고 공정이 돌아가기 때문에 밤사이에도 데이터들이 많이 들어와. 그래서 첫 업무도 메일 체크, 마지막도 메일 체크일 때가 많지.
Q. 품질보증을 다섯 글자로 표현한다면?
‘마지막 관문’? 품질보증을 통하지 않고는 고객을 만날 수 없어. 우리에겐 마지막이지만 고객에겐 첫 얼굴인 중요한 업무야.
나에게 품질보증이란?
“수비도 하고 골도 넣는 최강 골키퍼다”
Q. 품질Audit팀의 주요 업무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품질보증 본부 직속으로 품질관리 그룹 조직을 운영관리하는 업무!
Q. 왜 그 업무가 필요하지?
담당 내 여러 팀/CoE 간의 징검다리 역할을 해. 각자 다른 업무를 하지만 사실 우리 모두 ‘불량제로’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잖아? 조직에게 방향성을 제시하고 공통의 목표를 줌으로써 우리 조직이 하나로 움직이게 하는 업무야.
Q. 업무를 수행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근거와 공감대? ‘잘못되었다’는 지적보다는 그 이유와 대책을 가지고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편이야.
Q. 출근하자마자 처음 하는 일은?
나 역시 이메일 체크. 그전처럼 밤사이 쌓인 데이터를 받진 않아. 하지만 유연근무제로 구성원들 출퇴근 시간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메일을 주고받는 시간도 다 다르거든.
Q. 품질보증을 다섯 글자로 표현한다면?
‘최강 골키퍼’? 그냥 골키퍼가 아니야. 수비도 하고 골도 넣을 수 있는 막강 포지션이야.
‘자존심이 세고 혼자 생각하기를 즐긴다’, ‘사소한 것 하나 두고 여러 방면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보수적이고 도덕적이다’, ‘자기 생각대로 안 풀리면 의기소침해지고, 화가 풀리지 않아 스트레스가 많다’.
온라인에 떠도는 A형 혈액형 특징입니다. 이도 저도 이유가 없을 때 혈액형 때문이라고 이유를 붙이기도 하는, 그저 재미난 속설일 뿐인데요. 그러나 재미로 보기엔 무시 못 할 통계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품질관리그룹 구성원의 많은 수가 A형이라는 사실!
“그러게요. 팀 내 A형이 한 60~70%쯤 되는 것 같아요. 저도 A형, 백성훈님도 A형. (웃음)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업무인 만큼, 그런 성향의 분들이 많은가 봐요.” _ 박성은 선임
혈액형은 다양하지 않지만 구성원들의 전공은 다양합니다. 화학을 전공한 박성은 선임과 전자공학을 전공한 백창훈 선임, 그 외에도 통계, 회계 등 인문・사회학 전공 구성원들까지 각양각색입니다.
“저희 업무가 관리뿐만 아니라 데이터, 빅데이터 등 분석 업무와 통계 업무가 많습니다. 그래서 중에는 빅데이터 분석이나 통계를 전공한 분들도 있죠. 품질보증 업무를 생각하고 계신다면 이런 분석 툴을 다룰 줄 알면 업무를 할 때 큰 도움이 되실 거예요.” _ 백창훈 선임
“최근 들어오는 분들을 보면 스펙도 좋고 능력도 뛰어나요. 그래서 저 역시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자기개발에 힘쓰게 되죠. 요즘에는 실무에 쓸 수 있는 언어를 좀 더 배워둘 걸 하는 아쉬움이 들어요. 주 고객사가 일본과 중국에 있는 만큼,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 등도 할 줄 알면 큰 도움이 되거든요.” _ 박성은 선임
다른 업무에 비해 인문계열과 이공계열 모두 지원할 수 있는 폭넓은 업무이기에, 커뮤니케이션 스킬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읍니다. 정확한 기준 아래 서로 감정을 상하지 않게 대화하는 법은 책에서 알려주는 것은 아니니까요.
이런 두 분이 SK하이닉스와 본인의 업무를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마지막으로 질문해보았습니다.
“제 업무는 절 쉬지 않고 노력하게 합니다. 급변하는 시장과 다양한 고객을 제가 그 누구보다 완벽히 알고 있어야 잘 대응할 수 있으니까요. 또, 회사의 복지가 좋다는 점도 꼽을 수 있겠네요. 자율 출퇴근제도 있고, 서로 수평적인 호칭을 사용하고 있거든요. 책임님, 수석님 말고 ‘ㅇㅇ님’으로 호칭을 통일하고 있어요. 어색하지만 색다르고 재미있어요.” _ 박성은 선임
“제 업무는 ‘품질 보증을 통하지 않고는 시장에 나갈 수 없다’는 무한한 책임감과 자긍심을 갖게 해줍니다. 품질보증 업무는 각 구성원에게 개별적으로 책임과 권한이 많이 주어지는 편입니다. 품질관리가 필요한 업무를 찾아 얼마든지 업무영역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하지만 그만큼 책임감이 필요하죠. 또, 박성은님 말씀대로 회사의 복지가 뒷받침해주기 때문에 업무에 더 열중할 수 있어요. 그런데 호칭은 힘들더라고요. 아직 입이 잘 안 떨어져요.(웃음)” _ 백창훈 선임
업무와 회사에 무한한 애정을 갖는 오늘의 주인공을 만나기 전엔 품질보증을 금방 마스터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품질보증이란 큰 산에서 겨우 작은 나무 하나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래도 한 가지 확실히 알 수 있는 건 손톱만 한 작은 반도체 안에 SK하이닉스 구성원의 자부심이 알알이 박혀있다는 것, 그리고 이를 지켜주는 엄중한 품질보증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일도 모레도 SK하이닉스 반도체는 ‘믿고 쓰는’ 제품이 된 것이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