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탑팀(Top Team)은 회사의 주요 사업 부문을 맡고 있는 경영진을 의미합니다. 뉴스룸에서는 탑팀 인터뷰 시리즈를 통해 회사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경영진의 사업 전략, 조직 문화 등을 키워드 중심으로 전합니다. 경영진의 묵직하고 진중한 메시지가 담긴 탑팀 인터뷰 네 번째 주인공은 김성한 부사장(FE구매 담당)입니다.
반도체 산업은 글로벌 각국의 협업을 기반으로 움직인다. 반도체 설계, 공정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기업들이 각자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소재·부품·장비의 공급망이 받쳐져야 비로소 기나긴 공정을 거쳐 반도체 완제품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반도체가 글로벌 패권 경쟁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른 가운데, 국제정세마저 불안정해지면서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은 소부장 공급망을 관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급변하는 수요와 공급망 변화에 대응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고민이 깊어지는 상황. SK하이닉스 FE(Front-End, 전공정)구매 담당 김성한 부사장은 구매 업무 본연에 충실하며 상황별 시나리오에 기반해 대응 전략을 수립해 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FE구매는 전공정(Front-End)에 필요한 소재·부품·장비를 구매해 현업에 공급하는 조직이다. 품질, 비용, 기술은 기본이며, 배송 전반을 관리하고 수요까지 예측해 업무 간 유기적인 연결을 최적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 과정에서 FE구매 구성원들은 총소유비용(TCO)* 절감 전략 수립, 생산능력(CAPA) 확보, 공급업체 최적화, 물량 배분 등을 통해 구매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 총소유비용(TCO, Total Cost of Ownership): 제품이나 서비스 등을 구매, 설치, 유지보수하는 데 발생하는 모든 비용
“FE구매를 비롯한 구매 조직은 양질의 소부장을 확보하면서도 원가는 절감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일을 합니다. 과거 조달구매 중심이었던 조직의 역할이 최근에는 기술구매, 글로벌 소싱, 공급망 생태계 관리 등으로 확대되면서 대내외적으로 중요성이 커졌는데요. 그 중에서도 FE구매는 웨이퍼 생산에 필요한 필수 소재,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같은 핵심 장비를 적시에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김 부사장은 확대된 역할을 한층 효과적으로 해내기 위해 최근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FAB원자재 구매의 경우 개발과 양산 조직을 통합해 유기적으로 협업할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또, 장비·부품구매 조직의 역할을 명확히 하는 한편, 공급망 관리 및 준법 활동을 담당하는 구매Compliance전략 조직도 신설했습니다. 이를 통해 FE구매는 전문성과 유연성을 높이며 다양한 이슈를 해결해 나갈 기반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구매의 역할이 다양해지고 비중이 커지고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기본으로 돌아가(Back To The Basic) 구매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하는 것’이라고 김 부사장은 강조했다.
“모든 것이 빠르게 변하는 AI 시대에는 상황과 역할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환경에서 방향과 템포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본연의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성과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구매의 본질은 ‘변수 속에서 경쟁력 있는 구매를 완수하는 것’입니다. 우리 조직 모든 구성원들은 이를 마음에 담고 ‘Back To The Basic’의 자세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김 부사장이 ‘기본(Basic)’을 강조하는 이유는 구매 조직이 다운턴을 이겨내고 착실하게 쌓아온 성과들을 통해 엿볼 수 있다.
“다운턴 당시, 구매는 투자를 줄이고 원가 경쟁력을 높여 전사적 비용 절감에 힘을 보탰죠. 수시로 단가 협상을 했고, 제조·기술 조직과 협업 아이템을 발굴하며 유지보수비(OpEx)를 줄인 것이 주효했습니다. 동시에 불안정한 국제정세, AI 붐과 같은 변수들에도 대처했는데요. 공급망 확보, 지속적인 납기 점검, 생산능력 확충 등을 통해 요동치는 메모리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공급망을 다변화해 원가를 낮추고 단일 공급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줄이는 데 힘썼습니다. 이를 위해 협력사에 ESG 컨설팅을 제공하고 탄소 저감 관련 현장 평가를 수행하는 등 공급망 ESG 관리도 시행했죠. 유관부서 협업, 협력사 교류를 통해 다방면의 마켓 인텔리전스(MI)*를 확보하고 시황 예측 체계도 고도화했는데요. 이 모든 것은 ‘경쟁력 있는 구매를 실현한다’는 본연에 집중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 마켓 인텔리전스(MI, Market Intelligence): 시장 환경을 이해하고 전략적인 결정을 내리기 위해 수집하고 분석하는 모든 데이터
이처럼 위기를 극복하고 반도체 호황기를 맞으며 여러 성과를 이루어 냈지만 김 부사장은 ‘진정한 게임은 이제부터’라고 말한다. 구매 업무 확장은 물론, 미래 시장 준비까지 산적한 일이 많기 때문이다. 특히 현재 가장 큰 과제는 지정학적 이슈와 불확실성 증대다.
“국제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특정 품목의 수급이 제한되는 등 소부장 구매 전반에 도전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법과 제도 안에서 가용한 자원을 모두 활용, 시장 정보를 확보하면서 불확실성을 줄이고 있는데요. 주요 공급처 정책·전략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고, 공급망 리스크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주기적으로 마켓 인텔리전스와 공급망 관련 리포트를 내면서 구성원들의 통찰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김 부사장은 ‘HBM 1위 수성’이라는 전사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의 목표는 핵심 소재·부품을 빠르게 수급해 회사의 AI 메모리 시장 리더십을 지키고, 설비투자비(CapEx)와 유지보수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해 경영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총소유비용(TCO)을 줄이면서 미래 반도체 개발을 원활히 수행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아울러 지정학적 이슈에도 끄떡없는 공급망 체계를 구축하고, 단계적인 ESG 정책을 통해 협력사와 함께 넷제로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김 부사장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세심하게 지원하는 것 또한 기본에 충실한 일로, 큰 비중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과업의 성공 여부와 성과를 얼마나 크게 낼 수 있을지는 결국 구성원들의 경쟁력에 달려 있습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치밀하게 분석하고 근성 있게 협상하며 협력사와 상생하기 위해 노력할 수 있도록 여러 방향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 동료 구성원을 고객으로 생각하는 서비스 정신을 갖추도록 주문하고 있고요.”
이와 함께, 김 부사장이 ‘SK하이닉스 구성원이 반드시 갖춰야 할 자세’로 가장 크게 강조하는 덕목은 ‘윤리의식’이다.
“구성원은 각자의 자리에서 회사를 대표합니다. 자신의 의사결정이 국내외 공급망 판도에 변화를 줄 수도 있습니다.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이 필요하며, 법과 제도를 준수하는 건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어떤 성과나 보상보다 준법 및 윤리경영이 우선되어야 함을 늘 강조하고 있습니다.”
끝으로, 김 부사장은 현재의 반도체 시장을 ‘장밋빛’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고 진단하며, 다가올 미래를 대비하는 데 계속해서 힘쓰겠다는 뜻을 전했다.
“공급망 리스크와 지정학적 이슈가 확대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급변하는 환경에 잘 대처하기 위한 구매의 역할에 대한 고민도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보다는 자신감이 큽니다. 우리는 팬데믹과 다운턴 속에서도 내부를 재정비하고 더 높이 도약할 기반을 만들었습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합심해 경쟁력을 키운다면 더 밝은 미래를 키울 수 있을 것입니다. FE구매는 한치의 방심 없이 변화를 주시하고 대응하면서 경쟁력을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