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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지난 수 년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DT 또는 DX)은 늘 뜨거운 화두였다.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일하는 방식의 혁신과 비즈니스 모델의 다변화를 꾀하며 DX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삼아왔다. 특히 코로나19가 세계 전역을 강타한 올해는 유례없던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디지털 혁신 행보가 더욱 가속화됐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0일 아·태지역 디지털 리더 기업을 선정하는 ‘IDC DX 어워드 2020’이 개최됐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최고 영예인 디지털 트랜스포머부문을 포함, 3관왕에 오르며 자타공인 ‘DX 리더 기업으로 당당히 우뚝 섰다. 코로나19 시국을 고려해 시상식은 온라인으로 치러졌지만, 열기만큼은 오프라인 못지않았던 현장으로 지금 바로 떠나보자.

디지털 혁신 리더를 찾아라! ‘IDC DX 어워드 2020 현장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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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시장분석 및 컨설팅 기관 한국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 Ltd.)가 주관하는 ‘IDC DX 어워드는 디지털 혁신을 통해 다양한 산업에서 파괴적 혁신과 성과를 이룬 아·태지역 기업을 선정해 시상하는 프로그램이다.

IDC에 따르면 올해 역대 가장 많은 프로젝트가 이번 어워드에 후보 신청을 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아·태 12개국에서 640개 이상의 기업 및 조직으로부터 약 1,300개의 참가 신청이 들어왔다. 그중 IDC는 총 8개사를 국내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날 어워드에서 SK하이닉스는 디지털 트랜스포머(Digital Transformer) ▲운영 모델 마스터(Operating Model Master) 인재 운용(Talent Accelerator) 등 총 3개 부문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제조업의 특성에 맞는 지능형 기업(Intelligent Enterprise)’을 목표로, 구성원의 업무 방식과 업무 생산성의 혁신에 초점을 맞춰 DX를 추구한 사례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한국IDC 한은선 전무는올해 IDC DX 어워드에 참가 신청한 국내 기업 사례들을 살펴보면, 위기상황 속에서도 많은 기업이 적극적으로 기술을 활용해 비즈니스 연속성과 높은 회복탄력성을 구현하고 있었다수상 사례들은 넥스트 노멀 시대를 준비하는 국내 기업들의 회복과 성장을 위한 로드맵 역할을 하는 훌륭한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성원 행복 향한 디지털 혁신” SK하이닉스, ‘디지털 트랜스포머’ 등 3관왕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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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는 우선 제조향 클라우드 구축 프로젝트로 운영 모델 마스터 부문에서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전체 공정 현황의 모니터링과 생산 자동화에 대한 이벤트 처리를 즉각적으로 할 수 있는 환경이 요구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민첩하게 일하는 방식, 탄력적 자원관리를 통해 생산성을 높여 수익 창출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제조향 클라우드를 구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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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MITaaS팀 유영두 PL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기존의 형식적이고 절차 지향적으로 이뤄지던 방식을 간소화 및 자동화했으며, 자원을 탄력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함으로써 구성원에게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일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제조 현장의 혁신을 위한 근본적인 변화의 시작은 제조향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이 될 것이라며 이번 계기를 통해 일하는 방식의 변화와 제조 인프라의 비약적인 도약을 이끄는 바탕이 됐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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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SK하이닉스는 실시간 대화형 협업 플랫폼 CUBE 프로젝트로 인재 운용 부문의 수상자로 선정됐다. SK하이닉스는 전사적인 DX 전략의 일환으로 실시간 대화형 협업 플랫폼인 CUBE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PC, 모바일 및 다양한 디바이스를 연결해 구성원들은 언제 어디서나 서로 소통하고 손쉽게 협업할 수 있게 됐다. Open API1)로 연결된 환경을 만들어 정보 유통의 효율을 극대화하며 협업 체계의 혁신을 구현한 것.

1) Application Program Interface.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사이의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나 메시지 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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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를 이끈 SK하이닉스 Digital Platform팀 서동호 PLCUBE에 대해 협업 과정에서 이뤄지는 소통과 자료 공유 활동이 이력으로 남고 업무처리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다“CUBE가 확산되면서 회사 전체의 협업 속도가 빨라졌고, 즉각적인 업무 처리가 가능한 환경을 제공해 구성원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서 PL구성원들에게 새로운 업무 도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그에 따라 업무 환경에 변화가 이뤄질 때, 그때가 바로 DX가 시작되는 순간이라며 협업 플랫폼은 구성원 모두가 다 같이 참여했을 때 효과가 극대화되는 만큼, 앞으로도 업무 현장에 DX가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노력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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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SK하이닉스는 ‘IDC DX 어워드의 최고 영예인 디지털 트랜스포머부문의 수상자로 선정되며 3관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SK하이닉스는 '구성원의 행복을 향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비전으로, B2B 제조업에 맞는 DX 플랫폼을 통해 '지능형 기업'의 업무 환경을 제공, 업무 생산성을 파괴적으로 혁신하는 DX 전략을 추진해왔다.

구성원 누구나 DX 플랫폼을 통해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자 동시에 데이터 분석 전문가이기도 한 양손잡이 인재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시스템이 일하고 사람은 학습한다는 시일사학비전을 실현해가고 있다. 또한, 제조 장비의 막대한 이벤트 정보(장비에서 발생되는 모든 정보)를 빅데이터 분석과 AI 기술과 융합해 이벤트 주도적 의사 결정 모델도 구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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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송창록 DT 담당은 반도체 산업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인 만큼, 사람에 대한 투자만큼 훌륭한 것이 없다“DT(DX)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구성원의 행복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구성원들이 제일 아쉬워하는 건 자신이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DT 프로젝트는 구성원들에게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더 주도적이고 효율적인 업무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래에도 SK하이닉스가 대한민국 경제에 지속 기여할 수 있도록 DX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창록 담당 “리더십을 바탕으로 전방위적인 디지털 혁신 추진”

송창록 담당은 시상식이 끝난 뒤 IDC 애널리스트와의 대담 세션에 참가했다. 뉴스룸은 이날 진행된 대담 세션도 요약해봤다.

대담.

▲(좌) 김경민 한국IDC 수석연구원 (우)SK하이닉스 송창록 DT 담당

 

Q. 디지털 경제 흐름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SK하이닉스가 당면한 과제는 무엇이었나?

팬데믹 이후에는 언택트 형식으로 일하는 풍경이 바뀌면서 클라우드 시장은 더욱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이는 곧 공간의 문제로 이어진다. 더 많은 저장공간을 위한 고집적, 저전력의 고성능 메모리에 대한 요구가 늘고, SK하이닉스는 고객사에 이를 적기에 제공해야만 한다. 팬데믹 이후 우리의 가장 큰 임무라 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DX가 필수다. 메모리 반도체 회사로서 SK하이닉스는 DX의 주역임과 동시에, 역설적으로 우리 또한 DX를 하지 않으면 안정적인 공급자로서의 지위를 놓쳐버릴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존재한다.

Q. 당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SK하이닉스는 DX 측면에서 어떤 시도를 했나?

지금까지 장비나 설비에서 발생하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인사이트(Insight)를 도출, 이를 바탕으로 제품을 만들어왔다. 하지만 반도체 미세화가 진행될수록 한계에 다다르게 됐다. 칩의 사이즈가 작아지면 웨이퍼 내 산포 등을 컨트롤하는 데 고도의 작업이 요구된다. 웨이퍼 내 모든 칩의 품질을 개선하려면 방대한 양의 Raw Data를 분석해야 했다.

이러한 빅데이터를 다루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 레이크(Data Lake)2)와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플랫폼 등이 필요하다. 또한, 엔지니어가 분석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있어야 한다. 반도체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신제품을 만들 때마다 새로운 소프트웨어가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대기업 CIO(Chief Information Officer) 조직의 경우 소프트웨어를 직접 만드는 인력이 없기 때문에 외주를 맡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 드는 리드타임(Lead Time)을 따지면 새로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적시에 쓸 수 없게 된다. 나아가 비즈니스 민첩성(Agility)이 떨어지고 회사의 경쟁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제조향 클라우드와 IT 아키텍처(Architecture)3) 등을 개발하게 됐다.

내부 협업 툴 CUBE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경우 어느 한 조직에서 전체를 총괄할 수 없기 때문에, 협업을 거치지 않으면 고품질의 메모리를 만들 수 없다. 실제로 종일 회의를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요구되는 비즈니스 민첩성에 비해, 회의를 통한 의사결정 체계는 매우 비효율적이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부 커뮤니케이션 툴인 CUBE를 오픈했고, 올해 초에는 동영상 공유 및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도 오픈했다. 특히 코로나19와 맞물리며 더욱 활발하게 사용되는 추세다.

2) 가공되지 않은 상태로 저장돼 접근이 가능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
3)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컴퓨터 시스템 전체의 설계 방식.

Q. DX 추진 사업들의 성과는 어떻게 나타났나?

가장 큰 성과는 수율 향상을 통한 비용 절감 효과다. 수율이 1% 올라가면 0.8%의 코스트가 절감된다. 수율을 향상시키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작업은 불량을 탐색하고 이를 개선할 수 있는 데이터 분석인 만큼, 새로 개발한 데이터 분석 플랫폼 등을 활용하면 수율을 3~4%씩 끌어올릴 수 있다.

또한, 커뮤니케이션을 온라인으로 전환함에 따라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완성했다. 반도체 공정에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생산라인이 멈추기도 한다. 이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분야 담당자들이 일제히 모여 회의를 해야 한다. 과거에는 회의실 예약부터 보고까지 2~3일이 걸렸다면, 지금은 CUBE라는 온라인 플랫폼에서 회의를 진행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데 3~4시간이면 끝난다. 의사결정 사이클이 빨라진 것이다.

Q. DX와 관련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이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건 DX에 대한 CEO의 관심과 전폭적인 지지라고 생각한다. 디지털 기술은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한번 DX를 시작하면 물러서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 다행히 전임 박성욱 CEO와 현재 이석희 CEO 모두 DX 추진에 대해 단호하게 결정을 내리고, 필요한 자원을 아낌없이 투자해줬다.

공고한 리더십과 더불어 현업까지 원활하게(Seamless) 스며들 수 있도록 파이프라인(Pipeline)을 구축한 것도 DX의 성공 요인이었다. 현업 구성원들과 DX 추진 조직 구성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굉장히 중요하다. DX에 대한 양쪽의 의견이 늘 균등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허브 앤 스포크(Hub and Spoke)’ 구조를 구축, CIO 조직의 구성원들을 현업으로 파견했다. 직접 현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며 현업의 신뢰를 얻는 작업을 했다.

Q. 향후 SK하이닉스의 DX의 방향과 과제는 무엇인가? 또, 리더로서 조직의 지속적인 혁신을 위해 어떤 비전을 갖고 있는가?

초창기 우리가 블로그를 만들 때는 한 줄씩 HTML 언어를 입력해 웹페이지를 완성했다. 하지만 지금은 굳이 언어를 공부하지 않아도 누구나 순식간에 블로그를 만들 수 있다. 향후에는 소프트웨어와 AI도 이러한 방식으로 변화할 거라고 생각한다. 각자의 업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와 AI 등을 직접 만들어 쓸 수 있도록 플랫폼을 만들어주면, 개개인의 비즈니스 민첩성이 높아질 것이다.

SK하이닉스의 최종 비전은 자신의 전공 지식과 소프트웨어 지식을 두루 갖춘 양손잡이 인재를 양성해 이석희 CEO가 추구하는 학습조직으로 발돋움하는 것이다. CIO 조직은 DX를 통해 구성원의 행복수준을 높이고, ‘학습조직문화로 진화하기 위해 시스템은 일하고 사람은 학습하는 시일사학을 실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