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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O/하이지니어

[Meister] 날카롭고 단단한 금속 트위저를 통해 ‘기술명장’ 김진환 기정의 집념을 엿보다

2020.08.14

 

김진환 기정(D-PKG FRONT기술팀)은 반도체의 전기적 연결을 돕는 Wire Bond 공정에서 엔지니어로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Wire Bond 공정 현장에 혁신을 이끄는 데 앞장서는 그는 SK하이닉스의 명실상부한 기술명장이다.

그의 곁에는 늘 날카로운 재질의 트위저(Tweezer)’가 함께하고 있다. 트위저는 금선(Gold Wire)을 삽입할 때나 금선이 잘 접합이 됐는지 확인할 때 사용하는 기구로, 김진환 기정이 업무할 때 꼭 필요한 업무용품. 라인 바깥 사무 공간에 있을 때도 그의 주머니 속에 여분의 트위저를 더 넣어둘 정도다. 뉴스룸은 이 트위저와 함께 김진환 기정이 SK하이닉스에서 걸어온 지난 26년의 세월을 함께 되돌아보고, 앞으로 그가 나아갈 길에 대해 들어봤다.

 

세밀한 작업이 필요한 ‘Wire Bond 공정’, 날카로운 금속 트위저와 함께하다

반도체 제조공정은 크게 웨이퍼 제조와 웨이퍼 가공, 패키지 공정으로 나뉜다. 이 중 패키지 공정은 반도체 칩이 외부와 신호를 주고받을 수 있게 만드는 과정으로 반도체 제조공정 중 가장 마지막에 진행된다. 이 단계에서는 반도체 칩과 PCB(기판)금선(Gold Wire)’으로 연결하는 ‘Wire Bond 공정이 진행된다.

이때 금선의 형태나 방향, 그 어떤 것 하나라도 잘못 배치된다면 반도체 칩이 동작하지 않기 때문에 무엇보다 세심한 작업이 필요하다. 그는 이러한 Wire Bond 공정의 관리자 역할을 수행하며, 효율적인 공정 시스템도 개발하고 있다.

최근에는 Wire Bonding 장비의 재가동(Recovery) 기능을 개발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이는 장비에 탑재된 카메라가 이미지를 캡처해, 데이터 분석을 거쳐 불량 여부에 따라 장비 스스로 작동 여부를 판단하는 시스템입니다. 장비가 멈추면 구성원이 직접 작동 버튼을 눌러야 했던 기존 방식에 비해 훨씬 더 편리하게 작업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금선은 머리카락보다 가는 18(마이크로미터) 굵기로 매우 가늘어 손가락으로는 잘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Wire Bonding 장비에 금선을 삽입할 때는 반드시 트위저가 필요하다. 또한 접합된 금선을 현미경에서 확인할 때도 트위저를 사용하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금속 트위저는 Wire Bonding 장비에 금선을 삽입할 때뿐만 아니라 공정이 잘 이뤄졌는지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할 때도 유용합니다. 지금도 항상 트위저를 2~3개씩 가지고 다닙니다. 트위저 끝이 마모되지 않도록 세라믹 재질로 특별히 제작할 정도로 애정이 깊은 물건입니다

 

업무 환경 개선을 위한 그의 집념’, Wire Bond 공정에 혁신을 불러오다

김진환 기정은 SK하이닉스에서 보낸 오랜 세월의 대부분을 Wire Bond 공정과 함께했다. 입사 당시인 1994년 웨이퍼의 양품(良品) 여부를 검사하는 웨이퍼 Test 공정에서 프로브 카드¹(Probe Card)를 유지보수하는 업무로 커리어를 시작했지만, 군 제대 후 SK하이닉스로 돌아와서는 지금까지 Wire Bond 공정 유지관리 업무를 해오고 있다.

현장에서 오랜 세월 경험을 쌓아온 만큼, Wire Bond 공정의 장인으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김진환 기정이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한 Wire Bond 공정 업무 개선을 통해 얻은 성과는 공정 효율을 크게 끌어올려 공정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고, 기술명장에 오르는 영광도 안았다.

1) 프로브 카드(Probe Card) : 반도체의 동작을 검사하기 위해 반도체 칩의 회로를 탐침해 분석하는 장치

1998년 그는 Wire Bond 공정에 배치돼 설비 유지보수 업무를 시작했다. 당시 업무 환경은 지금과 비교하면 상당히 열악했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장비 유지보수에 최선을 다했지만 상황이 쉽게 호전되지 않았고, 힘들어하는 구성원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던 김진환 기정은 업무 환경 개선에 나섰다.

“Wire Bond 공정은 타 공정 대비 장비의 크기가 작고 대당 생산량(Capacity)도 낮아 수백 대의 장비가 쓰입니다. 그래서 장비 고장 혹은 순간 정지가 다른 공정에 비해 2배 이상 발생되죠. 하지만 장비를 관리하는 구성원들은 한정돼 있어 이를 감당하기 쉽지 않았습니다. 업무 환경의 근본적인 개선 없이는 힘들 것이라는 판단 하에 Wire Bond 공정 개선 업무에 자원했습니다

김진환 기정은 먼저 Wire Bonding 장비 업체에 찾아갔다. 장비의 가동 메커니즘을 익히며 끊임없이 실무적인 검증을 거쳤다. 회사로 돌아와선 이를 응용하며 여러 가지 시도를 통해 개선해 나갔다. 이 과정에서는 구성원들과 끊임없이 소통하며 개선점을 찾았다.

이런 노력 덕분에 Wire Bond 공정에는 두 가지 변화가 찾아왔다. 첫 번째는 금선 연결 속도를 기존 대비 20% 향상시킨 것. 이로 인해 MTBA(Mean Time Between Alarm, 설비가 고장 없이 가동되는 평균 시간) 수준을 100분에서 600분대로 늘려 업무 환경 개선에 큰 기여를 했다.

금선끼리 접촉하거나 칩의 접합 면 외에 다른 부분이 닿지 않게 적절한 고리의 모양(Loop Shape)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고리를 형성하는 작업은 매우 세밀해 생산속도가 낮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속도를 무리하게 높이면 불량이 발생했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장비 업체에 직접 찾아가 올바른 고리 궤적에 대한 교육을 받은 뒤,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고리의 모양을 만드는 횟수를 4회에서 2회로 감소시킬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생산 속도를 높이면서도 불량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약 2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성과도 얻을 수 있었죠

두 번째는 Capillary(Wire Bond 공정에서 금선을 반도체 칩과 PCB 간 연결할 때 사용되는 접합장치) 세정장치를 개발해, 사용주기를 연장시켰다. 당시 이 장치의 교체시기는 이틀의 한 번으로 주기가 짧았고, 수리를 위해서 투입되는 구성원도 많았다. 그가 개발한 세척 기능을 통해 Capillary를 바꾸지 않고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됐고, 이를 통해 사용 주기를 5배 연장시킬 수 있었다. 이로 인해 Capillary 소모 비용을 절감시키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

이는 모두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자세와 집념 어린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 늘 경쟁사와 동종업계의 동향을 살피는 것은 물론 더 나은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늘 극복해나가는 업무 마인드로 불철주야 노력했다. 그가 이처럼 업무에서 집념을 발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일까?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특히 SK하이닉스의 구성원들은 기술력이 뒤쳐진다면 도태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제 집념을 더 발휘할 수 있었습니다

 

또 하나의 타이틀 기술명장’, 김진환 기정이 나아갈 길

김진환 기정은 이처럼 많은 성과를 내며 기술력을 인정받은 덕분에 최근 기술명장으로 선정됐다. 기존 업무인 장비 유지보수 관리자 업무와 더불어 기술명장만이 할 수 있는 업무에도 전념할 계획.

기술명장이 된 그의 시야는 더욱 넓어졌다. “기술명장이 되면서 SK하이닉스가 추구하는 시일사학(시스템이 일하고 사람은 학습한다)의 기조에 맞게 장비 자동화 시스템 분야에 전념해야겠다는 새로운 마인드가 생겼다고 말했다. 

김진환 기정이 기술명장으로서 수행 중인 프로젝트도 이러한 마인드와 부합하는 바가 있다. 현재 그는 ‘FDC(Fault Detection & Classification)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관련 업무를 수행 중이다.

지금까지는 장비에 문제가 발생하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앞으로는 장비 고장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현재 장비의 이상 징후를 사전에 발견하는 FDC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수행 중입니다. 이 시스템은 장비에서 출력된 데이터를 모니터링해 문제의 원인을 탐색하고, 해당 원인이 나타날 조짐이 있을 때 미리 알려주는 시스템입니다

후배를 양성하는 것도 기술명장의 주요 임무 중 하나다. 김진환 기정은 후배들에게 수시로 경쟁사의 정보와 반도체 업계의 동향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한편, 장비나 특화 기술에 대한 교육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그는 유지보수 관리 업무 시에 장비에 사용되는 원부자재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라며 후배들의 견문을 넓혀주고 싶어 직접 장비 업체와 스케줄을 맞춰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Wire Bond 공정 관리자로서, 또 기술명장으로서 하루하루를 충실히 보내고 있는 김진환 기정. 이미 많은 것을 이뤘지만, 아직 그가 SK하이닉스에서 할 일도 많이 남아 있다. 앞으로 SK하이닉스에서 도전하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져봤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시대에 맞춰 자동화를 구축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에 대한 역량을 쌓을 계획입니다. 향후 자동화 또는 장비 모니터링 기능 구축을 위해서는 전산 시스템에 대한 역량이 필수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전사 차원에서 진행 중인 장비 지능화 프로젝트에 기여할 수 있도록 장비에 관한 지식과 전산에 관한 역량을 모두 갖춘 전문가가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목표와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서도 물었다.

SK하이닉스의 Wire Bond 공정이 세계 최고 기술력을 가질 수 있도록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여기에 회사의 일원으로서 경제적, 사회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인재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 목표를 이루는 날까지 멈추지 않고 달려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