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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O/인사이드

어느 날 회사 건물이 미술관으로 바뀐다면?! 구성원을 위한 힐링 공간 ‘행복 미술관 Gallery H’를 가다

2020.07.22

 

보통의 직장인은 수면 시간을 제외한 하루 중 절반 이상을 일터에서 보낸다. 그런 만큼 업무 환경은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SK하이닉스의 업무 환경은 어떨까? 반도체 회사라고 하면 언뜻 삭막한 느낌의 건물이 연상될 수도 있다. 하지만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안으로 들어서자, 마치 미술관에 온 듯 다양한 예술작품으로 꾸며진 공간이 펼쳐졌다. 

이곳은 현재 다양한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통해 즐거운 일터를 만드는 ‘행복 미술관 Gallery H’. 곳곳에 걸린 예술작품들은 건물을 오가는 구성원들에게 힐링과 행복을 선사하고 있다. 뉴스룸은 행복 미술관 Gallery H 전시회 현장을 찾아 이모저모를 자세히 살펴봤다. 

 

구성원에게 행복한 일터를 선물하다, 행복 미술관 Gallery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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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미술관 Gallery H로 탈바꿈한 이천 R&D 센터 로비 전경.

점심시간이 조금 지난 오후, 이천 R&D 센터 1층 로비는 업무 복귀를 위해 발걸음을 재촉하는 구성원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바쁜 와중에도 사람들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하다. 알록달록 화사한 색감의 미술 작품들이 공간을 밝게 물들이고 있기 때문. 엘리베이터를 기다리거나 커피를 사기 위해 기다리는 잠깐의 시간을 활용해, 작품을 구경하거나 사진을 찍는 구성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행복 미술관 Gallery H는 예술 작품을 활용해 업무 환경을 행복(Happiness)과 힐링(Healing)의 공간으로 재탄생시키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주말에도 적극적인 외부 활동이 어려워진 만큼, 회사 내 공간을 활용해 미술 전시를 함으로써 구성원들에게 문화예술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선물한 것. 오는 9월 30일까지 이천캠퍼스의 R&D 센터와 SUPEX 센터, 청주캠퍼스 M11동 로비와 분당캠퍼스 4층 카페에서 만나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제적, 사회적 고립을 겪고 있는 작가들에게 대중과 소통할 새로운 창구를 마련해주자는 것 역시 행복 미술관 Gallery H의 주요 취지 중 하나. 더불어 SK하이닉스는 전시 참여 작가들의 작품에 다양한 사회적 가치(SV)를 담고자 했다. 

지난 6월 문화예술 도시 이천의 대표 작가이자 자연이 지닌 아름다움을 웅장한 수묵화로 표현해낸 고(故) 이영환 화백의 작품으로 전시의 문을 열었고, 7월 1일부터는 자폐인 디자이너의 순수하고 독특한 시각으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디자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사회적 기업 ‘오티스타(AUTISTAR)’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8월부터는 코로나19 음압병실 의료진의 이야기를 웹툰으로 다뤄 화제가 된 오영준 간호사와, 버려진 폐지를 재활용해 아름다운 작품을 빚어내는 업사이클링(Up-cycling) 아티스트 이선미 작가의 작품들이 순차적으로 전시될 예정이다. 

 

삭막했던 업무 공간에 활력 불어넣은 예술작품…하이지니어의 반응은?

현재 R&D 센터와 SUPEX 센터 로비에서는 자폐인 아티스트 그룹 ‘오티스타(AUTISTAR)’의 작품 전시가 한창. 평소 미술 전시 관람을 좋아한다는 보안기획팀 박영미 TL과 함께 R&D 센터에 위치한 전시장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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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벽면 한쪽에 배치된 타이포 일러스트 작품. SK 경영철학을 대표하는 SKMS, 행복 등 키워드와 함께 SK하이닉스 사업장이 위치한 도시 이름을 반도체를 상징하는 이미지로 형상화했다. 

전시장 곳곳을 채우고 있는 작품들의 밝고 따스한 색깔도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알록달록하고 사랑스러운 작품들 사이를 걷다 보면, 마치 아름다운 이야기가 담긴 동화책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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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감천마을’ / ‘공룡’ / ‘토끼를 찾아라!’

모든 작품이 아름다웠지만, 특히 작가의 개성이 한껏 묻어나는 세 점의 그림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부산의 감천마을이 가보고 싶어 감천마을 풍경이 담긴 사진을 보고 그렸다는 <감천마을>, ‘공룡 박사’라는 별명을 가진 디자이너가 자신이 좋아하는 공룡들만 모아 포스터로 만든 <공룡>, 토끼를 좋아하는 디자이너가 사분면의 화면 속에 토끼와 관련된 요소들을 몰래 숨겨둔 그림 <토끼를 찾아라!>까지. 마치 아이들이 스케치북에 그린 그림처럼 기발한 상상력과 순수함이 돋보인다.

입가에 미소를 가득 띤 채 그림들을 살펴보던 박영미 TL, 결심한 듯 한 작품 앞에 멈춰 섰다. 과연 세 그림 중 박영미 TL의 마음을 사로잡은 One-Pick은?

“제 One-Pick은 바로 <토끼를 찾아라!>입니다. 이 그림을 그린 디자이너가 토끼를 정말 좋아해서 모든 그림에 토끼를 숨겨둔다고 해요. 이 작품도 선과 면 안에 숨어 있는 토끼와 토끼가 좋아하는 당근, 클로버를 찾아내는 재미가 있어 자꾸 보게 되네요.(웃음) 여러분도 전시장에서 직접 그림 속 토끼를 찾아보세요”

이처럼 업무 공간 속으로 녹아든 예술 작품들은 구성원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고 있을까? 박영미 TL은 동료 간 대화가 늘어났다는 점을 가장 큰 변화 요소로 꼽았다. 회사는 일하는 곳이라는 생각에 동료들과 사무적인 얘기 말고는 잘 나눌 기회가 없었는데, 건물 로비가 흥미로운 예술 작품으로 가득 차면서 서로 감상을 주고받는 등 자연스레 서먹했던 동료와도 친해지게 됐다는 것. 

더불어 멀리 나가지 않고도 휴식 시간을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 미술관 Gallery H는 훌륭한 문화 복지’라고도 표현했다. 다른 구성원들 사이에도 ‘출근길이 즐겁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처음엔 회색 벽에 예술작품들이 걸려 있는 게 생소하기도 했는데, 일하다 지칠 때 동료들과 로비에 내려와 커피 한잔하며 그림 구경하는 게 휴식이 되더라고요. 앞으로도 이런 이벤트가 자주 열리면 좋겠어요”

 

모두가 어려운 시기에 먼저 손 내밀어, 설 자리 줄어든 예술가에게 더 많은 기회 제공

그렇다면 직접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이번 전시의 의미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이번엔 서울 서대문구에 있는 오티스타 사무실에서 이소현 대표와 디자인 팀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오티스타 디자인 팀과 이소현 대표(오른쪽에서 첫 번째)

오티스타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특수교육학을 가르치던 이소현 교수가 자폐인의 기업 채용 모델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사회적 기업이다. 미술에 재능을 가진 자폐인에게 무상으로 디자인 교육을 제공하는 디자인스쿨을 운영하며, 이를 수료한 자폐인 디자이너와 일반인 디자이너가 함께 팀을 이뤄 다양한 디자인 제품을 제작, 판매하는 디자인 스튜디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사실 오티스타는 이번 전시 이전부터 SK그룹과 인연을 맺어왔다. 해마다 SK그룹이 주최하는 ‘사회성과 인센티브’ 리워드에서 무려 4년 연속으로 수상한 것. 올해로 법인 설립 9년째를 맞이하는 오티스타는 사회적 편견의 대상이었던 자폐인이 자신이 가진 재능을 통해 훌륭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제품 판매를 통해 꾸준한 기부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제품 판매 수익이 크게 줄면서 오티스타 역시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이소현 대표는 SK하이닉스의 행복 미술관 Gallery H 전시 제안에 대해 “대중에게 브랜드를 알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오티스타 내부에 전시 중인 작품들

“사실 이번에 출품한 그림들은 판매 목적의 작품들이 아니었어요. 그런데 전시가 시작된 후에 많은 분들이 저희 작품을 보시고 ‘작품을 소장하고 싶은데 어디서 살 수 있느냐’ 하는 문의가 쏟아진 거죠. 그래서 최근엔 전시장에 걸린 50점의 액자 작품들을 제품으로도 판매할 수 있도록 자체 온라인 스토어에 업로드하는 작업을 바쁘게 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전시를 접한 많은 구성원들이 SNS를 통해 ‘인증샷’으로 작품 사진을 올리고 있어, 예상치 못한 온라인 홍보 효과까지 톡톡히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를 통해 대기업의 ‘선한 영향력’을 실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개인 창작활동을 이어가는 수많은 예술가가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어요. SK하이닉스도 나름의 어려움이 있을 텐데, 그 와중에도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찾아서 자리를 내어주고 함께 의미 있는 일을 기획한다는 시도 자체가 굉장히 멋있고 바람직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창작 활동을 지속해 나가는 이들을 기업, 더 나아가 사회가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했다고 생각해요. 앞으로도 이런 시도가 지속됐으면 좋겠습니다”

▲오티스타 양우진 디자이너가 전시 팸플릿 뒷장에 적은 일기

오티스타 디자이너들의 작품은 오는 8월 31일까지 분당, 이천, 청주 캠퍼스 내 행복 미술관 Gallery H에서 만나볼 수 있다. 남은 기간 더 다채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비법을 묻자, 이 대표는 그림 속에 숨겨진 작가의 ‘특별한 관심 영역(SIA, Special Interest Area)’을 찾아보라고 조언했다. 

자폐인 디자이너의 경우 저마다 반복해서 그리길 좋아하는 특정 사물이나 동물 등의 요소가 있는데, 클라이언트의 요구에 맞춰 다른 그림을 그려야 할 때 자신의 SIA를 그 안에 숨겨두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탄생하는 기발하고 창의적인 표현 양식은 오티스타 디자이너들의 작품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묘미다. 

“자폐인은 일반인에 비해 사회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장애를 가졌다고 인식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들만이 가질 수 있는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이 있어요. 미움, 시기, 질투, 경쟁 등의 어두운 감정 없이 명랑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폐인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함께 감상하며 잠시나마 잊고 있던 일상 속 행복을 되찾아 가시기 바랍니다”

이처럼 구성원과 참여 아티스트 모두에게 행복을 선사하고 있는 행복 미술관 Gallery H. ‘예술은 우리의 영혼을 일상의 먼지로부터 씻어준다’는 피카소의 말처럼, R&D 센터를 장식하고 있는 수많은 작품들은 저마다 가진 아름다움으로 회색빛 건물에 따뜻한 활력을 불어넣고 있었다. 행복 미술관 Gallery H가 더 많은 이들에게 행복 에너지를 전파하는 힐링 허브(Healing Hub)가 되기를 기원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