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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O/인사이드

Digital Transformation Journey of SK Hynix

2020.06.17|by SK하이닉스 DT(Digital Transformation) 담당 송창록

 

CIO(Chief Information Officer)들 사이에서 “CIO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더 많은 성과를 냈으니 올해의 CIO Award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게 주어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돈다. CIO들이 지난 수 년 동안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DT)을 추진했는데, 그 기간 동안 이룬 성과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단기간에 몰아친 성과가 더 크다는, 자조 섞인 우스갯소리다. 

오프라인(Off-Line)보다 온라인(On-Line)이 대세다. 실제로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비대면(Non-contact) 비즈니스와 업무 환경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한 공간에 모여서 하던 회의가 온라인 화상 회의로 전환되고, 비대면 업무를 위해 기업용 소셜 미디어(Social Media),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1), 챗봇(ChatBot) 그리고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빠른 속도로 도입되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바뀐 현실은 비가역적일 수 있다. 과거로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달라진 사업 환경 속 SK하이닉스의 당면과제는 ‘일하는 방식의 혁신’

SK하이닉스의 사업 환경도 많이 달라졌다. 기술 전환을 위한 투자액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공정 난이도가 높아져 산포(정밀도) 관리 수준도 향상됐다. 메모리 반도체를 사용하는 IT 기기가 다양해지면서 기기의 사양과 폼 팩터(Form Factor)2)도 다양해졌다. 범용 메모리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해가 갈수록 감소해, 급기야 고객이 맞춤형(Customized) 제품을 요구하기도 한다. 또한, IT 기기의 수명이 짧아지면서 메모리 신제품을 적기에 개발하는 것은 생사가 달린 과제가 됐다. 반도체 수입이 석유 수입보다 더 많은 중국은 반도체를 자급하기 위해 대규모로 투자하고 있고, 그 와중에 미·중 대립은 갈수록 격화돼 신냉전시대로 진화 중이다. 이제 예전으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 이른바 ‘New Normal’이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는 제품(Product), 제조과정(Process) 그리고 고객(People)이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다양성(Diversity)에는 맞춤형(Customized)으로 대응해야 한다. 표준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시대에서 다양한 제품을 적기에 개발해 고객 맞춤형으로 유연하게 생산하는 시대로 진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이런 흐름에 맞게 구성원들이 일하는 방식도 함께 변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 있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다. 

하이지니어(Higineer, SK하이닉스 구성원을 의미함)가 하는 일의 형태는 크게 △이슈 대응(Event Decision) △데이터 분석(Data Analysis) △혁신(Innovation)으로 분류할 수 있다. 부가가치가 제일 높은 일은 혁신이고, 다음으로 높은 일이 데이터 분석이다. 하지만 하이지니어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이슈에 대응해 문제 원인을 찾고 해결하는 데 가장 많은 시간을 사용한다. 이때 이슈가 발생하면 알려주는 ‘Information System’과 전체 업무 과정을 자동화해주는 ‘Automation System’의 도움을 받아 업무를 처리한다. 

 

‘Monolithic’에서 ‘Micro Service’로…스마트 업무환경을 위한 새로운 아키텍처 구현

기존 업무 시스템은 필요에 따라 SI3) 방식으로 개발된 단일 구조의 통합시스템(Monolithic System)이기 때문에, 각 시스템의 구성요소들이 서로 복잡하게 정보와 데이터를 주고받는다. 이런 환경 때문에 변화와 변경에 유연하지 못하고, 새로운 일이 생기거나 기존 업무 방식에 변화가 있어도 빠르게 새로운 기능을 만들어 탑재하기 어렵다. 

유연한 IT 아키텍처(Architecture)4)로 진화하기 위해선 먼저 △구조적 데이터(Structured Data)5)와 비정형 데이터(Unstructured Data)6)를 모두 한 군데에 담아 모아둔 ‘Data Lake’7) △이슈가 발생했을 때 시스템이 알림 여부를 판단해 의사결정이 필요한 이슈만 자동으로 업무 담당자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인 ‘Event-Driven’, △클라우드 서비스인 ‘Private PaaS Cloud’8) 등을 구축해 확장해야 한다. 

이후 PaaS Cloud 위에 인공지능,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딥러닝(Deep Learning) 기술로 구현된 빅데이터 분석(Analytics)/추론(Inference) 기능을 더하고, 필요한 앱(Application)은 MSA9)로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24시간 중단 없이 운영되는 생산라인의 업무환경에 맞춰 SDDC10)를 기본 IT 인프라로 적용할 필요도 있다. 이러한 시스템 기반 위에서 사용자인 하이지니어는 모바일 앱, RPA, 기업용 소셜 미디어, 챗봇 그리고 디지털로 구현된 맞춤형 업무환경에서 일할 수 있다. 

새로운 IT 아키텍처가 이전 버전의 IT 아키텍처와 공존하는 환경을 ‘Bimodal’이라고 하는데, 이때 두 아키텍처는 API11)를 공유해 연결된다. 다른 한편으로는 기존 무거운 단일 구조의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 아키텍처로 현대화(Modernization)하는 작업이 이뤄진다. 난해한 용어로 가득한 복잡한 시스템처럼 보이지만, 실제 사용자는 자신에게 맞춤화된 심플한 환경을 즐길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데이터 사이언스 조직의 지향점은 ‘지능형 기업(Intelligent Enterprise)’

‘Event-Driven Decision Making’은 데이터를 학습해 규칙성을 인식한 후 발생하는 이슈를 학습된 규칙에 따라 자동으로 처리하는 과정이다. ‘Data-Event-AI’가 플랫폼으로 융합된 자동화된 인공지능(Autonomous AI)이 클라우드 아키텍처 위에서 하이지니어의 업무 처리(Event Decision)를 돕는다. 이런 환경이 도입된 회사를 ‘지능형 기업(Intelligent Enterprise)’라고 한다. 

SK하이닉스는 지능형 기업으로 진화하기 위해 2017년 제조업 최초로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임원 조직을 신설했다. 현재 150여 명의 데이터 분석 전문가가 중앙 컨트롤 타워(Hub)와 각 현장(Spoke)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Hub-and-Spokes’ 구조 하에서 현장 엔지니어와 함께 분석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데이터 사이언스 조직의 비전은 분석 가치의 확대다. 데이터 분석은 △과거에 발생한 이슈의 원인을 찾는 ‘해석 분석(Descriptive Analytics)’에서 출발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이슈의 원인을 실시간으로 분석하는 ‘진단 분석(Diagnostic Analytics)’, △데이터를 기반으로 앞으로 발생할 이슈를 예측하는 ‘예측 분석(Predictive Analytics)’,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슈의 규칙성을 규명하는 ‘규칙 분석(Prescriptive Analytics)’을 거쳐 ‘분석 자동화(Autonomous Analytics)’의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2018년 Gartner는 “2020년에는 40%의 데이터 사이언스 업무가 자동화되고, 현장의 숙련된 데이터 분석 전문가(Citizen Data Scientist)가 많은 분석을 효율적으로 수행할 것”이라며 “기업의 분석과 BI(Business Insight) 투자의 40%가 예측과 규칙화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데이터 사이언스 조직은 이러한 예측에 부합해 선도적으로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구축하고, 업무를 자동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앞으로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이면서 동시에 데이터 분석 전문가이기도 한 양손잡이 인재(Ambidextrous Talents)가 미래의 핵심 역량이 된다. 현장의 숙련된 데이터 분석 전문가가 주로 수행하는 업무는 ‘발생하는 이슈를 실시간 또는 이에 가깝게 학습된 결과에 따라 의사결정 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정 분야에 특화된 전문지식(Domain Knowledge) 중심의 인간 지능뿐만 아니라 데이터 중심의 인공지능도 함께 다루는 ‘확장된 지능(Augmented Intelligence)’12)으로 진화해야 한다. 

양손잡이 인재는 DT 담당이 제공하는 플랫폼을 활용해, 소프트웨어를 DIY(Do It Yourself)하고 인공지능을 DAY(Design Analytics Yourself)한다. 조립된 가구를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이 직접 가구를 조립하는 IKEA 효과가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 분야에서도 발생한다. 일하는 방식의 혁신이다. 

 

‘DT’의 다음 단계는 ‘HT(Human Transformation)’…생각하는 방법을 혁신하라

2019년 Gartner는 2020년 10대 전략적 기술 트렌드를 두 그룹으로 분류했는데, 하나는 ‘인간 중심(People-Centric)’이고 다른 하나는 ‘스마트한 업무환경(Smart Space)’이다. 앞으로의 일하는 방식은 스마트한 업무환경에서 사람을 중심에 둔 방식으로 바뀐다는 의미다. 

같은 해 SAP는 ‘Industry 5.0’이라는 개념을 내놨다. Industry 4.0이 디지털화였다면, Industry 5.0은 개인화다. Industry 5.0은 로봇이 아니라 사람이 주인공으로, 사람의 효율성과 생산성을 최적화한다. Industry 5.0은 사람과 기계 사이의 협력에 초점을 두며, 인간 지능이 인지 컴퓨팅과 어울려 일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협력 로봇(Co-bot)과 함께 사람을 다시 산업 생산의 중심에 둠으로써 사람의 기술 역량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더 부가가치 높은 생산활동을 수행하며 고객을 위한 대량 맞춤 생산과 개인화에 집중한다. 

‘Digital Transformation’의 다음 단계는 ‘Human Transformation’이다. 질문을 바꿔보라. 지금까지는 ‘사람이 무엇이냐?’가 핵심 질문이었다면, 앞으로는 ‘사람은 무엇이 되어야만 하는가?’가 핵심 질문이고, 더 나아가 ‘사람은 무엇이 되기를 원하는가?’가 근본 질문이 돼야 한다. 

특히 무언가를 새로 창조하려는 사람에게는 다음 세 가지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 △이전에 존재하지 않았던 것을 어떻게 잘 만들 것인가? △보이지 않는 것을 어떻게 잘 구현할 것인가? △모르는 것을 어떻게 잘할 것인가? 이와 같은 질문에 적합한 방법론이 ‘디자인 씽킹(Design Thinking)’이다. 디자인 씽킹에는 3가지 핵심 가치가 있는데, 공감(Empathy), 다양성(Diversity) 그리고 민첩성(Agility)이다. 

Industry 4.0이 ‘일하는 방법(Way of Working)’을 혁신했다면, Industry 5.0은 ‘생각하는 방법(Way of Thinking)’을 혁신한다. 사티야 나델라(Satya Nadella)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MS는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의 모임에서 모든 것을 배우길 원하는 사람의 모임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는 잘 아는 것보다 잘 배우는 것이 핵심 역량이 되는 시대다. DT 담당의 슬로건은 ‘시일사학’이다. ‘시스템이 일하고 사람은 학습한다’는 뜻이다. 시스템은 플랫폼이다.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면 좋은 사람은 끝도 없이 나올 것이다. 

 

<각주>
1) RPA : 로봇처리자동화. 업무 과정에서 발생되는 데이터를 정형화하고 논리적으로 자동 수행하는 기술. 기업의 재무, 회계, 제조, 구매, 고객 관리 등에서 데이터 수집, 입력, 비교 등 반복되는 단순 업무를 자동화해 빠르고 정밀하게 수행해, 경영 전반의 업무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2) 하드웨어의 크기나 구성, 물리적 배열.
3) SI : System Integration. 기업이 필요로 하는 정보시스템에 관한 기획에서부터 개발과 구축, 나아가서는 운영까지의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
4) Architecture :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컴퓨터 시스템 전체의 설계 방식.
5) Structured Data : 여러 개의 단순 데이터가 어떠한 구조를 가지고 모여 이뤄진 복합적인 데이터.
6) Unstructured Data : 영상, 문서처럼 일정한 규격이나 형태를 지니지 않고 형태와 구조가 각기 다른 구조화되지 않은 데이터.  
7) Data Lake : 가공되지 않은 상태로 저장돼 접근이 가능한 엄청난 양의 데이터.
8) PaaS Cloud : 소프트웨어를 웹에서 쓸 수 있도록 지원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 Cloud나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 IT 인프라를 빌려주는 IaaS(Infrastructure as a Sevice) Cloud와 달리 전체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는 Platform as a Service 방식으로 운영되는 클라우드 서비스.
9) MSA : Micro-Service Architecture. 하나의 큰 형태로 이뤄진 시스템 구조인 Monolithic Architecture와는 대비되는 시스템 구조. 각 시스템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모듈형으로 배치해, 수정, 변형, 분업 등을 더 자유롭고 유연하게 진행할 수 있다. 
10) SDDC : Software-Defined Data Center. 데이터센터의 모든 인프라(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보안 등)가 하나의 통합된 컴퓨팅 시스템으로 작동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기반 구현 기술.
11) API : Application Program Interface. 운영체제와 응용프로그램 사이의 통신에 사용되는 언어나 메시지 형식. 라이브러리에 접근하기 위한 규칙들을 정의한 것으로 프로그래머가 라이브러리가 제공하는 여러 함수를 이용해 프로그램을 작성할 때 해당 함수의 내부 구조는 알 필요없이 API에 정의된 입력 값을 주고 결과 값을 사용할 수 있게 해준다.
12) Augmented Intelligence : 소프트웨어나 웹 등의 발전으로 인간의 정보 처리 활동 영역이 뇌 밖으로 확장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