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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 DO/인사이드

반도체 산업 현장에 혁신을 가져올 특별한 만남 ‘AI Open Collaboration(인공지능 연구개발 개방형 협력체계)’

2020.05.28

 

급변하는 기술 트렌드에 빠르게 대응하는 기업이 승기를 잡는 4차산업혁명 시대. 산업 분야를 막론하고 최근 전 세계 기업들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 이하 DT)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시대 핵심 화두인 DT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등의 ICT 기술을 활용한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의미한다. 그리고 DT의 중심에 빅데이터(Big Data)가 있다. 데이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가 곧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셈. SK하이닉스 역시 데이터 사이언스(Data Science) 역량을 강화하고자, 지난 2017년 관련 조직을 신설했다. 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AI 기술을 통해 산업 현장의 디지털 혁신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 5월 12일 열린 ‘인공지능 전략적 협업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SK하이닉스와 KAIST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여기서 한 발짝 더 나아가, SK하이닉스는 지난 5월 12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인공지능 전략적 협업 양해각서(MOU)’를 체결, 반도체 산업 현장의 실데이터(Real Data)를 외부에 공개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현장의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Key는 반도체 데이터에 특화된 AI 인재가 쥐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뉴스룸은 이처럼 ‘AI Open Collaboration’이라는 새로운 산학협력의 지평을 연 SK하이닉스와 KAIST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내 최초 산업 현장 실데이터 공유… AI 인재 육성과 반도체 난제 해결을 동시에

최근 반도체 산업은 미세공정 난이도 증가 등으로 처리해야 할 데이터의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에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난제를 해결할 최적의 솔루션을 찾을 수 있는 AI 기술에 대한 요구가 자연스레 뒤따랐다.

SK하이닉스 데이터 사이언스 조직을 맡고 있는 박찬진 담당은 “복잡다단한 현장의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내부 조직뿐 아니라 외부 AI 전문가와의 협력이 필수”라며 “이를 위해 SK하이닉스의 데이터에 익숙한 반도체 전문 AI 전문가를 육성하고, 관련 인재 풀(Pool)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다”고 KAIST와 MOU를 체결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AI Open Collaboration의 중심인 인공지능협력센터(AI Collaboration Center, 이하 AICC)의 핵심은 바로 SK하이닉스의 실데이터를 공유한다는 것. 대학에서 연구 목적으로 실데이터를 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차선책으로 외부에 공개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데이터의 퀄리티를 보장할 수 없다. 실질적인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제한된 데이터 내에서만 연구가 이뤄진다는 제약이 있기 때문.

하지만 이번에 SK하이닉스가 가공되지 않은 실데이터를 제공하기로 함으로써 KAIST 학생들은 AICC를 통해 산업 현장의 문제를 직접 풀어볼 수 있는 유의미한 연구 기회를 얻게 됐다. SK하이닉스도 자사의 데이터에 익숙한 반도체 분야의 AI 인재를 육성함과 동시에, 연구 결과를 현업에 바로 적용해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하지만 보안이 생명인 반도체 업의 특성상 실데이터를 외부와 공유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SK하이닉스 역시 AICC 개소를 위해 ‘보안 문제’라는 숙제를 해결해야만 했다.

▲ (위) 분당에 위치한 AICC 지소 전경 (아래) Data Science 조직 박찬진 담당

SK하이닉스는 데이터 유출 위험을 방지하고 자사와 동일한 수준의 분석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데이터 및 분석 클라우드 인프라를 구축했다. 생산 현장의 데이터는 내부 결재를 거쳐 AICC 클러스터로 전달되고, 대학 지소에서는 이를 즉시 활용할 수 있다. 현장과 지소를 잇는 AI 클러스터는 SK하이닉스의 시스템과 분리돼 운영되고 외부인 출입이 엄격하게 관리되는 지소에서만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어, 데이터 유출 위험이 없다.

이 같은 데이터 제공 파이프라인을 구축함으로써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제공 및 수급할 수 있게 됐다. 또한, AICC 클라우드 자원으로 분석을 수행하므로 대학은 컴퓨팅 운영 및 환경 구축에 대한 비용 부담을 덜 수 있고, 지속적으로 추가 데이터를 받아 연구를 진행할 수도 있게 됐다.

산학협력 연구의 한계를 극복한 AI Open Collaboration은 더 큰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찬진 담당은 "이번 산학협력을 통해 AI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 문제에 적용해보고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Industrial AI 기술의 토대를 다지기를 기대한다"라며 "나아가 국내 산업 전반에 Industrial AI 기술이 확산하는 데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실데이터는 AI 인재 육성의 자양분, 현장 문제 해결할 유의미한 연구 기대

AI Open Collaboration의 첫 시작을 함께하게 된 KAIST에서는 이미 과제 선정을 마치고 프로젝트 진행이 한창이다. 그렇다면 과연 연구자 입장에서 본 이번 산학협력 체계는 어떤 모습일까? KAIST 대전캠퍼스에서 AICC의 책임교수를 맡은 황의종 전기전자공학부 및 AI대학원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Q. AI Open Collaboration에 참여하게 된 소감은?

이번 AI Open Collaboration은 굉장히 기념비적인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구글에서 근무할 당시, 회사가 자사의 데이터를 얼마나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는지를 몸소 체험했다. 많은 분이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역설하지만, 회사의 입장에서는 자산과 같은 데이터를 외부에 공유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AI 인재 육성을 위해 데이터 지소를 만들고, 보안 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이를 가능한 일로 만든 SK하이닉스의 도전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Q. SK하이닉스와 인공지능 전략적 협업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게 된 배경은?

KAIST는 오랫동안 SK하이닉스와 깊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SK하이닉스 이석희 CEO가 KAIST 교수로 재직한 바 있고, 1996년도부터 반도체 분야 맞춤형 산학 교육 모델인 반도체공학프로그램(KEPSI)를 함께 진행해오고 있다. 또한, SK하이닉스 구성원만을 대상으로 석사학위 취득 과정을 개설하기도 했다. 이번 MOU 체결 역시 이러한 인연의 연장선에 있다. AI Open Collaboration에 대한 아이디어는 2018년 초부터 논의돼 왔으며, 올해 지소 구축을 완료하고 MOU를 체결했다. 양질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최적의 연구환경을 마련하고, 학생들이 현업에 적용 가능한 유의미한 연구를 진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 KAIST 대전에 위치한 AICC 지소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는 황의종 교수와 이다윤 학생의 모습.

Q. 반도체 생산 과정에서 AI 알고리즘은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가?

반도체 공정은 수백 개의 단계로 이뤄져 있으며, Tech가 고도화될수록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수동으로 관리하기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통해 분석할 경우, 사람의 수고를 덜 수 있을 뿐 아니라 품질 관리 및 생산성 향상을 꾀할 수 있다.

Q. AICC에서 진행하고 있는 연구에 대해 소개해달라.

현재 AICC에서는 반도체 산업 현장에 필요한 AI 기술에 대해 크게 여섯 가지의 과제를 선정해 연구를 진행 중이다. 대표적으로 AI 적용 후 데이터의 변화(Drift) 감지, 신규 불량 탐지 및 재분류(Open-Set Recognition, Multi Task Learning), 적은 데이터로 학습(Few Shot Learning) 등 SK하이닉스의 AI 모델 운영 기술 확보에 관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이에 대한 연구 결과는 검토 과정을 거쳐 현업에 적용될 예정이다.

▲ 황의종 교수(오른쪽)와 전기전자공학부 소속 학생들(왼쪽부터 황성현, 황현승, 이다윤)의 모습.

Q. AICC를 통해 KAIST는 어떠한 이점을 가질 수 있나?

실데이터를 다룸으로써 산업 현장의 문제를 학교에서 직접 해결해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SK하이닉스를 비롯한 국내 기업이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이끌고 있는 만큼, 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가장 중요한 데이터는 바로 한국에 있다.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를 하게 되면 결국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게 된다. 이번 AI Open Collaboration을 계기로 앞으로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거라고 생각한다.

Q. AICC의 향후 계획은?

그간의 연구 활동 및 결과에 대해서는 SK하이닉스와 정기적으로 공유할 예정이며, KAIST의 연구 결과가 SK하이닉스의 현장에 적용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연구 협력이 성공해 더 많은 교수진과 함께 지속 가능한 협력 관계로 성장할 수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